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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600-565] HB테크놀러지 - 검사장비 회사, 순이익은 반도체 지분이 만든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61~570번 구간입니다. 565번 HB테크놀러지(07815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5.1점 — 저평가 컷(67.2점)에 12.1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이 떠 있어, 본문 뒤쪽에 별도 해부 섹션을 뒀습니다.
검사장비를 파는 회사인데, 순이익은 반도체 지분이 만든다
HB테크놀러지는 HB그룹(창업주 문흥렬 회장, 최근 장남 문성준 사장 중심으로 승계가 진행 중) 계열의 디스플레이·반도체 검사·리페어 장비 업체다. 핵심은 OLED 패널 검사·리페어 장비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이다. 최근 확장축은 AI반도체 패키징용 차세대 소재인 유리기판(글래스 코어 기판)의 검사·리페어 장비와 2차전지 검사장비다. 여기까지는 이 연재에 이미 나온 동아엘텍·로체시스템즈·에프엔에스테크·아바텍과 같은 축의 디스플레이 장비주로 보이지만, HB테크놀러지에는 다른 회사에 없는 축이 하나 더 있다 — 2021년 HB그룹이 계열사 HB테크놀러지·HB솔루션을 통해 반도체 열처리장비 업체 HPSP(당시 비상장, 사모펀드 '프레스토 제6호' 경유)의 지분을 각각 11.98%·12.55%(HB테크놀러지 취득가 124억원) 확보한 투자다. HPSP가 2022년 상장한 뒤 AI반도체 장비 랠리를 타며 지분가치가 크게 불었고, 이후 이 지분의 공정가치 평가손익이 HB테크놀러지의 순이익을 검사장비 본업보다 더 크게 흔드는 구조가 됐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1,481 | 69 | 272 |
| 2023 | 1,116 | -221 | 793 |
| 2024 | 1,624 | -165 | -516 |
| 2025 | 1,603 | 62 | 284 |
매출은 1,100억~1,600억원대에서 등락하고, 영업이익은 2023~2024년 2년 연속 적자였다가 2025년 6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문제는 순이익이다. 2023년은 영업적자(-221억) 속에서도 순이익 793억원, 반대로 2024년은 영업손실(-165억)보다 훨씬 큰 순손실(-516억)을 냈다 —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방향조차 맞지 않는다. 정확한 손익 항목 구성은 공시 원문 없이 단정할 수 없어 확인되지 않지만, HB테크놀러지가 오랫동안 HPSP 지분이라는 대형 비영업 자산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 괴리를 설명하는 유력한 정황이다. 시가총액 1,818억원에 PER 3.9배·PBR 0.64배·ROE 16.5%(플랫폼 산식, TTM)로, 피어 그룹(디스플레이, 22개사 PER 중앙값 8.3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다만 이 낮은 PER은 검사장비 본업의 이익력이 아니라 반도체 지분평가라는 비영업 손익이 섞인 순이익 위에 서 있다는 점을 먼저 짚어야 한다.
왜 스크리너 565위인가
원점수 58.2(전 종목 순위 기준 중위권)가 정규화 눈금(평균 50·표준편차 15)으로 옮겨지며 60.7점이 되는데, 이 시점에 이미 저평가 컷(67.2점)에 6.5점 못 미친다. 여기에 소속 산업(디스플레이)의 6개월 수익률이 하위 밴드(-29.0%)라는 이유로 순환매 -5.0점, 저변동성 -0.6점이 더 깎여 최종 55.1점이 됐다. 즉 가점을 얹어 여기까지 올라온 자리가 아니라, 정규화 단계부터 컷에 못 미쳤고 업종 부진까지 겹쳐 더 멀어진 경우다. 3개월 주가가 -40.5% 급락한 이력, 그리고 현재 주가가 52주 변동밴드의 7% 지점 — 즉 저점 근처에 붙어 있다는 것도 이 업종 부진과 맞물려 있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유리기판(글래스 코어 기판) 검사·리페어 장비. AI반도체 패키징용 차세대 기판 소재로 부상한 유리기판 분야에서 SKC 앱솔릭스에 파일럿 양산용 검사·리페어 장비를 초도 납품했고, 중국 패널사 티엔마에도 2024년 10월 40억~50억원 규모 공급 실적을 냈다. 2026년 5월에는 유리기판 관련 매출이 본격화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5거래일 만에 60% 폭등했다. 다만 이는 테마성 재평가였고, 유리기판 사업의 실제 연간 매출 기여 규모는 공시로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는다.
② OLED 패널 검사장비 본업 회복. 2024년 11월 삼성디스플레이와 118억원(직전 매출액 대비 10.6%)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 11월에는 OLED 8.6세대 라인용 대형 장비 수주도 확대했다. 이 본업 회복이 2025년 영업이익 흑자전환(62억원)을 이끈 축으로 보인다.
③ 2차전지 검사장비로 영역 확장. 회사는 2024년 7월 "유리기판과 2차전지 검사장비 등 신성장 사업이 순항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수주처·규모는 뉴스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④ HPSP 지분이라는 별도 자산 축. 2025년 5월 HPSP 최대주주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의 '리캡'을 통해 HB테크놀러지·HB솔루션이 투자금 일부를 중간 회수했고, 2025년 2월에는 MBK파트너스가 HPSP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매각이 완결되면 대규모 현금 유입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검사장비 본업과는 별개의 이벤트이며 시점·규모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리스크
가장 먼저 짚을 것은 회계 신뢰도다. 2024년 7월 내부결산 대비 감사보고서 수치 차이가 과다해(사업보고서 확정 전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 — 흑자에서 적자로 정정)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이후 감경 사유로 최종 미지정). 업종 순환매도 하위권이다. 디스플레이 업종 6개월 수익률이 하위 밴드에 있다는 점수 산식의 신호는 3개월 주가 -40.5% 급락과 부합한다. 지분 희석도 진행 중이다 — 2026년 7월 8회차 전환사채 전환청구권 행사로 220만주가 신주로 풀렸고, 같은 달 최대주주(에이치비콥) 측 보유비율이 2.87%p 줄었다. 5월에는 자사주 18.4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지배구조도 단순하지 않다. HB그룹은 문흥렬 회장에서 장남 문성준 사장으로 승계가 진행 중이며 '옥상옥' 지주회사(HB지주) 신설 등 구조가 복잡하고, 이익의 상당 부분이 그룹 차원의 별도 투자(HPSP 지분)와 얽혀 있어 검사장비 본업 실적만으로 회사를 평가하기 어렵다. 2026년 5월에는 두 차례(지정→해제→재지정 예고) 투자경고종목 절차를 밟기도 했다 — 단기 수급 쏠림이 반복된 종목이라는 뜻이다.
가치함정 해부 — 왜 red인가
가치함정 점수 5점(red)은 세 갈래가 겹친 결과로 읽힌다. 첫째, 순이익의 비영업성. 표의 4년치 숫자는 극심한 변동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업이익보다 HPSP 지분평가손익(추정)이라는 비영업 항목이 순이익을 지배해왔다는 정황이 뉴스로 추적된다. PER 3.9배는 이 뒤섞인 순이익 위에 서 있어, 검사장비 본업의 밸류에이션으로 그대로 읽을 수 없다. 둘째, 공시 신뢰도 훼손. 2024년 흑자→적자 정정 사건은 시장이 이미 발표된 실적을 사후에 다시 믿어야 했던 사례다. 결산 초기 추정치와 감사 결과가 크게 어긋났다는 뜻이고, 다음 결산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셋째, 테마성 수급. 유리기판 테마로 5거래일 만에 60% 급등했다가 3개월 만에 -40.5%로 되돌림 — 이 진폭 자체가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수급이 가격을 만들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의 낮은 PER·PBR은 사업가치가 재평가된 결과라기보다, 급등분이 빠지고 남은 잔여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종합하면 이 종목의 낮은 배수는 "싸다"의 근거가 아니라 "설명이 필요한 숫자"에 더 가깝다.
종합
HB테크놀러지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회사로 출발했지만, 지금 이 회사의 순이익 곡선을 그리는 손은 검사장비 매출이 아니라 HPSP라는 반도체 장비주 지분이다. 유리기판·2차전지 검사장비로의 사업 확장은 방향성 자체는 실체가 있지만 아직 매출 기여가 재무제표에서 뚜렷이 분리되지 않고, 회계 신뢰도 이슈와 반복된 투자경고 지정까지 겹쳐 가치함정 경고가 뜬 데는 근거가 있다. 확인할 것: ① 2026년 3분기 이후 유리기판·2차전지 검사장비 매출이 별도 항목으로 공시되는지, ② HPSP 지분 매각(또는 추가 리캡)의 최종 정산 규모와 시점, ③ 다음 결산에서 내부결산과 감사보고서 수치가 다시 어긋나지 않는지.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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