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검색
Korea Industry Intelligence는 반도체, 이차전지, 석유화학, 건설기계, 제약바이오, 방위산업 등 한국 주요 산업의 구조를 공개 자료로 분석합니다.
추천 가젯
[스크리너 톱710-708] 현대로템 - 잔고 30조인데 주가는 넉 달 만에 반토막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701~710번 구간입니다. 708위 현대로템(06435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0.6점 — 저평가 컷(67.2점)에 16.6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가 떠 있습니다. 원점수 52.1점으로 이 배치에서 가장 높은데도 708위에 있는 종목입니다.
전차와 전동차를 같이 만든다
현대로템은 세 가지 일을 한다. K2 전차와 장갑차를 만드는 방산, 전동차와 경전철을 만드는 철도, 그리고 플랜트다. 2026년 7월 조직을 개편해 방산에 항공우주·로봇·수소를 묶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3조 635억원 가운데 방산이 57%, 철도가 37%, 플랜트가 6%다. 방산은 이미 수출이 71%로 내수의 두 배가 넘는다.
수주잔고는 6월 말 30조 4,046억원으로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겼다. 그런데 그 구성이 매출과 어긋나 있다. 잔고의 65%인 19조 8,670억원이 철도이고, 방산은 9조 8,197억원으로 33%다. 잔고는 철도가 많은데 돈은 방산이 번다.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
| 2022 | 31,633 | 1,475 | 1,978 |
| 2023 | 35,874 | 2,100 | 1,610 |
| 2024 | 43,766 | 4,566 | 4,069 |
| 2025 | 58,390 | 10,056 | 7,699 |
표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22년 매출 3조 1,633억원, 영업이익 1,475억원이던 회사가 2025년 매출 5조 8,390억원, 영업이익 1조 56억원이 됐다. 3년 만에 영업이익이 일곱 배가 됐다. 폴란드 K2 전차 수출이 만든 숫자다.
시가총액 151,817억원, PER 18.7배·PBR 4.93배·ROE 26.4%(플랫폼 산식, TTM). 피어(방위산업, 10개) PER 중앙값은 19.6배다. PBR 4.93배는 이 배치에서 가장 높다. 시장이 이 회사를 철강이나 화학이 아니라 성장주로 놓고 값을 매겨 왔다는 뜻이다.
왜 스크리너 708위인가
원점수는 52.1점이고, 전 종목을 한 줄로 세운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58.4점이 된다. 여기에 산업 순환매 -5.0(방위산업 업종 6개월 수익률 -34.3%, 하위 밴드)와 저변동성 -2.8(12개월 변동성 23.8%, 전 종목 하위 73.5%)이 얹혀 최종 50.6점이다. 저평가 컷 67.2점에 16.6점 모자란다. 주가는 최근 1개월 +15.8%, 3개월 -30.6%, 6개월 -39.7%, 연초 이후 -26.0%다. 52주 밴드에서는 15% 지점에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처음 꺾였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1조 6,061억원으로 13.3%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9.7% 줄었다. 3년간 이어진 증가가 멈춘 첫 분기다. 상반기 전체로도 영업이익 4,566억원으로 전년 수준에서 0.8% 뒷걸음쳤다.
부문을 갈라 보면 답이 나온다. 2분기 방산은 매출 9,189억원에 영업이익 2,248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4.5%다. 철도는 매출 5,848억원에 영업이익 37억원, 영업이익률 0.6%다. 회사가 밝힌 이유는 2년쯤 전에 받아 둔 저수익 프로젝트가 지금 생산에 들어가고 있고, 일부는 발주처 설계변경으로 원가가 더 들었다는 것이다.
즉 이 회사의 문제는 일감이 아니라 일감의 값이다. 잔고 30조원의 3분의 2가 영업이익률 0.6%짜리 사업에 들어 있고, 그 저마진 물량은 앞으로도 몇 분기 더 매출로 인식된다.
주가는 그 계산을 뒤늦게 했다
주가는 5월 초 26만 9,000원에서 7월 말 12만 100원까지 55% 빠졌다.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잔고가 사상 최대인 시점에 값이 반토막 났다는 것은, 시장이 잔고의 크기가 아니라 잔고의 질을 다시 계산했다는 뜻이다.
수출 계약이 낙찰과 체결 사이에 오래 머무는 것도 부담이다. 폴란드 K2 3차 이행계약은 9월 현재 미체결이고, 엔진 정비를 어디서 할지, 기술을 어디까지 넘길지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 대만 철도 두 건도 낙찰통지 단계다. 회사 스스로 계약 협의 과정에서 변경이 생길 수 있다고 적어 두었다.
소송도 커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가 낸 손해배상 청구액이 2023년 65억원에서 2026년 5월 935억원으로 늘었다. 반기말 기준 피소 15건에 청구금액 2,212억원, 쌓아 둔 소송충당부채가 1,224억원이다.
종합
원점수 52.1점은 이 배치에서 가장 높다. 그런데 방위산업 업종이 6개월간 34.3% 빠져 순환매 감점 5점이 붙었고, 변동성이 23.8%로 전 종목 상위권이라 저변동성 항에서 2.8점이 더 깎였다. 두 항목이 없었다면 58점대에 있었을 종목이다. 이 순위에는 회사의 값보다 최근 몇 달의 주가 움직임이 더 많이 반영돼 있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철도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저수익 물량을 털고 올라오는지, 폴란드 3차와 대만 두 건이 본계약으로 넘어가는지, 그리고 방산의 24.5%짜리 마진이 현지 생산이 늘어난 뒤에도 유지되는지다. 잔고 30조원은 이미 나온 답이고, 물어야 할 것은 그 잔고가 얼마짜리 이익으로 바뀌느냐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