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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흑자에 희망퇴직이 붙었다, 디스플레이 산업에 던진 일곱 질문
열여섯 산업에 질문을 던지고 나서 이번에는 디스플레이 차례입니다. 기회와 도전, 규칙, 공급망, 상대, 시장, 미래, 사람. 축은 같지만 걸리는 자리가 다릅니다. 반도체에서 사이클이 걸리던 자리에 디스플레이에서는 손님 한 곳이 걸리고, 미국 상무부가 서 있던 자리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서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한국이 세계 1위를 중국에 통째로 내준 경험이 있는 드문 산업입니다. 그래서 질문이 "지킬 수 있는가"로 모이기 쉬운데, 저는 그보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주는가"로 세우려 했습니다. 숫자는 제가 운영하는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장본(10월 6일 기준)과 LG디스플레이 2026년 반기보고서, 두 패널 회사의 2분기 실적 발표, 올해 보도를 대조했습니다.
1. 5년 만에 상반기 흑자를 낸 회사가 2분기에 적자를 낸 이유는 무엇이고, 그 흑자는 이어지는가
LG디스플레이의 2026년 상반기 장부는 세 줄이 서로 다른 말을 합니다. 매출은 11조 1,46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3% 줄었습니다. 그런데 매출원가가 더 많이 줄어 매출총이익은 1조 2,505억 원에서 1조 5,296억 원으로 22.3% 늘었고, 영업손익은 826억 원 손실에서 390억 원 이익으로 돌아섰습니다. 상반기 영업흑자는 2021년 이후 5년 만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줄, 반기순손실이 9,945억 원입니다.
2분기만 떼어 보면 매출 5조 6,121억 원에 영업손실 1,077억 원입니다. 회사는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력 운영 효율화 비용 약 2,400억 원이 이 분기에 한꺼번에 들어갔고, 그 비용을 빼면 1,300억 원 안팎의 이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순손실 1조 원의 자리는 환율입니다. 반기보고서 주석에 외환손실 1조 1,319억 원과 외환이익 6,031억 원이 적혀 있어 여기서만 5,288억 원이 빠지고, 순금융비용 4,895억 원이 얹힙니다. 이 회사가 반년 동안 잃은 돈은 패널을 팔아 잃은 것이 아니고, 번 돈은 아직 이자와 환율을 덮을 만큼 크지 않습니다. 실적 발표 기준 순차입금이 11조 9,440억 원, 부채비율이 260%입니다.
같은 분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7조 5,000억 원에 영업이익 7,000억 원을 냈습니다.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40% 늘었습니다. 두 회사의 차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패널)를 어디에 파느냐에 있습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폴더블과 게이밍 모니터에, LG는 TV와 IT와 자동차에 팝니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 구성은 IT 36%, 모바일 32%, TV 21%, 자동차 11%이고 OLED 비중은 57%입니다.
이어지느냐는 질문에 대한 시장의 답은 반반입니다. 9월 보도는 증권가 추정을 모아 하반기 두 회사의 영업이익 합계를 약 3조 9,000억 원, 상반기의 세 배로 적었습니다.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는 성수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플랫폼 저장본으로 보면 LG디스플레이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8배이고 밸류에이션 점수는 43.4점입니다. 점수는 국내 상장사 1,500곳을 한 자로 세운 정규화 점수로 평균이 50이고 하위 30%가 고평가 구간인데, 올해 그 경계선이 40.5점이라 바로 위에 걸쳐 있습니다. 순손실이라 주가수익비율(PER)은 음수입니다. 저도 올해 상반기는 "좋아졌다"가 아니라 "LCD를 떠난 뒤 처음으로 원가가 매출보다 빨리 내려간 반년"으로 읽습니다.
2. 특허 소송과 세액공제와 국방수권법은 이 산업의 값과 물량 가운데 무엇을 정하는가
규칙은 세 겹입니다. 첫 번째 겹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12월 중국 BOE를 OLED 특허 침해로 제소했고, 2023년 10월에는 영업비밀 침해로 다시 제소했습니다. 2025년 3월 ITC는 BOE가 특허 세 건을 침해했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미국 내 산업에 영향이 없다며 수입금지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2025년 7월에는 영업비밀 쪽 예비판정에서 침해를 인정하고 약 15년의 수입금지를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1월 두 회사는 합의했습니다.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고, BOE가 사용료를 내기로 했다는 보도에 삼성은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이 규칙이 정한 것은 값입니다. 특허가 인정되면 추격자는 공짜로 따라올 수 없습니다.
두 번째 겹은 미국 국방부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026년 6월 BOE와 톈마를 군사기업 목록에 올렸고, 국방수권법으로 적성국 디스플레이의 조달을 제한했습니다. 이 규칙이 정한 것은 물량입니다. 중국 패널이 못 들어가는 문이 하나 생겼는데, 그 문은 군과 정부 조달의 문이지 아이폰의 문이 아닙니다.
세 번째 겹은 한국 국회입니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 2차전지와 함께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돼 있어 시설투자에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그런데 올해 10월 1일 국회 정책포럼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요청한 것은 공제율이 아니었습니다. 공제 이월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려 달라, 일몰을 없애 달라, 영업이익이 모자라 못 쓴 공제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직접환급제를 만들어 달라, 전력과 용수를 제때 대 달라였습니다. 공제가 있어도 이익이 없으면 쓸 수 없다는 뜻이고, 이 산업의 투자가 이익보다 먼저 나간다는 사실을 거꾸로 말해 줍니다. 이 규칙이 정하는 것은 값도 물량도 아니고 투자비의 분모입니다. 값과 물량을 함께 정하는 네 번째 규칙은 정부가 아니라 손님에게 있습니다.
3. LCD를 내주고 OLED를 지킨 산업에서 증착기와 마스크와 파란 빛은 왜 여전히 남의 것인가
플랫폼 기술지도는 기술마다 국내와 글로벌의 성숙도를 1에서 9로 매깁니다. 스마트폰용 RGB OLED와 TV용 WOLED는 국내 9에 글로벌 9입니다. 패널 자체는 세계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 패널을 만드는 OLED 증착장비는 국내 4에 글로벌 9이고, 빨강·초록·파랑 발광 재료를 제자리에만 입히는 금속판인 파인메탈마스크(FMM)도 4에 9입니다. OLED 발광재료는 6에 8입니다. 증착기는 일본 캐논토키, 마스크는 일본 다이니폰프린팅, 파랑 인광 재료의 특허는 미국 UDC에 있습니다. 반도체에서 소모품은 국산화하고 정확도를 재는 기계는 못 했던 것과 같은 선이 여기에도 있습니다.
그 선에 올해 금이 하나 갔습니다. 캐논토키가 6세대 증착기의 90% 이상을 쥐고 있었는데, 8.6세대(유리 원판 2.25m×2.6m, 노트북과 태블릿 패널을 한 판에 더 많이 뽑는 규격)로 투자가 옮겨 가면서 한국 선익시스템이 주문을 가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첫 손님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었습니다. 선익시스템은 LG디스플레이와 8.6세대 증착기를 같이 개발했는데 LG디스플레이가 투자를 미루는 사이, 검증을 위해 중국에 먼저 공급해야 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BOE 청두 B16 라인에 증착기 네 대를 공급하기로 해서 2025년 말까지 두 대를 넣었고, 나머지 두 대는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에 들어갑니다. 한 대 값이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라인은 캐논토키 장비를 씁니다. 한국이 못 만들던 기계를 한국 회사가 만들었는데, 한국 패널사 하나는 일본 것을 쓰고 다른 하나는 투자를 미뤘고, 중국 패널사가 그 기계로 한국을 쫓는 구조입니다.
시장이 값을 매기는 자리와 돈이 흐르는 자리를 플랫폼 저장본으로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회사 | 자리 | PER | PBR | 점수 |
|---|---|---|---|---|
| LG디스플레이 | 패널 | 적자 | 0.68배 | 43.4 |
| 덕산네오룩스 | OLED 발광재료 | 10.6배 | 1.55배 | 65.2 |
| 이녹스첨단소재 | 봉지 소재 | 7.5배 | 1.05배 | 55.0 |
| AP시스템 | 레이저 장비 | 6.0배 | 0.84배 | 55.6 |
| 야스 | 증착기(대형) | 3.0배 | 0.67배 | 58.0 |
| 선익시스템 | 증착기(8.6세대) | 59.1배 | 4.36배 | 43.4 |
패널 회사는 장부가 아래에 있고, 같은 증착기를 만드는 두 회사가 PER 3배와 59배로 갈려 있습니다. 야스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증착기를 대 온 회사이고, 선익시스템은 중국 8.6세대의 증착기를 대는 회사입니다. 시장은 한국 패널사의 주문을 사이클로, 중국 패널사의 주문을 구조로 읽고 있습니다. 다만 플랫폼 연재에서 짚었듯 선익시스템의 지난해 매출 5,158억 원은 고객 한 곳이 77%를 차지한 결과였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363억 원으로 82% 줄었으며, 수주잔고 6,420억 원이 아직 매출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비사의 배수는 주문이 어느 해의 장부에 찍히느냐에 따라 뒤집힙니다.
4. BOE는 추격자인가, 애플은 손님인가 심판인가
BOE는 LCD에서는 추격자가 아니라 승자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2025년 4월 광저우 8.5세대 LCD 공장을 BOE의 경쟁사 CSOT에 2조 2,466억 원에 팔면서 한국의 대형 LCD는 25년 만에 끝났습니다. OLED에서 BOE의 위치는 애플이 정합니다. 올해 5월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의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부 공급하고, 지난해 아이폰17 프로에 일부를 넣었던 BOE는 빠졌습니다. 이유는 LTPO+라는 저전력 구동 기술의 품질과 수율이었습니다. 유비리서치의 2026년 추정으로 애플에 가는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1억 4,600만 장, LG디스플레이 8,224만 장, BOE 3,500만 장이고 BOE의 몫은 구형 모델입니다.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를 전량, 첫해 약 800만 장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패널 한 장 값이 250달러 안팎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니까 애플은 손님이면서 심판입니다. 매년 봄 어느 패널을 승인할지 결정하고, 그 결정이 세 회사의 그해 실적을 가릅니다. 손님이 심판이라는 사실은 LG디스플레이의 반기보고서에 숫자로 적혀 있습니다.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이 두 곳인데, 그중 한 곳이 상반기 매출 6조 867억 원, 54.6%입니다. 한 회사의 장부 절반을 한 손님이 쓰고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BOE가 추격자냐는 질문의 답은 기술이 아니라 승인에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1년에서 2년으로 좁혀졌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지만, 승인은 격차가 0이 되기 전에는 나지 않고, 격차가 0이 되는 날 애플은 값을 다시 부릅니다. 한국이 지키는 것은 점유율이 아니라 심판이 값을 다시 부르기 전까지의 시간입니다.
5. 가장 중요한 시장은 애플인가, 자동차인가, 노트북인가
지금은 애플입니다. 네 번째 답의 숫자가 말해 줍니다. 그런데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이고, 플랫폼이 옴디아 자료로 정리해 둔 2026년 스마트폰용 OLED 출하는 7억 7,800만 장으로 1년 전보다 7% 줄어드는 전망입니다. 가장 큰 시장이 줄어드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8.6세대 투자는 노트북과 태블릿을 향합니다. IT용 OLED 출하는 2025년 1,210만 장에서 2026년 1,890만 장으로 56% 늘어나는 전망(DSCC)이고, 노트북의 OLED 침투율은 2026년 6%에서 2030년 19%로 가는 전망입니다. 침투율 6%는 열아홉 대 가운데 열여덟 대가 아직 LCD라는 뜻이고, 그 LCD는 중국 것입니다. 8.6세대는 그 열여덟 대를 뺏어 오는 투자이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에 4조 1,000억 원을 들여 올해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이 시장에도 심판이 있습니다. 노트북의 가장 큰 OLED 손님이 애플과 삼성전자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는 LG디스플레이 매출의 11%로 넷 가운데 가장 작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11%를 가장 오래 가는 매출로 봅니다. 차량용 패널은 안전 인증을 거쳐야 하고 한번 들어가면 그 모델이 단종될 때까지 바뀌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패널이 매년 심판을 받는다면 자동차 패널은 모델 주기에 한 번 심판을 받습니다. XR은 아직 시장이 아닙니다. 실리콘 위에 OLED를 올리는 OLEDoS는 국내 6에 글로벌 8이고, 애플 비전프로의 패널은 소니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돈이 오는 곳"과 "오래 머무는 곳"이 다르고, 애플과 노트북과 자동차가 그 순서로 서 있습니다.
6. 10년 뒤 한국 디스플레이는 패널 산업인가, 소재와 장비 산업인가
두 갈래로 봅니다.
패널 산업으로 남는 길은 투자를 계속하는 길입니다. 10월 3일 보도가 인용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전망은 중국의 OLED 생산능력이 2029년에 한국을 넘어선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OLED 출하 면적은 2024년 약 450만 제곱미터로 1년 전보다 47% 늘었고 2025년에는 571만 제곱미터로 추정됩니다. 생산능력은 돈으로 사는 것이고, 중국은 그 돈을 보조금으로 댑니다. 한국이 같은 길로 가려면 8.6세대 다음에도 수조 원을 넣어야 하는데, LG디스플레이는 순차입금 11조 9,000억 원에 올해 투자 계획이 2조 원 중후반이고 8.6세대 투자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패널 산업으로 남는 길은 둘 중 하나만 걸을 수 있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소재와 장비 산업으로 가는 길은 선익시스템이 이미 걷기 시작한 길입니다. 한국 패널사가 투자를 미루면 한국 장비사는 중국 패널사에 팔고, 덕산네오룩스의 발광재료와 이녹스첨단소재의 봉지 소재도 패널이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지든 들어갑니다. 이 길에서는 중국의 2029년 추월이 손실이 아니라 시장이 됩니다. 다만 두 가지가 빠져 있습니다. 하나는 증착기와 마스크와 파랑 인광처럼 아직 남의 것인 핵심이고, 다른 하나는 패널사가 없으면 장비사가 신기술을 검증할 자리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선익시스템이 8.6세대 증착기를 중국에서 검증받아야 했던 것이 그 증거입니다.
시장은 어느 갈래에 값을 매기고 있을까요. 플랫폼 저장본에서 덕산네오룩스는 65.2점으로 저평가 경계선(67.9점) 바로 아래에, LG디스플레이는 43.4점으로 고평가 경계선 바로 위에 있습니다. 같은 산업의 두 끝이 눈금의 양쪽 끝에 서 있습니다. 시장은 이미 소재 쪽에 더 긴 시간을 주고 있습니다. 그 읽기가 맞는지는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를 결정하는 날과, 중국 패널사가 한국 장비 대신 자국 장비를 쓰기 시작하는 날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오느냐로 정해질 것입니다.
7. 흑자가 난 해에 왜 2,400억 원을 들여 사람을 내보내고, 나간 사람은 어디로 가는가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손실 1,077억 원은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력 비용 약 2,400억 원이 만든 숫자입니다. 5년 만에 상반기 흑자를 낸 회사가 같은 분기에 사람을 내보냈습니다. 이유는 공장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LCD는 큰 공장에 많은 사람이 필요한 산업이었고, 그 공장은 2025년에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남은 OLED 공장은 사람보다 기계와 연구개발이 더 필요합니다. 같은 반기에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6,627억 원으로 매출의 11%였습니다. 사람을 줄이는 비용과 사람을 쓰는 비용이 같은 장부에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나간 사람이 어디로 가느냐가 이 산업에서는 기술 문제입니다. 올해 7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양산 기술을 중국 업체에 넘긴 전 직원 두 명에게 징역 5년과 벌금 4,000만 원, 징역 2년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두 사람은 2020년 10월 광저우 공장의 설계도면 등을 휴대전화로 찍었고 2021년 중국 업체로 옮겼습니다. 재판부는 20년 가까이 일한 회사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적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소송도 사람을 빼가는 방식으로 공정이 넘어갔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플랫폼이 이 산업의 경쟁축에 "중국의 인력과 기술 유출 공세가 상시 리스크"라고 적어 둔 이유입니다.
반도체는 공장이 세 나라에 흩어져 엔지니어를 세 나라에서 찾았습니다. 디스플레이는 반대로 공장도 사람도 파주와 아산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산업에서 기술이 국경을 넘는 길은 장비 수출과 사람의 이직 둘뿐이고, 올해는 두 길이 한꺼번에 열렸습니다. 증착기는 선익시스템이 합법으로 팔았고 도면은 전 직원이 불법으로 넘겼습니다. 10년 뒤 이 산업이 패널로 남느냐 장비로 가느냐는 그 두 길 가운데 어느 쪽이 넓어지느냐에 달려 있고, 둘 다 사람의 문제입니다.
일곱 질문에 답을 쓰고 나니 이 산업의 모양이 보였습니다. 디스플레이는 5년 만의 흑자를 환율과 이자가 덮고, 특허와 국방부와 국회가 각각 값과 문과 분모를 정하지만 값과 물량은 끝내 손님이 정하며, 패널은 세계 수준인데 그 패널을 만드는 기계와 마스크와 파랑 빛은 남의 것이고, 한국 장비사의 첫 큰 손님이 중국이었으며, 가장 큰 시장이 줄어드는 시장이고, 패널로 남을지 장비로 갈지 아직 고르지 못했으며, 흑자가 난 분기에 사람을 내보내고 나간 사람이 기술을 들고 가는 산업입니다. 올해의 2,400억 원은 LCD를 내준 대가를 뒤늦게 치른 영수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 수치는 밸류체인 플랫폼(k-valuechain.com) 저장본(2026년 10월 6일)과 기술지도, LG디스플레이 2026년 반기보고서(연결)와 2분기 실적 발표, 삼성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 인용 보도, 2025~2026년 보도(삼성디스플레이·BOE ITC 소송과 합의, 미국 국방부 군사기업 목록, 10월 1일 국회 정책포럼, 아이폰18 패널 공급과 유비리서치 추정, 선익시스템 BOE 증착기 공급,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생산능력 전망, 7월 26일 기술유출 1심 판결)를 대조한 것이며, 산업에 대한 평가는 필자 견해입니다. 투자 판단의 직접 근거가 아닙니다.
작성: 2026. 10. 이알렉산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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