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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710-701] 강남제비스코 - 시가총액보다 큰 땅값을 4년째 기다린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701~710번 구간입니다. 701위 강남제비스코(00086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0.9점 — 저평가 컷(67.2점)에 16.3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가 떠 있습니다. 701~710번 구간을 여는 글이고, PBR 0.26배라는 숫자에서 시작해 그 값이 왜 붙었는지로 갑니다.
페인트 회사인데 페인트에서 돈을 못 번다
강남제비스코는 도료·합성수지·복합성형재료 세 부문으로 움직인다. 2026년 상반기 매출 비중은 도료 51.2%, 합성수지 38.9%, 복합성형재료 등 9.9%다. 이름과 역사가 페인트에 있는 회사이니 절반이 도료인 것은 자연스럽다.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이익 쪽이다. 같은 반기 부문별 영업손익을 보면 도료가 마이너스 20.8억원, 합성수지가 플러스 133.5억원, 복합성형재료 등이 플러스 31.8억원이다. 본업이 적자이고 이익은 전부 다른 부문에서 나온다. 도료 영업손실은 2024년 74억원에서 2025년 168억원으로 1년 만에 2.3배가 됐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2025년 모회사 단독 영업손실이 242억원이다.
합성수지는 지분 82.59%를 가진 강남화성이, 복합성형재료와 문구는 61.38%를 가진 강남케이피아이가 만든다. 그러니까 이 회사의 이익은 소수주주와 나눠 갖는 자회사에서 나오고, 100% 자기 것인 본업은 적자다.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
| 2022 | 6,732 | 44 | 62 |
| 2023 | 6,388 | 232 | 165 |
| 2024 | 6,431 | 205 | 133 |
| 2025 | 5,986 | 83 | -27 |
표의 2025년 순이익 마이너스 27억원은 지배주주 몫이다. 연결 총액으로는 플러스 9.3억원인데, 비지배지분 몫 36억원을 빼고 나면 지배주주에게는 적자가 남는다. 이 회사를 볼 때 연결 손익계산서 한 줄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회사가 밝힌 2025년 부진 사유는 "경기 불황 및 건설경기 침체"와 "관계기업 등에 대한 지분법손실 증가"였다.
2026년은 나아졌다. 상반기 매출 3,254억원(+7.5%), 영업이익 132억원(+85.1%)이다. 2분기만 보면 매출 1,785억원에 영업이익 124억원으로 뚜렷하게 돌아섰다. 그런데 지배주주 순이익은 31억원으로 제자리다. 영업이익 132억원을 관계기업 지분법손실 72.5억원이 절반 넘게 깎았기 때문이다. 관계기업에는 강남건영 29.35%, 강남 26.21% 같은 건설 관련 회사들이 들어 있다.
시가총액 1,637억원, PER -40.9배·PBR 0.26배·ROE -0.6%(플랫폼 산식, TTM). PER 이 음수라는 것은 싸다는 뜻이 아니라 트레일링 순손실 상태라는 뜻이다. 피어(화학, 51개) PER 중앙값은 11.28배다. 본업이 적자이고 이익이 자회사와 관계기업 사이에서 갈리는 회사에 PER을 대는 일 자체가 조심스럽다.
왜 스크리너 701위인가
원점수는 29.6점이고, 전 종목을 한 줄로 세운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50.3점이 된다. 여기에 산업 순환매 +0.0(화학 업종 6개월 수익률 -14.9%, 중간 밴드)와 저변동성 +0.6(12개월 변동성 14.7%, 전 종목 하위 45.0%)이 얹혀 최종 50.9점이다. 저평가 컷 67.2점에 16.3점 모자란다. 주가는 최근 1개월 +8.5%, 3개월 -5.5%, 6개월 -26.0%, 연초 이후 -2.0%다. 52주 밴드에서는 21% 지점에 있다.
받지 못한 1,800억원
이 회사에서 가장 큰 숫자는 재무제표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있다. 2021년 12월, 군포시 당정동 안양공장 부지 6만 4,189제곱미터와 건물을 2,000억원에 팔기로 계약했다. 시가총액 1,637억원짜리 회사가 시가총액보다 큰 부동산을 팔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4년 넘게 계약금 100억원과 중도금 100억원만 받았다. 잔금 1,800억원은 "계약 성립 특수조항 성립 및 사업 인허가 후 30일 이내 수령 예정" 상태로 2026년 반기보고서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2025년 7월 인허가가 나오며 이듬해 유입 전망이 나왔지만, 반기 기준으로 아직이다.
돈이 들어오면 판이 바뀐다. 반기말 현금은 565억원이고 차입금은 1,308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문제는 그 시점이 회사 손 밖에 있다는 것이다. 조건의 성립 여부를 회사가 통제하지 못한다. PBR 0.26배라는 값에는 이 자산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섞여 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주인이 바뀌었고, 적자에도 배당은 나갔다
2025년 12월, 오너 3세의 별세로 보유 지분이 상속되면서 최대주주가 임예정 회장으로 바뀌었다. 특수관계인 합계 지분율 50.64%는 그대로다. 2대 주주는 개인 투자자 조문원 외 1인으로 6.79%인데, 2025년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 주주제안을 관철시킨 당사자다.
2026년 2월에는 주당 250원, 총 32.5억원을 배당했다. 지배주주 기준 27억원 순손실을 낸 해에 그보다 큰 금액을 배당한 셈이다. 배당총액은 3년째 같다.
도료 시장에서의 자리는 4위권이다. 회사가 추정한 도료부문 점유율은 2026년 반기 8.8%다. 1위 KCC가 39% 안팎, 2위 노루페인트, 3위 SP삼화 다음이 이 회사다. 참고로 이 연재의 706번이 그 SP삼화다.
종합
이 회사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자기 손으로 못 받는 1,800억원짜리 땅값을 4년째 기다리는 동안 본업인 페인트는 적자를 키웠고 흑자는 전부 소수주주와 나눠 갖는 자회사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PBR 0.26배는 싸서 붙은 값이라기보다, 이 회사의 이익이 누구 것인지가 불분명해서 붙은 값에 가깝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안양공장 잔금 1,800억원이 실제로 들어오는지, 2026년 상반기에 85% 늘어난 영업이익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는지, 그리고 건설 관련 관계기업의 지분법손실이 멈추는지다. 첫째가 이 회사의 판을 가장 크게 바꾼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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