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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100-60] 유진투자증권 - 강세장이 3배로 불린 순익, 액면가 아래 머무는 주가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 최상위 기업을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1~60위 구간의 마지막 글입니다. 60위 유진투자증권(00120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79.3점(저평가 판정)입니다. 레미콘 그룹이 키운 39년차 중형 증권사 유진투자증권은 1987년 코스피에 상장한 중형 증권사다. 최대주주는 레미콘으로 성장한 유진그룹의 지주 격인 유진기업이고, 유경선 회장의 동생 유창수 부회장이 경영을 맡는 오너 체제다. 그룹 상장사 5곳(유진기업·동양·유진투자증권·YTN·TXR로보틱스) 가운데 금융을 담당하는 축으로, 사업은 리테일 브로커리지·WM(자산관리)·IB(기업금융)·자기매매의 전형적인 증권사 구성이다.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사라 대형사처럼 IB로 먹고살기보다는, 시장이 좋을 때 벌어 두는 브로커리지·운용 의존형에 가깝다. 그리고 지금, 그 시장이 역사적으로 좋다. 연도 매출(억원) 순이익(억원) 2022 2,731 157 2023 2,856 307 2024 3,234 496 2025 4,096 645 증권업은 수수료·운용·이자 손익이 뒤섞여 제조업식 영업이익 항목이 표준 재무 데이터에 잡히지 않아, 표는 매출과 순이익만으로 구성했다. 추세는 선명하다 — 순이익이 157억→307억→496억→645억으로 3년 연속 계단을 올랐고, 2026년 들어서는 계단이 아니라 도약이다. 1분기 순이익 527억, 2분기 675억으로 상반기에만 1,202억(전년 동기 대비 +203.7%) — 창사 이래 최대 반기 실적 이자,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두 배 가까이를 벌었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4,189억. PER 3.8배, PBR 0.37배, ROE 9.8% (플랫폼 산식, TTM)에 주가 4,325원은 액면가 5,000원 아래다. 왜 스크리너 60위인가 원점수 87.5. 순환매 가점은 0 — 소속 산업(금융)의 6개월 수익률이 중간 구간이라 얹힌 게 없고, 저변동성 가점도 +0.7로 미미하다. 가치함정 깃발...

값은 2027년 서버에 매겼는데 돈은 아이폰에서 나온다, 전자부품 산업에 던진 일곱 질문

반도체에 일곱 질문을 던지고 나서 이번에는 그 반도체를 담고 잇고 받치는 부품 차례입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전기를 잠깐 저장했다가 반도체가 필요할 때 내주는 쌀알보다 작은 부품)와 반도체를 메인보드에 얹는 패키지 기판, 카메라모듈, 커넥터, 자동차용 전장부품이 이 산업의 식구입니다. 기회와 도전, 규칙, 공급망, 상대, 시장, 미래, 사람의 일곱 축은 같지만 걸리는 자리가 다릅니다. 반도체에서 사이클이 걸리던 자리에 전자부품에서는 고객이 걸립니다. 누구의 제품에 들어가느냐가 곧 실적인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전자부품은 제 플랫폼의 16개 밸류체인 산업에는 없고 기업 분류로만 있는 산업입니다. 그래서 밸류체인 지도 대신 저장본(10월 6일 기준)의 기업 행과 연재 원고, 두 회사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와 올해 보도를 대조해서 썼습니다.

1. 올해 상반기 두 회사의 이익이 네 배와 두 배가 된 것은 스마트폰 부품 산업이 AI 부품 산업으로 바뀐 신호인가, 아이폰이 좋았던 반년인가

LG이노텍은 2026년 상반기에 매출 11조 621억 원, 영업이익 5,411억 원을 냈습니다. 1년 전 상반기의 1,365억 원에서 네 배에 가깝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650억 원의 81%를 반년에 벌었습니다. 삼성전기는 2분기 매출 3조 4,572억 원, 영업이익 4,40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4%와 107% 늘었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7,209억 원입니다. 기판을 만드는 대덕전자는 1년 전 상반기 43억 원 영업손실에서 올해 상반기 1,216억 원 영업이익으로 뒤집혔습니다.

같은 반년인데 이익의 출처는 다릅니다. LG이노텍의 상반기 매출은 카메라모듈이 82.5%, 수출이 95.9%이고,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 매출이 8조 8,415억 원으로 전체의 77.9%이고 1년 전보다 27.6% 늘었습니다. 이 회사의 반년은 아이폰이 좋았던 반년입니다. 반면 삼성전기의 2분기는 MLCC 매출이 1조 6,49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9% 늘고 패키지 기판이 7,716억 원으로 37% 늘었는데, 카메라모듈은 1조 362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4% 줄었습니다. 회사는 MLCC의 성장을 데이터센터 매출로 설명했고,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는 빅테크)와 반도체 회사 등 10여 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고 했습니다. 이 회사의 반년은 서버가 스마트폰을 밀어낸 반년입니다.

그러니까 첫 질문의 답은 회사마다 다릅니다. 삼성전기에서는 수요의 축이 옮겨 가는 중이고, LG이노텍에서는 아직 한 고객의 한 제품이 실적을 정합니다. 아이폰18 프로의 가변조리개 카메라모듈이 조립이 복잡해 생산 차질을 빚고 있고 LG이노텍이 그 모듈의 55에서 60%를 댄다는 9월 보도는 수혜와 위험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어려운 부품은 값을 받지만, 한 고객의 한 부품에 달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반도체에 걸린 25% 관세는 반도체를 담는 부품에도 걸리는가, 그리고 부품의 값은 누가 정하는가

반도체 편에서 미국 상무부는 공장의 위치를 정했습니다. 전자부품에서 미국의 규칙은 아직 좁습니다. 2026년 1월 15일 발효된 무역확장법 232조 반도체 관세는 특정 성능 기준을 넘는 첨단 연산 칩과 그 파생 제품에 25%를 매기되 미국 데이터센터용과 소비자용 등은 면제했습니다. MLCC와 기판과 카메라모듈은 그 범위에 없습니다. 다만 포고령은 더 넓은 반도체 파생 제품 관세를 검토할 수 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지금 걸린 것은 좁고 걸릴 수 있는 것은 넓습니다.

부품 회사에 관세가 걸리는 길은 따로 있습니다. 부품은 미국으로 바로 가지 않고 베트남과 중국과 인도의 조립 공장으로 가서 스마트폰과 서버가 된 다음 미국으로 갑니다. 그래서 부품 회사의 관세 위험은 자기 공장이 아니라 고객의 조립 공장이 어느 나라에 있느냐로 정해집니다. 규칙이 부품 회사를 직접 겨누지 않는데도 부품 회사가 규칙에 매여 있는 구조입니다.

값은 규칙이 아니라 수급이 정합니다. 트렌드포스가 7월 7일 낸 자료로는 6월 말 기준 수주 대비 출하 비율(BB비율, 1보다 크면 받은 주문이 내보낸 물량보다 많다는 뜻)이 무라타 1.30, 삼성전기 1.31, 다이요유덴 1.25로 코로나 이후 가장 높았고, 중국 유통 시장에서 소비자용 범용 MLCC 값이 15에서 25% 올랐습니다. 공급이 AI 서버용 고사양으로 쏠리면서 범용이 모자라는 구조입니다. 다만 부품 회사가 값을 올리면 그 부품으로 스마트폰을 만드는 가장 큰 손님이 못 버팁니다. 이 산업의 값은 그 줄다리기 안에서 정해집니다.

3. MLCC를 한 해 1조 개 넘게 만드는 회사가 세라믹 분말과 빌드업 필름과 유리는 왜 남에게 사는가

삼성전기의 MLCC 연간 생산능력은 1조 개를 넘고, 부산과 중국 톈진과 필리핀의 라인이 올해 사실상 풀가동입니다. 그런데 소재를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MLCC의 원료인 세라믹 분체의 상류에는 일본화학공업, 사카이화학공업, 후지티탄공업 같은 일본 회사들이 있습니다. 패키지 기판의 핵심 절연 소재는 이름부터 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ABF)입니다. 일본 조미료 회사가 만드는 필름이고, 그 위에 회로를 쌓은 기판이 AI 가속기 밑에 깔립니다. 9월에 골드만삭스가 ABF 기판의 공급난이 MLCC보다 심해질 수 있다고 본 것도 그 필름이 한 회사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유리기판에서는 그 구조가 더 또렷합니다. 삼성전기가 7월 2일 세운 유리기판 합작사 글라셈의 상대는 동우화인켐인데 스미토모화학의 자회사입니다. 삼성전기가 3,191억 원을 내 66.2%를 갖습니다. 한국 회사가 유리기판을 만들더라도 유리와 소재의 절반은 일본 회사와 같이 쓰는 셈입니다. 만드는 기계와 손은 한국에 있고 그 손에 쥐는 재료의 상당 부분이 일본에서 옵니다.

4. 무라타와 이비덴은 넘을 상대인가, 같이 값을 지키는 동반자인가

세계 MLCC 점유율은 무라타가 40%를 넘겨 1위, 삼성전기가 약 18%로 2위, TDK 약 12%, 다이요유덴과 대만 야게오가 각각 약 10%입니다. 그런데 AI 서버용 고사양으로 좁히면 대량으로 댈 수 있는 곳이 무라타와 삼성전기와 다이요유덴 세 곳뿐이고, 무라타와 삼성전기의 합산 점유율이 8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범용에서 무라타는 두 배 넘게 큰 상대이고, AI 서버용에서는 둘이 시장을 나눠 갖습니다. 둘이 나눠 가진 시장에서 BB비율이 1.3이면 값은 올라가고 그 값을 둘이 같이 받습니다. 그 자리에서 무라타는 이기려는 상대라기보다 같은 편에 서서 값을 지키는 동반자에 가깝습니다.

기판에서는 상대가 더 또렷합니다. AI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칩을 뒤집어 기판에 바로 붙이는 고층 기판)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세 회사가 쥐고 있습니다. 이비덴은 8월에 올해 회계연도 이익 전망을 올려 잡으며 그 이유를 AI 기판 수요로 들었고, 유니마이크론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당초보다 75% 늘렸습니다. 삼성전기는 FC-BGA를 빅테크의 AI 가속기와 서버에 대고 있고, LG이노텍은 하이퐁에 10억 달러를 들여 FC-BGA 공장을 짓고 2028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합니다. 두 회사는 이비덴이 먼저 간 길을 따라가는 중이고, 겨루는 자리는 기술이 아니라 빅테크의 승인 목록에 몇 번째로 오르느냐입니다.

그런데 시장이 값을 매기는 자리는 돈이 흐르는 자리와 다릅니다. 플랫폼 저장본의 다섯 회사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회사자리PERPBR점수
삼성전기MLCC·FC-BGA·카메라125.5배12.4배41.2
LG이노텍카메라모듈·기판22.4배2.3배48.7
이수페타시스AI 서버용 고다층 기판48.1배11.2배52.7
대덕전자패키지 기판51.4배8.0배47.8
비에이치스마트폰용 연성기판9.1배0.9배61.2

점수는 국내 상장사 1,500곳을 한 자로 세운 정규화 점수로 평균이 50이고, 상위 15%가 저평가, 하위 30%가 고평가 구간입니다. 올해 그 하위 경계선이 40.5점인데 AI 서버와 기판의 이름이 붙은 네 회사는 41점에서 53점 사이로 그 바로 위에 걸쳐 있고, 삼성전기는 시가총액 125조 원에 장부 순자산의 12배입니다. 반년에 영업이익 5,411억 원을 낸 LG이노텍은 PER 22배이고, 아이폰에 연성기판을 대는 비에이치는 PER 9배에 장부가 아래에서 거래됩니다. 올해 상반기 전자부품에서 가장 큰 이익은 아이폰 카메라에서 나왔는데 시장이 가장 비싼 값을 매긴 자리는 2027년에 납품될 AI 서버 부품입니다. 돈은 스마트폰에서 흐르고 값은 서버로 갑니다. 올해 3월 초 해외 기판 회사의 평균 PER이 38배, 국내가 17배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반년 사이 국내 배수가 그 해외 평균을 넘어섰습니다.

5. 가장 중요한 시장은 쿠퍼티노인가 데이터센터인가

이 산업의 해외 시장은 나라가 아니라 고객입니다. LG이노텍에 가장 중요한 시장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니라 애플이라는 회사이고, 매출의 77.9%가 거기서 나옵니다. 삼성전기에 가장 중요한 시장은 올해부터 바뀌는 중입니다. 5월 20일 실리콘 캐패시터 1조 5,570억 원 계약을 시작으로 6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MLCC 공급계약이 네 건 이어졌고, 올해 공시된 장기공급계약이 합쳐 3조 9천억 원 안팎으로 전해집니다. 전부 2027년 이후 납품이고 상대는 계약이 끝날 때까지 비공개입니다. 지난해 매출 11조 3,145억 원의 3분의 1이 넘는 물량이 이름 없는 고객에게 미리 팔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장소로 답합니다. 쿠퍼티노와 데이터센터입니다. 앞의 것은 한 회사가 한 해에 몇 대를 팔지 정하는 시장이고, 뒤의 것은 10여 개 회사가 몇 해짜리 계약서를 쓰는 시장입니다. 스마트폰 부품은 해마다 다시 흥정하고 데이터센터 부품은 2027년치를 2026년에 씁니다. 자동차는 그 사이에 있습니다. 전장용 MLCC 수요가 첨단운전자보조와 전기차로 견조하다는 설명이 있지만 올해 숫자로 서버만큼 드러난 자리는 아직 아닙니다. 중국 스마트폰은 범용 부품의 시장이고, 그 시장에서 공급 부족의 이익을 보는 쪽은 범용을 늘리는 대만과 중국 회사들입니다.

6. 10년 뒤 전자부품은 스마트폰 부품 산업인가, AI 인프라와 전장 부품 산업인가

두 갈래로 봅니다.

스마트폰 부품은 10년 뒤에도 있습니다. 다만 트렌드포스가 적었듯 금리와 물가에 눌려 대수가 안 늘어나는 시장이고, 거기서 부품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의 값을 올리는 것뿐입니다. 가변조리개 카메라가 그것입니다. 부품이 복잡해질수록 값은 받지만 고객은 한 곳입니다. 이 갈래에 남는 회사는 그 한 곳의 다음 제품 승인 목록에 계속 오르는 회사입니다.

AI 인프라와 전장은 다른 길이고, 그 길의 세 갈림목이 올해 안에 다 보였습니다. 하나는 실리콘 캐패시터입니다. 반도체 공정으로 만들어 패키지 안에 넣는 캐패시터인데, 삼성전기가 6월에 양산을 시작했고 1조 5,570억 원 계약은 2027년에서 2028년에 납품되며 본격 반영은 2028년부터입니다. 둘은 유리기판입니다. 삼성전기는 7월 실적 발표에서 2028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고 했지만, 8월 12일 디일렉은 투자 일정이 여러 차례 밀려 재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도했습니다. SKC는 상반기 1조 1,671억 원 유상증자로 앱솔릭스 지분을 82.37%까지 올렸지만 양산은 내년으로 전해지고, 9월 26일에는 중국의 유리기판 양산이 한국보다 빠르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024년에 2026년이라던 일정이 2027년과 2028년으로 밀리는 동안 경쟁자가 하나 늘었습니다. 셋은 휴머노이드입니다. 삼성전기는 휴머노이드용 카메라를 연내 초도 양산한다고 했고, 멕시코 법인이 전장용과 함께 그 카메라를 맡습니다. 로봇 한 대에 들어가는 카메라와 센서와 캐패시터는 스마트폰 한 대보다 많습니다.

10년 뒤 이 산업의 모양은 매출의 몇 %가 두 번째 갈래에서 나오느냐로 정해집니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약 8조 원, 부산에 약 15조 원을 2040년까지 넣겠다는 계획을 7월에 냈고, 그 돈의 이름은 패키지 기판과 AI 서버용 기판과 MLCC이고 스마트폰은 그 계획서에 없습니다. 반면 LG이노텍의 2030년 패키징 매출 목표는 3조 원이고 지금 카메라모듈 매출이 반년에 9조 원입니다. 10년 뒤에도 두 회사는 같은 분류 안에 있겠지만 한 회사는 데이터센터 부품 회사, 다른 회사는 여전히 카메라 회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시장이 매긴 PER 125배와 22배는 그 10년을 미리 매긴 값입니다.

7. 공장은 필리핀과 베트남으로 가는데 왜 사람은 대학에서 뽑아야 하는가

이 산업의 새 공장은 전부 밖에 섭니다. 삼성전기는 필리핀에 약 506억 페소, 약 1조 2천억 원을 들여 MLCC 신공장을 짓고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며 생산능력이 30% 넘게 늘어납니다. 베트남 타이응우옌의 FC-BGA 공장은 최대 12억 달러를 더 넣어 생산능력을 연 36만 제곱미터에서 86만 4천 제곱미터로 2.4배 늘립니다. LG이노텍이 하이퐁에 넣은 돈은 누적 20억 달러를 넘습니다. 2027년에 돌아가는 라인은 필리핀과 베트남입니다.

그런데 공장이 나가는 속도와 사람이 생기는 속도가 다릅니다. 삼성전기는 올해 4월 필리핀대학교 등 현지 7개 대학을 돌며 채용설명회를 열고 엔지니어를 직접 뽑았습니다. MLCC는 세라믹 시트를 수백 층 쌓아 굽는 공정이라 기계가 대부분을 하지만, 수율을 올리고 불량의 원인을 찾는 일은 공정 엔지니어의 몫이고 그 엔지니어는 공장을 지은 날부터 길러집니다. 반도체 편의 테일러처럼 병목은 설비가 아니라 사람이고, 전자부품은 그 병목이 부산과 톈진과 필리핀 세 곳에 걸쳐 있습니다.

자동화가 수요의 형태를 바꾸는 자리도 있습니다. 가변조리개 카메라모듈의 생산 차질이 부품 수와 조립 공정의 복잡함 때문이라는 보도는 이 산업의 다음 부품이 기계로 조립하기 어려운 쪽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고, LG이노텍이 구미에 전용 장비를 넣은 것이 그 대응입니다. 부품이 복잡해질수록 조립 인력이 아니라 그 부품만 조립하는 기계를 먼저 만드는 회사가 물량을 받습니다. 이 산업의 사람 문제는 조립 기계를 설계하고 수율을 세우는 엔지니어이고, 그 사람을 어느 나라에서 기르느냐가 10년 뒤 어느 나라에 공장이 서느냐를 정합니다.

일곱 질문에 답을 쓰고 나니 이 산업의 모양이 보였습니다. 전자부품은 한 회사에서는 서버가 스마트폰을 밀어내고 다른 회사에서는 아직 한 고객이 실적을 정하며, 관세는 고객의 조립 공장 위치로 걸리고, 1조 개를 만들면서 분말과 필름과 유리는 일본과 같이 쓰며, 무라타는 상대이자 값을 같이 지키는 동반자이고, 시장은 쿠퍼티노와 데이터센터라는 두 고객이며, 유리기판이 밀리는 동안 실리콘 캐패시터와 휴머노이드가 두 번째 갈래를 열었고, 공장은 필리핀과 베트남에 서는데 수율을 세울 엔지니어는 대학에서 뽑아야 하는 산업입니다. 올해 상반기의 이익은 아이폰에서 나왔고 올해의 값은 2027년 서버에 매겨졌습니다. 그 두 숫자 사이의 거리가 이 산업이 지금 서 있는 자리입니다.

※ 수치는 밸류체인 플랫폼(k-valuechain.com) 저장본(2026년 10월 6일)과 연재 원고, 삼성전기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7월 30일)과 공급계약 공시, LG이노텍·대덕전자 2026년 반기보고서(연결), 2026년 보도(LG이노텍 단일 고객 매출, 아이폰18 카메라모듈, 미국 232조 반도체 관세 포고령, 트렌드포스 MLCC BB비율, MLCC 점유율, 이비덴·유니마이크론 투자, 유리기판 일정과 SKC 앱솔릭스 출자, 필리핀·베트남 증설과 현지 채용)를 대조한 것이며, 산업에 대한 평가는 필자 견해입니다. 투자 판단의 직접 근거가 아닙니다.

작성: 2026. 10. 이알렉산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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