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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920-920] 태웅 - 시가총액의 46.5%를 땅 한 필지가 설명한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911~920번 구간입니다. 920위 태웅(04449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43.4점 — 저평가 컷(67.2점)에 23.8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가 떠 있습니다. 911~920번 구간을 닫는 글이고, 값의 근거를 손익 밖에서 찾는 자리입니다. 원전이 아니라 풍력이 절반이다 태웅은 자유형 단조품을 만든다. 원전 관련으로 읽히는 종목인데 매출 구성은 다르다. 상반기 매출 1,937.6억원 가운데 풍력 설비가 46.8%로 절반에 가깝다. 산업기계 16.2%, 조선과 선박엔진 15.4%, 산업플랜트 9.6%다. 발전, 즉 원자력을 포함한 부문은 8.4%다. 비중이 지난해 3.4%에서 오르긴 했지만 금액으로는 반기 163.6억원이다. 수주잔고는 1,849.6억원이다. 상반기 신규 수주 1,957.8억원에 제품매출 1,840.5억원이라 겨우 유지되는 수준이고, 연으로 환산한 매출 기준 6개월치다. 가동률도 갈린다. 단조가 87.8%인데 2016년에 세운 제강사업부가 63.9%다. 고객 쏠림은 한 곳이다.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 419.2억원, 21.63%로 단 하나다. 그리고 그 회사가 태웅 지분 15.89%를 가진 3대 주주다. 연도별 실적 (단위: 억원) 연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2022 3,939 29 5 2023 4,438 395 342 2024 3,863 228 247 2025 3,497 51 54 상반기 매출 1,937.6억원(+12.2%), 영업이익 59.9억원, 순이익 85.3억원이다. 2025년은 매출 3,496.5억원에 영업이익 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78.0% 줄었다. 시가총액 6,602억원, PER 80.9배·PBR 1.08배·ROE 1.3%(플랫폼 산식, TTM). 피어(철강, 24개) PER 중앙값은 14.48배다. 높은 주가수익비율의 ...

[스크리너 톱600-568] 신도리코 - 복합기 팔아 성수동 땅을 사는 회사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61~570위 구간입니다. 568위 신도리코(02953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5.0점 — 저평가 컷(67.2점)에 12.2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어, 이 글에서는 그 이유를 별도 섹션으로 해부합니다.

복합기 팔아 성수동 땅을 사는 회사

신도리코는 1960년 설립된 국내 사무용 복합기·프린터 1위 기업이다. 종이 없는 사무실(페이퍼리스) 흐름은 이 업종 전체의 구조적 역풍이고, 신도리코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외 공장·판매 조직을 줄이면서(2019년 말 722명이던 직원이 2024년 말 285명) 본업은 계속 축소돼 왔다. 그런데 같은 시기 회사는 2025년 8월 서울 성수동 부지를 2,202억원에, 2024년에는 일본 도쿄 상업용 건물을 1,218억원에 사들였다. 본업은 줄이고 부동산은 늘리는 이 대비가 신도리코를 다른 자산주와 구분 짓는 지점이다.

연도별 실적 (단위: 억원)
연도매출영업이익순이익
20223,782-22450
20234,026301550
20243,410202732
20253,17362201

매출은 2023년 4,026억을 정점으로 2025년 3,173억까지 3년 연속 줄었고, 2026년 2월 보도에서는 "26년 만의 최악 매출"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더 눈에 띄는 건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괴리다. 2022년은 영업손실(-22억)인데도 순이익은 450억, 2024년은 영업이익 202억인데 순이익은 732억이다. 막대한 현금성 자산(2026년 1분기 말 약 1,294억원)의 이자수익과 계열사 관련 손익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나, 연도별 정확한 구성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시가총액 3,993억원 기준 PER 15.1배·PBR 0.37배·ROE 2.5%(플랫폼 산식, TTM)다. 2026년 8월 보도된 전자업체 50곳 비교에서는 부채비율 10% 미만으로 재무건전성 최상급에 꼽혔다 — 이익률은 얇아졌지만 곳간이 비어가는 회사는 아니라는 뜻이다.

왜 스크리너 568위인가

원점수는 34.7로 전체 순위 하위권이다. 이것이 정규화 눈금(평균 50·표준편차 15)에서 52.3점이 되고, 산업(전자부품) 6개월 수익률이 -17.1%로 밴드 중간이라 순환매 가감은 0, 저변동성 가점만 +2.7 붙어 최종 55.0점이다. 가점의 크기가 작다는 점이 핵심이다 — 이 종목은 가점이 순위를 만든 게 아니라, 애초에 밸류에이션 자체가 저평가 스크리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PBR 0.37배만 보면 헐값이지만, PER은 15.1배로 오히려 피어(전자부품 53개사) 중앙값 13.61배보다 비싸다. PBR과 PER의 괴리는 ROE 2.5%라는 낮은 자기자본 수익성에서 나온다 — 자산은 큰데 그 자산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얇다는 뜻이고, 스크리너는 이 얇은 수익성을 정확히 반영해 순위를 낮췄다. "자산가치는 큰데 점수가 낮다"는 모순이 아니라, 점수 산식이 제 역할을 한 결과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구독형 플랫폼 '신도랑'. 2026년 1월 출시된 오피스 솔루션 구독 서비스로, 66년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서 처음 내놓은 자체 SW 플랫폼이다. 매월 인쇄 비용을 정액화하고 토너 관리·AS 신청을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구조다. 다만 2026년 2월 보도 기준 "사업 초기 단계로 스타트업 중심 고객사를 모집" 중이라 매출 기여는 아직 유의미한 규모로 확인되지 않는다.

② 3D 프린터 — 실패로 정리된 신사업. 신도리코는 2016년부터 3D 프린터를 자체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그러나 2026년 5월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사가 전년 말 영업 허가를 취소당해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갔고, 기사는 이 사업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정리한다. 즉 3D 프린터는 현재진행형 성장동력이 아니라 정리된 실패 사례에 가깝다 — 신사업 기대치에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③ 부동산의 수익화. 성수동 본사 인근에는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가 400평 규모 매장을 열 예정이라는 보도(2026년 8월)가 있어, 보유 부동산이 시세차익뿐 아니라 임대수익원으로도 쓰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VIP자산운용도 인터뷰에서 "신도리코에서 임대료 수익률까지 따졌다"고 밝혀, 부동산 자체가 하나의 사업부처럼 다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④ 중국 생산기지 정리. 2026년 8월 보도로 청도 등 중국 생산거점을 축소하는 '제조거점 효율화' 작업이 확인된다. 별도 기준 국외 영업수익이 2023년 2,160억원에서 2024년 1,571억원으로 줄어든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성장이 아니라 축소 국면의 구조조정이다.

가치함정 해부 — '주가 누르기'의 대표 사례

신도리코의 yellow 깃발은 단순한 저PBR·저성장이 아니라, 2025~2026년 한국 정치권의 실제 정책 논쟁에 이름이 오른 데서 온다.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산가치 대비 시가총액이 현저히 낮은 기업"의 대표 사례로 신도리코를 지목했고, 이후 정부는 상속·증여 전후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춰 세금을 줄이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한 세제개편(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신도리코의 PBR은 2021년 0.35배부터 2025년까지 줄곧 0.3배대에 머물렀다.

이 구도 위에서 행동주의 펀드 VIP자산운용이 지분을 2024년 5%대에서 2026년 7월 7.28%까지 늘려 3대 주주에 올랐고, 주주환원 확대와 자본배분 개선을 요구하며 이사회와의 면담도 성사시켰다. 반면 2025년 8월 성수동 부지(2,202억원)·2024년 도쿄 건물(1,218억원) 매입은 현금을 주주에게 돌리는 대신 새로운 자산으로 옮긴 결정이라, 일부 언론은 이를 "재무 포장으로 본업 위기를 가린다"고 비판했다. 3세 경영권 승계가 진행 중인 시점과 겹쳐, 이 부동산 매입과 낮은 주가 방치가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한 선택 아니냐는 의심이 깃발의 실체다. 다만 회사는 2026년 4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고 배당성향 42.62%(2025년 기준)를 유지하는 등 밸류업 흐름에도 형식적으로는 부응하고 있어, 의도적 저평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 흥미로운 반증도 있다 — 2026년 4월 보도에 따르면 신도리코가 2010년 이후 지급한 누적 현금배당 2,450억원 중 3세 승계자인 우승협 전무의 몫은 4억 4,900만원에 그친다. 같은 시점 비상장 계열사 신도시스템에서 받은 배당은 이보다 훨씬 크다고 보도됐다. 승계 재원이 신도리코 배당이 아니라 다른 경로로 흐른다면, "낮은 주가·낮은 배당이 곧 승계 절세 수단"이라는 단순한 도식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리스크

페이퍼리스 흐름은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역풍이고, 26년 만의 최저 매출이 이를 숫자로 보여준다. 중국 수출 감소와 생산기지 축소는 이 흐름이 해외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실제 입법되면 신도리코처럼 거론된 기업은 밸류에이션 정상화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지 않거나 적용 기준에서 빠질 가능성도 열려 있어 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구독형 플랫폼과 부동산 임대수익화가 본업 축소를 상쇄할 만큼 커질지도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종합

신도리코는 "밸류에이션이 이 순위를 만든 게 아니라 순위 자체가 하위권"인 구간의 전형이다. PBR은 낮지만 ROE가 낮아 PER은 피어보다 오히려 비싸고, 여기에 '주가 누르기' 논쟁·행동주의 펀드 압박·승계 이슈가 겹쳐 yellow 깃발이 붙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VIP자산운용의 압박이 실제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지는지, 상속증여세법 개정이 신도리코 사례에 실제로 적용되는지, 구독형 플랫폼 '신도랑'이 매출로 확인되는 시점이 언제인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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