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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800-727] HPSP - TSMC 의존도를 낮추는 고압수소어닐링 독점 장비사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 순위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701~848위 구간입니다. 기준일 2026-10-19 재집계 순위이며, 앞 묶음(톱100~700)의 기준일 2026-08-28과 다릅니다. 저평가 컷은 이번 재집계에서 68.0점(앞 묶음은 67.2점)입니다. 727위 HPSP(403870). 최종점수 51.1점, 적정 판정입니다.

TSMC가 쓰는 유일한 고압수소어닐링 장비사

HPSP는 고압 수소 어닐링(HPA) 장비를 연구개발하고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이 장비는 반도체 28나노미터 이하 공정에서 하이케이(High-K) 소재를 쓸 때 생기는 계면 결함을 고압 수소 분위기에서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미세공정이 진행될수록 트랜지스터 게이트 산화막의 결함을 줄이는 공정의 중요도가 커지는데, HPSP의 고압 수소 분위기 처리 방식은 기존의 고온 어닐링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의 결함 개선을 2나노에서 16나노까지 폭넓은 공정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주력 장비 'GENI-SYS'는 TSMC·삼성전자 등 글로벌 파운드리의 양산 라인에 실제로 투입되는 사실상 유일한 HPA 장비로 평가받는다. 제품매출 비중이 89.1%로 장비 판매가 매출의 거의 전부이고, 장비 한 대당 단가가 높아 소수의 대형 수주가 분기 실적을 크게 좌우하는 구조다.

연도매출영업이익순이익
20221,593852660
20231,791952804
20241,814939863
20251,730899727
최근 4분기 합(2025.09~2026.06)1,628870857

매출은 2022년 1,593억에서 2024년 1,814억까지 꾸준히 늘었다가 2025년 1,730억(-4.7%)으로 꺾였는데, 최근 4분기 합 순이익 857억은 2025년 연간치(727억)보다 오히려 많다. 매출이 줄어도 비용 구조가 더 가벼워지며 이익이 늘어난 모습이다. 영업이익률 53.4%, 매출총이익률 73.0%로 산업 상위 4분위 수준의 고마진을 유지한다. 시가총액 4조4,689억, PER 52.1배(TTM)로 같은 반도체 산업 피어 112곳 중앙값(19.8배)의 2.6배에 이른다. PBR 14.26배, ROE 29.4%로 자본 효율성 자체는 높다. 다만 FCF 수익률은 2.2%로 높은 마진율에 비해 낮은데, 회계사 노트는 매출채권 회전일이 4일에서 49일로 늘었다고 짚는다. 영업이익률이 53%를 넘는 회사치고는 이례적인 변화이고, 대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고객 한 곳의 결제 일정이 미뤄진 것인지, 여러 고객에 걸쳐 전반적으로 느려진 것인지는 공시만으로는 구분되지 않는다. 자기주식 비중이 자본의 28%에 이른다는 점도 특징인데,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추정되나 구체적인 사유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왜 스크리너 727위인가

원점수 35.4는 전 종목 순위로 하위권이다. 정규화를 거치면 49.0점이 되고, 순환매 가점 +5.0(반도체 산업 6개월 수익률 6.7%, 밴드 상위)이 더해지고 저변동성 감점 -2.9(12개월 변동성 23.4%, 변동성 순위 74.0%)가 빠져 최종 51.1점이다. 저평가 컷(68.0점)에 19.0점 못 미친다. 가치함정은 green, 9주 연속 판정이 그대로다. 수익률은 1개월 1.1%로 잠잠하지만 3개월 37.5%, YTD 62.1%로 쌓아온 상승폭이 크다. 52주 밴드 위치가 41.6%(저 27,450원, 고 92,000원)로 중간 아래라는 점은, 고점 대비로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고점을 찍은 뒤 상당 폭 되돌림을 거쳤다는 뜻이기도 하다. PER이 피어 중앙값의 2.6배인데도 점수는 하위권인 것은, 독점적 지위에 대한 프리미엄이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돼 있다는 뜻이지 저평가 신호는 아니다. 순환매 가점을 받고도 최종점수가 51.1점에 그친 것은, 그만큼 정규화 이전 원점수 자체가 낮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사업·성장 동력 - 고객 다변화와 차세대 장비

① 메모리 반도체로 고객 확장. HPSP의 HPA 장비는 그동안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로직) 중심이었는데, 2026년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D램용 장비를 납품한다는 보도가 있다. 기존에는 북미 대형 고객사 한 곳에만 공급됐던 메모리용 HPA가 국내 2개 제조사로 넓어지는 셈이다. SK하이닉스가 2026년 낸드 생산의 상당 부분을 321단으로 전환하고 삼성전자가 시안·평택 공장의 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흐름과 맞물린다. 지금까지 HPSP 매출의 대부분이 파운드리 공정에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메모리 제조사로의 고객 확장은 전방 산업을 하나 더 늘리는 변화다. 특정 고객군의 투자 사이클에 매출이 쏠리는 구조적 위험을 완화하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② TSMC 2나노 공급. 2026년 하반기 TSMC향 입고 물량은 2나노(N2P) 양산 라인에 들어가는 차세대 HPA 장비로 알려졌다. 차세대 HPO(고압 수소 산화) 장비는 2026년 말 시스템 세팅을 거쳐 2027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증권가는 전망한다. 지금의 HPA 장비가 2나노 공정에, HPO가 그다음 세대 공정에 쓰이는 구조라면, TSMC·삼성전자·인텔의 첨단 공정 투자 경쟁이 이어지는 한 HPSP의 장비 수요도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③ 경쟁 구도 변화. 예스티가 고압수소어닐링 장비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첫 출하했다는 보도가 나와, HPSP의 독점적 지위에 경쟁 변수가 생기고 있다. 75대 규모의 양산 테스트용 장비를 한 반도체 기업에 출하했고, 또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부터는 125대 규모의 수주를 받아 공급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있다. 아직 HPSP의 점유율이나 가격 결정력에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독점 공급자였던 지위에 처음으로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하다.

리스크

매출채권 회전일이 4일에서 49일로 급격히 늘어난 점은 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로, 고마진 사업 구조의 현금 전환이 둔화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FCF 수익률이 영업이익률의 2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2%에 그친다는 점에서, 장부상 이익만큼 실제 현금이 들어오고 있는지 다음 분기 수치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스티 등 경쟁사의 시장 진입은 지금까지 누려온 독점적 가격 결정력을 흔들 수 있는 구조적 변수다. 매출 자체가 2024년 이후 꺾였고, 2026년 하반기 TSMC 신규 물량과 메모리 고객 확장이 실제 매출로 얼마나 잡히는지가 반등 여부를 가른다. PER이 피어 대비 2.6배 수준이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 폭이 클 수 있고, 자기주식 비중이 높은 자본 구조는 유사시 유동성 완충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자본 효율을 낮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소수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이다 보니, 특정 파운드리의 공정 전환 일정이 한두 분기 늦어지는 것만으로도 분기 실적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할 부분이다.

종합

HPSP는 독점적 장비 지위와 매출 정체, 높은 마진과 더딘 현금 회수가 함께 있는 회사다. 독점이 주는 가격 결정력 덕분에 매출이 줄어도 이익은 늘어나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 왔지만, 그 독점에 처음으로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변화도 함께 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메모리 고객 확장과 TSMC 2나노 물량이 2026년 하반기 실적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매출채권 회수가 정상화되는지, 그리고 예스티 같은 경쟁사의 등장이 실제 가격과 점유율에 영향을 주는지다. 독점 구조가 주는 높은 마진이 이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점에서, 경쟁 구도의 변화는 숫자 몇 개보다 더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변수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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