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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800-745] 한미약품 - 실적은 느는데 지주사 분쟁이 누르는 주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기준일 2026-10-19 재집계 701~848위 구간입니다. 745위 한미약품(128940). 최종점수 50.4점, 저평가 컷 68.0점에 못 미쳐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다.
형제의 난 속에서 연구개발비를 매출의 15%씩 쓰는 회사
한미약품은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 상위권의 제약사로,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의 14.8%(2,290억원, 2025년 연결 기준)에 달하는 R&D 중심 기업이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 같은 자체 개발 제품군과 함께, 신약 후보물질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하고 계약이 끝나 돌아온 물질을 다시 독자 개발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을 수십 년째 오래 병행해 왔다. 2026년 3분기 기준 25건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창업주 별세 이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둘러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몇 해째 이어지며 그 불확실성이 주가에 할인 요인으로 얹혀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지분 다수를 쥐고 있는 지주사 구조라, 지주사 단에서 벌어지는 지분 다툼이 자회사인 한미약품의 주가에도 그대로 전염되는 구조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13,315 | 1,581 | 828 |
| 2023 | 14,909 | 2,249 | 1,462 |
| 2024 | 14,955 | 2,162 | 1,213 |
| 2025 | 15,475 | 2,578 | 1,696 |
| 최근 4분기 합(2025.09~2026.06) | 16,555 | 3,231 | 2,170 |
매출은 2022년 1조3,315억원에서 2025년 1조5,475억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81억원에서 2,578억원으로 63% 늘어 영업이익률이 19.5%까지 올라왔다. 2024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잠시 줄었던 것(2,249억원에서 2,162억원)을 제외하면 추세 자체는 우상향이다. 최근 4분기 합은 매출 1조6,555억원·영업이익 3,231억원·순이익 2,170억원으로 연간 실적보다 한 단계 더 좋아진 모습이다. 시가총액 5조155억원에 PER 23.1배는 피어 중앙값(12.4배, 77곳) 대비 거의 두 배 비싸다. ROE 17.1%의 수익성은 업계 상위권이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PBR 3.57배, PSR 3.0배 역시 동종업계 평균을 웃돈다. 매출 성장률 3.5%에 견줘 이익 성장률이 39.8%로 훨씬 높은 건,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며 이익이 매출보다 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FCF수익률은 1.9%로 영업이익률 19.5%에 비해 낮은 편인데,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연구개발비와 임상 비용이 현금흐름을 상당 부분 가져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왜 스크리너 745위인가
원점수 53.5는 전체 종목 순위에서 중위권에 해당하는 값이다. 이 순위가 정규화를 거쳐 56.8점이 되고, 산업 제약/바이오의 6개월 수익률이 -26.3%로 하위 밴드에 들어 순환매 감점 -5.0, 변동성 순위 61.5%(12개월 변동성 18.9%)로 저변동성 감점 -1.4가 겹쳐 최종 50.4점까지 내려왔다. 저평가 컷 68.0점에는 정규화 단계에서 이미 11.2점 못 미친다. 본업 실적은 개선되는데 산업 전체의 수급이 가라앉으면서 가점 대신 감점이 붙은 경우다.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보다 산업 전체의 투자심리가 점수를 더 많이 깎은 사례로 읽을 수 있다. 저변동성 감점 -1.4까지 겹친 건, 최근 1개월 -22.5%라는 급락 자체가 변동성 지표를 끌어올린 결과이기도 하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 45호 신약. 2016년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가 계약 해지로 권리를 돌려받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가 국내 임상 3상에서 40주 투여 후 평균 체중 9.75% 감소(위약군 0.95%)를 기록했고,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도 에페 투여군 79.4%, 위약군 14.5%로 확인됐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산 45호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아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반환 뒤 6년 만의 결실이지만, 허가 이후에도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고 보도됐다. 국내 45호 신약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그동안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전략이 반환된 물질을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해 온 결과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② 일라이릴리 기술수출. 2026년 6월 일라이릴리와 최대 1조9,000억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됐다. 다만 선급금과 단계별 마일스톤의 비중, 적용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별 세부 조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대형 기술수출 소식이 나온 뒤에도 주가가 부진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 만큼, 선급금 규모와 임상 단계별 마일스톤 조건이 구체적으로 공시돼야 시장의 재평가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R&D 투자액 2,29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비만·희귀질환 파이프라인에 집중됐다는 점도 이번 계약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③ 차세대 비만 파이프라인과 반환 물질의 재활용. 근육량 증가를 동반하는 HM17321(LA-UCN2), 삼중작용제 HM15275(상용화 목표 2030년)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쌓고 있다. 2016년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기술수출했던 항암 후보물질 벨바라페닙(HM95573)은 2026년 12월 27일 계약이 공식 종료돼 권리가 돌아온다. 에페의 선례처럼 반환된 물질을 독자 개발로 되살리는 패턴이 반복되는 셈이고, 현재 흑색종 치료제로 자체 임상 2상에 들어간 상태다. 과거 반환 물질 중 에피노페그듀타이드, 포셀티닙도 비슷한 경로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 번 기술수출했다가 돌아온 물질을 다시 임상에 올리는 전략을 여러 차례 반복해 온 셈이고, 이런 재도전 끝에 에페가 신약 허가까지 이른 선례가 벨바라페닙에도 참고점이 될 수 있다.
리스크(가치함정 yellow 해부)
가치함정 점수 2.0, yellow 판정이 9주째 이어진다. 주가는 최근 1개월에만 -22.5% 빠졌고, 뚜렷한 악재 공시 없이 하루 만에 장중 9%대까지 급락한 날도 있었다. 6개월 -26.0%, YTD -13.4%로 52주 밴드에서 하위 25.9% 위치(저점 30만2,000원, 고점 64만7,000원)까지 내려왔다. 매출·영업이익이 매년 늘어나는 와중에 주가만 빠지는 괴리가 뚜렷하다. 시장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 즉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과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측의 지분 매입 경쟁을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넨텍과의 벨바라페닙 계약 해지를 파이프라인 축소 신호로 읽는 시각이 단기 투자심리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영업이익률 19.5%, ROE 17.1%로 수익성 지표만 보면 업계 상위권인데도 주가가 이만큼 빠진 건, 이 종목의 할인 요인이 사업 자체보다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비롯됐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
종합
한미약품은 실적 자체는 꾸준히 개선되는데 주가는 지주사의 지배구조 분쟁에 눌려 있는 사례다.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우상향하는 기업이 52주 밴드 하위 25.9% 위치까지 밀린다는 건, 통상적인 실적 밸류에이션 틀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첫째 에페의 하반기 출시와 실제 처방 확대 속도, 둘째 일라이릴리 계약의 선급금·마일스톤 구체 조건 공시, 셋째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의 매듭과 그것이 지분법 이익 배분에 미치는 영향이다. 판정 안정성이 9주 연속으로 유지된 점은, 이 yellow 신호가 하루이틀의 변동에 그치지 않고 산업 수급과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겹쳐 몇 달째 반복돼 온 패턴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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