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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600-550] 삼립 - 저PER이 아니라 적자다, 안전사고와 오너 배당 사이의 빵 회사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01~600위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저평가가 아닙니다 — 저평가 컷(67.2점)에 미치지 못한 '적정' 판정 종목들을 다룹니다. 550위 삼립(005610, 옛 SPC삼립).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5.7점 — 저평가 컷에 11.5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빵보다 사고와 배당이 더 화제인 회사
삼립은 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 등을 거느린 SPC그룹(2026년 3월 지주사 개편 이후 상미당홀딩스)의 핵심 상장 계열사다. 삼립호빵·정통보름달 같은 스테디셀러부터 포켓몬빵으로 대표되는 캐릭터 협업 제품, 편의점·대형마트향 베이커리 유통까지 담당한다. 사업은 크게 베이커리(제빵)와 푸드(HMR·유통) 두 축이다. 회사명은 2026년 3월 'SPC삼립'에서 'SPC'를 뗀 '삼립'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브랜드 정리라기보다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넘어가면서 SPC라는 이름을 지주사(상미당홀딩스) 쪽에 넘긴 결과에 가깝다.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허영인 회장·허진수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있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33,145 | 895 | 532 |
| 2023 | 34,333 | 918 | 502 |
| 2024 | 34,279 | 950 | 865 |
| 2025 | 33,705 | 387 | 140 |
2025년까지도 이익은 이미 반토막이었다(영업이익 -59%). 그런데 2026년 상반기는 더 나쁘다. 2월 시화생산센터 화재로 1분기 영업손실 43억원을 낸 뒤 2분기 포켓몬 30주년 신제품과 수출 호조로 영업이익 1.1억원까지는 회복했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영업손실 42억원·당기순손실 99억원이다. 매출은 1조660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 늘었는데 이익은 통째로 사라졌다는 뜻이다. 이 적자가 최근 12개월 실적에 반영되면서 PER은 -141.9배로 찍힌다 — 저PER로 읽을 수치가 아니라 적자 그 자체를 말하는 숫자다. PBR은 0.73배, 시가총액 3,534억원. 피어그룹(식품/음료, 49개사)의 PER 중앙값은 9.39배인데 삼립은 이익이 없어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6개월 주가는 -18.9%, YTD -21.1%로 이 실적 부진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다.
왜 스크리너 550위인가
원점수는 30.0으로 전 종목 중 하위권 순위다. 이것이 정규분포 변환(평균 50·표준편차 15)을 거쳐 정규화 50.5점이 된다. 여기에 소속 산업(식품/음료) 6개월 수익률이 밴드 중간이라 순환매 가점은 0, 대신 주가 변동성이 낮아 저변동성 가점 +5.2가 붙어 50.5 + 5.2 = 55.7점으로 마감했다. 저평가 컷 67.2점에는 11.5점 못 미친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이다. 숫자로 정직하게 말하면, 이 순위는 밸류에이션이 싸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원점수 자체가 하위권이고, 낮은 변동성 하나가 점수를 떠받치고 있다.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회사의 주가가 조용하다는 건 '안정적'이라기보다 '거래가 붙지 않는다'에 가까운 해석도 가능하다.
신사업·성장 동력 — 수출과 IP가 버팀목이다
① 글로벌 수출 확대. 2분기 흑자전환의 실제 원동력은 국내 베이커리가 아니라 수출이었다. 북미 시장에 호빵·크림빵·약과 등 K-푸드 라인업을 넓히고 있고, 회사 스스로도 2분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 "글로벌 수출 호조"를 꼽았다. 다만 지역별 매출 비중은 공시되지 않아(2026년 상반기 유통업계 수출 비교 조사에서도 삼립은 이 이유로 제외됨) 수출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② 포켓몬 IP·캐릭터 협업. 2026년 포켓몬 30주년을 맞아 역대 최다인 1,013종 띠부씰을 담은 신제품을 냈고, 이 판매 호조가 2분기 베이커리 부문 실적 개선에 실제로 기여했다. 2022년 포켓몬빵 신드롬 이후로도 캐릭터 IP 협업이 실적을 방어하는 카드로 반복 사용되고 있다는 뜻인데, 이는 구조적 성장동력이라기보다 분기별 이벤트성 매출에 가깝다.
③ 건강·프리미엄 라인. 저당·고단백을 앞세운 'Project:H'와 '파란라벨' 브랜드로 건강지향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고, 즉석면 브랜드 '하이면'은 HMR(가정간편식)·B2B 식품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축이다. 다만 이들 신브랜드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성장률은 별도로 공시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는다.
④ 거버넌스 정비. 2026년 8월 김앤장·법무법인 광장 출신 인사를 준법지원인으로 새로 선임했다. 잇단 안전사고와 노무 이슈로 흔들린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다잡으려는 시도로 읽히지만, 이것이 실제 사고 재발을 막을지는 지켜볼 문제다.
리스크
이 구간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실적을 갉아먹은 것은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사업장 안전 문제다. SPC그룹 계열 사업장에서는 2022년 SPL 평택공장, 2023년 샤니 성남공장에 이어 2025년 5월 삼립 시화생산센터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6년 2월에는 같은 시화공장에서 화재로 재고자산 손실이 났고(근로자 3명 부상, 500명 대피), 4월에는 손가락 절단 사고까지 겹쳤다. 이 사고 여파가 상반기 42억 영업손실·99억 순손실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망사고 관련 형사재판('SPC 노조탄압 공판')은 2026년 8월 기준 100회를 넘겨 진행 중이고, 대표이사도 관련 조사·소환 대상에 올랐던 사안이다. 여기에 지배구조 리스크가 겹친다. 상반기 순손실을 낸 시점에 허영인 회장·허진수 부회장 등 오너 일가에게 17억원이 넘는 배당이 지급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 안전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현금이 오너가로 먼저 흘렀다는 지적이다. 9월부터 빵 50여종 가격을 평균 9%대 인상하는 계획도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기는 결정이라 반발 소지가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무보증사채 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시화공장 화재·안전사고 여파로 베이커리 부문 수익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확인된다.
종합
삼립은 "싸서 여기 있는 게 아니다"라는 이 구간의 전형이다. 원점수 30.0은 실적이 실제로 무너졌기 때문이고, 55.7점이라는 최종 점수도 낮은 주가 변동성이 떠받친 결과지 밸류에이션 매력이 만든 자리가 아니다. PER이 음수라는 것부터가 "싸다"는 말을 쓸 수 없는 상태임을 보여준다. 투자 판단에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3분기 이후 안전사고 없이 정상 가동이 이어지는지. 둘째, 9월 가격 인상이 판매량 감소 없이 이익률 회복으로 이어지는지. 셋째, 상반기와 같은 시기에 오너가 배당이 반복되는지 — 안전투자와 주주환원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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