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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790-781] 리브스메드 - 공모가가 걸려 있던 두 약속이 아홉 달 만에 공시로 반증됐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781~790번 구간입니다. 781위 리브스메드(49100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48.1점 — 저평가 컷(67.2점)에 19.1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가 떠 있습니다. 781~790번 구간을 여는 글입니다.
관절이 꺾이는 수술 기구
리브스메드는 복강경 수술에 쓰는 기구를 만든다. 끝이 상하좌우로 90도 꺾이는 다관절 구조가 원천기술이고 2025년 12월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227.7억원 가운데 주력 제품이 209.7억원으로 92.1%다. 인허가는 넓게 받아 두었다. 2018년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 2019년 일본과 유럽, 2024년에는 국내 복강경 기구로는 처음으로 유럽 의료기기규정 전 품목 인증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병원 약 1,800곳을 회원으로 둔 공동구매기구와 2028년 3월까지 공급계약도 맺었다.
그런데 매출의 지역 구성이 그 인허가와 어긋난다. 상반기 내수가 211.6억원으로 92.9%이고 수출은 16.1억원, 7.1%다. 2025년 연간 수출 55.1억원과 견주면 절반 페이스에도 못 미친다. 판매의 78.4%가 국내 대리점을 통한다.
상반기 매출 227.7억원으로 7.7% 늘었지만 직전 반기 300.5억원과 견주면 24.2% 줄었다. 영업손실은 205.6억원으로 전년 120.9억원보다 커졌다. 매출총이익률이 61.3%에서 43.4%로 내려앉았다. 매출은 7.7% 늘었는데 매출원가가 57.3% 늘었다.
시가총액 8,448억원, PER -36.9배(플랫폼 산식, TTM). PER 이 음수라는 것은 싸다는 뜻이 아니라 트레일링 순손실 상태라는 뜻이다. 피어(의료기기, 30개) PER 중앙값은 15.84배다. PER이 음수인 것은 적자 상태라는 뜻이다. 시가총액을 반기 매출의 연 환산으로 나누면 매출 대비 약 18배다.
왜 스크리너 781위인가
원점수는 36.2점이고, 전 종목을 한 줄로 세운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53.1점이 된다. 여기에 산업 순환매 -5.0(의료기기 업종 6개월 수익률 -33.2%, 하위 밴드)이 얹혀 최종 48.1점이다. 저평가 컷 67.2점에 19.1점 모자란다. 주가는 최근 1개월 +4.0%, 3개월 -35.5%, 6개월 -62.7%, 연초 이후 -35.3%다. 52주 밴드에서는 5% 지점에 있다.
공모가가 서 있던 자리
이 종목의 값을 이해하려면 상장 서류를 봐야 한다.
공모가 55,000원은 주관사가 추정한 2027년 순이익 710.3억원에 주가수익비율 45.5배를 적용해 나온 값이다. 그 배수는 미국 의료기기 3사의 평균이다. 그 추정 경로에는 2026년 매출 1,507.7억원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들어 있었다.
아홉 달 뒤 실제는 이렇다. 2026년 상반기 매출 227.7억원으로 추정치의 15.1%이고, 영업손실은 흑자전환은커녕 전년의 1.7배다. 2025년 추정 영업손실 120.3억원도 실제로는 226.4억원이었다.
밸류에이션의 다른 전제였던 해외 매출 비중도 마찬가지다. 2027년에 50%를 넘긴다는 그림이었는데 상장 6개월 뒤 실제는 7.1%다.
기술이 진짜인지와 2027년에 710억원을 버는지는 다른 명제다. 이 종목의 781위는 앞의 명제가 아니라 뒤의 명제에 매겨진 값이다.
현금이 반년에 절반 줄었다
적자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남은 시간이다.
2025년 말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 1,314.0억원이었는데 6월 말 645.5억원이다. 반년 만에 668.5억원, 50.9%가 줄었다. 공모로 받은 1,358.5억원의 절반을 첫 반년에 썼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반기에 마이너스 306.0억원이다. 2025년 연간 마이너스 347.4억원이었으니 소진 속도가 76% 빨라졌다. 월 평균 51억원 꼴이고, 이 속도라면 남은 645.5억원으로 약 열두 달이다.
여기에 시설투자가 겹친다. 5월에 경기 용인의 토지와 건물을 312.4억원에 사기로 했다. 자산총액의 15.47%이고 목적은 차세대 수술로봇 등의 글로벌 양산 거점이다. 잔금까지 치르고 등기도 마쳤는데, 그 부동산의 원소유자가 매매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다.
결국 2027년 중 추가 자금조달이 사실상 예정된 일정에 가깝다.
12월에 오는 날짜
지분 쪽에서는 최대주주인 대표이사가 38.83%를 갖고 있고 자발적 약정을 더해 2028년 12월까지 묶여 있다. 자기주식은 0주다.
가까운 날짜는 2026년 12월이다. 상장 12개월 보호예수 687,780주, 발행주식의 2.79%가 풀린다. 그 앞서 1월부터 3월까지 벤처금융 물량이 순차로 풀렸고 주가는 그 일정과 함께 움직였다. 1월 최고 82,500원에서 6월 최저 33,050원이다.
미행사 주식매수선택권도 910,212주, 3.6%가 남아 있고 상당수의 행사가가 지금 주가보다 훨씬 낮다.
종합
확인할 것은 셋이다. 7.1%인 해외 매출 비중이 올라가는지, 43.4%로 내려간 매출총이익률이 회복되는지, 그리고 약 열두 달치 현금 앞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더 마련하는지다.
상장 서류에 적힌 두 약속, 2026년 매출 1,507억원과 해외 비중 50%는 지금 각각 15%와 7%다. 순위표에서 적자 회사를 만나면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보다 그 값이 무엇 위에 서 있는지를 먼저 읽어야 한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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