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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880-879] 풍산 - 방산주로 팔리는데 이익의 88%는 구리에서 나왔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871~880번 구간입니다. 879위 풍산(10314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44.7점 — 저평가 컷(67.2점)에 22.5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가 떠 있습니다. 이익의 크기를 회사도 재무제표도 분리해 보여 주지 않는 경우입니다.
판매량은 그대로인데 매출이 35% 늘었다
풍산은 구리를 가공하는 신동 사업과 탄약을 만드는 방산 사업을 한다.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은 신동이 1조 7,457억원으로 83%, 방산이 3,453억원으로 17%다.
신동 쪽 숫자를 보면 성격이 드러난다. 판매 중량이 91,240톤으로 전년 대비 0.1% 줄었는데 매출은 35.2% 늘었다. 전량이 가격 효과다. 전기동 국내가가 톤당 1,440만원에서 2,006만원으로 39.3% 올랐다.
세전이익도 그만큼 움직였다. 신동 부문이 287억원에서 1,839억원으로 6.4배가 됐고, 방산은 1,048억원에서 419억원으로 60% 줄었다. 이익의 축이 반년 만에 뒤집혔다.
해외 비중이 68.6%다. 가동률은 본사 91%다.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
| 2022 | 43,730 | 2,316 | 1,751 |
| 2023 | 41,253 | 2,286 | 1,564 |
| 2024 | 45,544 | 3,238 | 2,360 |
| 2025 | 50,486 | 2,974 | 1,472 |
상반기 매출 2조 7,412억원(+11.9%), 영업이익 2,153.8억원(+31.9%), 순이익 1,604.8억원(+51.7%)이다.
시가총액 24,213억원, PER 13.2배·PBR 1.05배·ROE 8.0%(플랫폼 산식, TTM). 피어(비철금속, 11개) PER 중앙값은 29.68배다. 이익의 출처를 갈라 보면 배수를 읽는 방법이 달라진다.
왜 스크리너 879위인가
원점수는 19.0점이고, 전 종목을 한 줄로 세운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44.6점이 된다. 여기에 산업 순환매 +0.0(비철금속 업종 6개월 수익률 -20.1%, 중간 밴드)와 저변동성 +0.1(12개월 변동성 16.2%, 전 종목 하위 49.5%)이 얹혀 최종 44.7점이다. 저평가 컷 67.2점에 22.5점 모자란다. 주가는 최근 1개월 +49.7%, 3개월 +7.7%, 6개월 -25.4%, 연초 이후 -18.9%다. 52주 밴드에서는 30% 지점에 있다.
회사도 그 크기를 재지 않는다
구리 가격이 만든 이익이 얼마인지 물으면 회사가 이렇게 답한다.
반기보고서 위험관리 항목에 적혀 있다. 판매가격에 적용되는 원재료 가격과 회계상 인식하는 원재료비 사이에 시차가 있어 가격이 급등락할 때 회계 손익이 발생하는데, 이 손익은 매출액과 매출원가에 종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회계적으로 구분되어 측정되거나 인식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크기는 공시로 확인할 수 없다. 대신 간접 지표가 넷 있다.
첫째, 재고자산 평가손익은 거의 0이다. 반기 평가손실환입이 1.84억원뿐이다. 이익은 이 계정이 아니라 매출원가의 시차에 숨어 있다.
둘째, 재고 장부가가 1조 6,234억원에서 2조 1,743억원으로 33.9% 늘었다. 판매 중량은 그대로다.
셋째, 헤지에서는 잃었다. 파생상품 관련 손익이 전년 반기 순이익 13.7억원에서 올해 순손실 207.8억원이 됐다. 세전이익의 9.9%다.
넷째, 감사인이 3년 연속 신동 부문의 재고자산 평가와 수출 매출 인식의 기간귀속을 핵심감사사항으로 지정했다.
구리가 되돌면 그 재고 장부가가 그대로 원가가 된다.
방산은 매출이 줄고 재고와 선수금만 쌓인다
방산 쪽 숫자도 갈라 봐야 한다.
매출이 5,490억원에서 3,453억원으로 37.1% 줄었는데 재고는 6,014억원에서 8,465억원으로 40.7% 늘었다. 유동 계약부채, 즉 받아 둔 선수금이 4,236억원에서 7,622억원으로 79.9% 늘었다.
계약별 진행 상황을 보면 이유가 보인다. 2025년 2월과 9월에 맺은 두 건은 누적 공급 금액이 각각 0인데 대금은 495.4억원과 1,973.6억원을 받았다. 인도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다만 확인이 번거롭다. 공시 수주표에는 신동 품목만 있고 방산 항목이 없어 계약별 진행표를 역산해야 한다.
구조 개편 신호도 있었다가 지워졌다. 3월 5일 탄약사업 매각 보도에 회사는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답했고, 4월 3일에 재공시 기한을 3개월 미뤘다가 4월 9일에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그 사이 주가 월평균이 1월 121,805원에서 6월 70,852원으로 41.8% 내려왔다. 그리고 부인한 그 사업에 2025년부터 2027년까지 1,773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본사 설비투자의 3분의 2다.
차입은 늘었다. 총차입금이 1조 703억원에서 1조 2,587억원이 됐고 부채비율이 88.4%에서 104.7%다. 재고가 5,510억원 늘어난 결과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없다. 자기주식 71만주는 2027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종합
확인할 것은 셋이다. 33.9% 늘어난 재고가 구리 가격 반전을 견디는지, 방산의 쌓인 선수금이 언제 매출로 인식되는지, 그리고 부인한 사업 재편이 다시 올라오는지다.
낮은 배수는 싸다는 뜻만은 아니다. 이 종목에서는 분모인 이익이 회계 시차로 만들어졌고 그 크기를 아무도 재지 않는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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