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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900-896] 대한제당 - 적자의 이유가 재무제표가 아니라 법원에 있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891~900번 구간입니다. 896위 대한제당(00179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44.1점 — 저평가 컷(67.2점)에 23.1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가 떠 있습니다. 아직 나가지 않은 돈이 손실로 먼저 찍힌 경우입니다.
영업은 계속 흑자였다
대한제당은 설탕과 사료, 축산 유통을 한다. 상반기 연결 매출 6,517.7억원 가운데 식품이 48.1%, 축산유통이 28.8%, 사료가 18.5%다.
순손실이 났으니 장사가 안 됐을 것 같은데 아니다. 2025년 연결 영업이익이 565.6억원으로 전년 370.0억원보다 52.9% 늘었다. 상반기에도 188.7억원 흑자다.
다만 마진은 눌리고 있다. 식품 부문 영업이익이 178.6억원에서 110.5억원으로 38.1% 줄었고 매출도 11.3% 감소했다.
원재료는 오히려 싸졌다. 원당 매입가가 톤당 563달러에서 478달러를 거쳐 395달러가 됐다. 2년에 29.8% 하락이다.
그런데 설탕 판가가 더 빨리 내렸다. 킬로그램당 1,073원에서 998원, 898원이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 대형 고객사 중심의 가격 경쟁 압력이 가중되는 험난한 영업환경이라고 적었다.
가동률은 높다. 제당 92.8%, 사료 90.0%다.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
| 2022 | 13,781 | 381 | 255 |
| 2023 | 13,323 | 472 | 326 |
| 2024 | 13,738 | 370 | 205 |
| 2025 | 13,563 | -708 | -604 |
2025년 연결 매출 1조 3,562.8억원, 영업이익 565.6억원인데 순손실 603.0억원이었다. 상반기는 매출 6,517.7억원에 영업이익 188.7억원, 순이익 218.5억원이다.
시가총액 2,505억원, PER -2.8배·PBR 0.52배·ROE -18.7%(플랫폼 산식, TTM). PER 이 음수라는 것은 싸다는 뜻이 아니라 트레일링 순손실 상태라는 뜻이다. 피어(식품/음료, 49개) PER 중앙값은 9.39배다. 원장의 최근 12개월 지표에는 손실을 만든 4분기가 들어 있다. 그 4분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이 글의 내용이다.
왜 스크리너 896위인가
원점수는 12.6점이고, 전 종목을 한 줄로 세운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39.2점이 된다. 여기에 산업 순환매 +0.0(식품/음료 업종 6개월 수익률 -13.9%, 중간 밴드)와 저변동성 +4.9(12개월 변동성 6.7%, 전 종목 하위 8.9%)이 얹혀 최종 44.1점이다. 저평가 컷 67.2점에 23.1점 모자란다. 주가는 최근 1개월 +14.8%, 3개월 +16.0%, 6개월 +4.5%, 연초 이후 +2.8%다. 52주 밴드에서는 75% 지점에 있다.
손실은 4분기 하루에 다 났다
분기로 나눠 보면 분명하다. 2025년 4분기 단독 순손실이 1,186.5억원이다. 앞의 세 분기는 모두 흑자였다.
정체는 하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1,273.8억원을 그 분기에 충당부채로 한꺼번에 인식했다. 사유는 세 곳의 제당사 담합이다.
회사가 결산 공시에 직접 적었다. 세전이익과 순이익 변동 사유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 결정 반영이라는 문장이다.
규모가 크다. 자기자본의 22.78%이고 시가총액의 절반이 넘는다.
그런데 그 돈은 아직 나가지 않았다. 5월과 6월에 법원이 집행정지를 결정했고, 6월 30일자 결정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납부명령 집행을 정지한다는 내용이다. 그 뒤는 본안 심리 경과에 따라 다시 정해진다.
즉 회계상 손실은 이미 인식이 끝났고 현금 유출은 판결에 달려 있다.
후속 소송도 붙었다. 음료와 식품 회사 두 곳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담합 피해 기업의 추가 제소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상반기 이익의 질도 봐야 한다. 순이익 218.5억원 가운데 159.0억원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금융자산 평가이익이다. 통화선도와 원당 선물에 위험회피회계를 적용하지 않아 평가손익이 그대로 손익에 들어온다.
반대로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450.8억원에는 유형자산 처분이익 428.8억원이 들어 있었다.
현금은 나아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679.3억원에서 플러스 135.7억원이 됐다.
1,273억을 안고 300억을 돌려준다
이 회사의 2026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주주환원의 시점이다.
4월 21일에 자기주식 3,454,665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해 5월 8일에 태웠다. 108.7억원어치다.
5월 12일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냈다.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 7%, 주가순자산비율 0.8, 배당금 100억원 이상이 목표다.
7월 6일에는 2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신탁계약을 다시 걸었다. 기간이 2027년 7월까지다.
합치면 300억원이다. 1,273.8억원짜리 우발채무를 안은 채 그만큼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중이다.
그 판단이 담대한 것인지 무모한 것인지는 12월 31일 이후에 갈린다.
차입 만기도 앞에 몰려 있다. 총차입금 3,654.9억원 가운데 88.5%인 3,234.8억원이 2년 안에 온다. 현금과 유동 금융자산이 2,783.6억원이다.
그리고 이 표에 과징금은 들어 있지 않다. 본안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만기가 몰린 구간에 1,273.8억원이 더 얹힌다.
6월에는 식자재 유통과 위탁급식 회사 한 곳을 65억원에 인수해 영업권 32.5억원을 인식했다.
지분은 오너 세 명이 48.83%, 특수관계인 전체가 50.65%다. 자기주식 소각으로 사지 않고도 지분율이 48.24%에서 올랐다.
사료 부문 점유율은 회사가 공시했다. 2.0%다.
종합
확인할 것은 셋이다. 12월 31일에 끝나는 집행정지 이후 본안이 어디로 가는지, 원당이 30% 빠지는 동안 더 빨리 내려간 설탕 판가가 멈추는지, 그리고 300억원을 되돌리는 결정이 과징금 확정과 겹치지 않는지다.
낮은 주가순자산비율은 장부가의 절반이라는 뜻이 아니다. 시가총액의 절반짜리 소송 결과를 시장이 반반으로 보고 있다는 값이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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