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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840-836] 녹십자 - 적자를 만든 것은 현금이 아니라 영업권 779억이었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831~840번 구간입니다. 836위 녹십자(00628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45.7점 — 저평가 컷(67.2점)에 21.5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가 떠 있습니다. 손상차손이 만든 적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봅니다.
혈액제제가 매출의 44.7%
녹십자는 혈액에서 뽑은 단백질로 약을 만드는 회사다. 상반기 부문별로 혈액제제가 44.7%, 일반제제가 19.6%, 백신이 13.1%, 일반의약품이 7.0%, 진단이 9.3%다.
성장은 한 축에서 나왔다. 혈액제제 수출이 2024년 2,173억원에서 2025년 4,539억원으로 두 배가 됐고 2026년 상반기만 2,034억원이다. 미국에서 파는 면역글로불린 제제가 만든 숫자다. 그 미국 판매법인의 상반기 매출이 7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6% 늘었고 순이익도 79.2억원을 냈다.
원료도 직접 모은다. 미국에 혈액원 열한 곳을 두고 있는 자회사가 있는데 상반기 매출 542.9억원에 순손실 63.4억원이다.
반면 백신 쪽은 비어 있다. 백신을 만드는 공장 가동률이 51%다. 혈액제제 공장은 85%, 일반의약품 공장은 89%다.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
| 2022 | 17,113 | 813 | 655 |
| 2023 | 16,266 | 344 | -266 |
| 2024 | 16,799 | 321 | -263 |
| 2025 | 19,913 | 691 | -47 |
상반기 매출 8,567억원(-3.1%), 영업이익 135억원(-61.8%), 지배주주 순이익 225억원이다. 2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이 17억원으로 93.8% 줄었다.
시가총액 15,251억원, PER -109.8배·PBR 1.25배·ROE -1.1%(플랫폼 산식, TTM). PER 이 음수라는 것은 싸다는 뜻이 아니라 트레일링 순손실 상태라는 뜻이다. 피어(제약/바이오, 73개) PER 중앙값은 13.45배다. PER이 음수인 것은 2025년에 난 적자 때문이다. 그 적자의 내용을 봐야 한다.
왜 스크리너 836위인가
원점수는 22.5점이고, 전 종목을 한 줄로 세운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47.1점이 된다. 여기에 산업 순환매 -5.0(제약/바이오 업종 6개월 수익률 -31.6%, 하위 밴드)와 저변동성 +3.6(12개월 변동성 9.1%, 전 종목 하위 20.3%)이 얹혀 최종 45.7점이다. 저평가 컷 67.2점에 21.5점 모자란다. 주가는 최근 1개월 +15.3%, 3개월 -7.7%, 6개월 -22.8%, 연초 이후 -17.9%다. 52주 밴드에서는 32% 지점에 있다.
적자의 정체
2025년 연결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전년의 두 배가 넘었다. 그런데 세전손익이 마이너스 353억원이고 지배주주 순손실이 47억원이다.
차이를 만든 것은 기타비용 1,218.8억원이고 그 안의 무형자산손상차손 930.99억원이다. 다시 그 안에서 가장 큰 항목이 영업권 손상 779.4억원인데 대상이 세포치료 자회사다. 그 회사 영업권이 1,156.6억원에서 393.5억원이 됐다.
즉 영업이익 691억원에서 영업권 손상 779억원과 개발비 손상 145억원을 빼면 적자가 된다는 등식이다. 지분법은 오히려 플러스 146억원으로 기여했다.
그리고 손상은 아직 남아 있다. 잔여 영업권이 1,180.7억원인데 미국 혈액원 자회사 몫이 704억원, 세포치료 자회사 몫이 393.5억원이다. 회사가 낸 민감도 분석을 보면 세포치료 쪽은 할인율이 1%포인트만 올라도 회수가능액이 340.4억원 줄어든다. 잔액 대부분이 그 폭 안에 있다. 미국 혈액원 영업권 704억원은 2025년에 새로 잡혀 아직 손상 검증을 한 번도 거치지 않았다.
흑자는 자산을 팔아 만들고 있다
2026년 상반기도 구조가 같다. 영업이익 135억원인데 세전이익 270억원, 순이익 212억원이다. 차이를 만든 것은 종속기업투자주식 처분이익 355.7억원으로 3월에 판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지분이다. 2025년 상반기에도 같은 계정으로 417.8억원이 있었다.
본업만 놓고 보면 어렵다. 상반기 영업이익 135억원에 금융원가가 384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아래다. 2025년 연간으로도 영업이익 691억원에 금융원가 745억원이었다. 차입금이 8,322.6억원이고 회사채 미상환 3,060억원 가운데 1,300억원이 1년 안에 만기다.
재고도 무겁다. 재고자산 8,868.9억원으로 자산총계의 31.5%이고 상반기 매출보다 크다. 혈액제제는 원료 혈장을 모아 완제품까지 가는 시간이 길어 구조적으로 안고 가는 재고이긴 하다. 그래도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7.6억원이다.
그 상태에서 큰 투자를 결정했다. 7월 16일 오창공장 신규 생산라인에 1,400억원, 자기자본의 10.04%다.
재원은 마련됐다. 5월에 미국 백신 개발사 지분 전량을 대형 제약사에 팔기로 했고 총액이 4,620.6억원이다. 그중 2,868억원이 7월 9일에 들어왔다. 반기말 장부가가 431.6억원이었으니 3분기에 큰 처분이익이 잡힌다. 지금의 음수 배수는 그때 사라진다.
종합
확인할 것은 셋이다. 51%인 백신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는지, 손상 검증을 아직 안 거친 영업권 704억원이 버티는지, 그리고 들어온 2,868억원이 오창 라인으로 가는지 이자와 배당으로 흩어지는지다.
일회성 이익으로 흑자를 만드는 회사는 두 종류다. 팔 자산이 남아 있는 회사와, 판 돈으로 시간을 벌어 본업을 고치는 회사다. 이 회사는 두 해 연속 지분을 팔아 흑자를 만들었고 이번에 가장 큰 것을 팔았다. 다음 3년이 그 돈의 행선지에 달려 있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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