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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600-532] 서호전기 - 항만 크레인의 뇌를 만드는 회사, 그러나 싼 값은 아니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31~540번 구간입니다. 532위 서호전기(06571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6.0점 — 저평가 컷(67.2점)에 11.2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항만 크레인의 '뇌'를 만드는 회사 서호전기는 1981년 설립된 항만·조선용 크레인 전기제어시스템 전문기업이다. 크레인을 실제로 움직이는 인버터(전력변환) 하드웨어는 자회사 서호드라이브가 만들고, 서호전기 본체는 크레인을 구동·제어하는 소프트웨어(자동화 로직)를 맡는 분업 구조다. 국내에서는 2024년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항만으로 개장한 부산신항 서컨 2-2·2-5단계에서 컨테이너크레인(QC) 제어시스템과 무인 야드자동화크레인(ATC), 터미널운영시스템을 담당했고, 2-6단계 후속 사업과 진해항·광양항·인천항으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해외에서는 싱가포르항만공사(PSA)와 중국 ZPMC(상하이전화중공업, 세계 최대 크레인 제조사) 등이 주요 고객이다. 최대주주는 이상호 회장(지분 54.32%)으로, 2026년 4월 한국전기산업진흥회 제15대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연도 매출(억원) 영업이익(억원) 순이익(억원) 2022 602 125 113 2023 662 130 155 2024 465 16 115 2025 1,166 253 207 2025년 매출 1,166억원(+151% YoY)·영업이익 253억원(영업이익률 21.7%)·순이익 20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크레인 수주가 이어진 결과다. 반면 2024년은 매출이 465억원까지 줄고 영업이익이 16억원으로 주저앉은 수주 공백기였는데, 그 해 순이익이 115억원까지 벌어진 건 영업이 아니라 영업외 요인이다 — 데이터팩 원천에서 그 해 순이자수익 23억원과 일회성 이익(Unusual Items) 37억원이 확인된다. 크레인 사업 자체가 약했던 해를 금융·일회성 이익이 가려준 셈이다. 멀티플은 PER 13.3배·PB...

[스크리너 톱600-546] 대한화섬 - 영업적자 회사의 순이익은 어디서 오나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41~550번 구간입니다. 546위 대한화섬(00383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5.8점 — 저평가 컷(67.2점)에 11.4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이 떠 있고, 그 이유는 뒤에서 따로, 더 엄격하게 뜯어봅니다.

폴리에스터 원사 회사, 그런데 자산의 절반 이상은 원사가 아니다

대한화섬은 태광그룹(이호진 전 회장 일가 지배) 계열의 폴리에스터 원사·펠트 제조업체다. 태광산업이 만드는 PTA(원료)를 사다 가공해 판매한다 — 2026년 3분기 태광산업과의 상품·용역 거래 계획액이 245억원(매입 243억원)으로, 2025년 연간 매출(1,082억원)의 약 23%에 해당한다. 그런데 재무제표를 열어 보면 이 회사의 진짜 무게중심은 원사가 아니라 지분에 있다. 2026년 1분기 말 총자산 8,423억원 가운데 관계기업 지분(2,937억원)과 매도가능증권(3,424억원)을 더한 금융자산이 6,361억원(75%)이고, 임대용 투자부동산(847억원)까지 더하면 영업과 무관한 자산이 전체의 86%에 이른다. 공장 설비(유형자산 순액)는 180억원뿐이다. 대한화섬은 계열사 티시스 지분 31.6%, 롯데홈쇼핑 지분 10.21%(태광 측 합계 44.98%, 롯데쇼핑과 20년째 경영권 다툼 중), 흥국생명 지분 10.43%를 들고 있다 — 폴리에스터를 만드는 회사라기보다 태광그룹의 지분 보관함에 가깝다.

연도매출(억원)영업이익(억원)순이익(억원)
20221,50964334
20231,34422104
20241,238-15-25
20251,082-7396

매출은 4년 연속 줄었고(1,509억→1,082억원, -28%), 영업이익은 2023년부터 사실상 적자권에 머물다 2025년 -73억원으로 폭이 커졌다. 순이익은 영업손익과 따로 논다 — 2022년 334억원 흑자, 2024년만 -25억원 적자, 2025년 다시 96억원 흑자다. 시가총액 1,547억원(주가 116,500원) 기준 PER 12.1배·PBR 0.22배·ROE 1.8%다. PBR만 보면 싸 보이지만, PER은 피어 그룹(섬유/의류 27개사 중앙값 8.61배)보다 오히려 40%가량 비싸다. '저평가'라는 인상은 PBR 한 칸에서만 나온다.

왜 스크리너 546위인가

원점수는 31.6점으로 전 종목(약 1,500개) 가운데 하위권이다. 이 원점수가 순위 기반 정규분포 변환(평균 50·표준편차 15)을 거쳐 정규화 51.2점이 되고, 여기에 순환매 가점 +0.0(섬유/의류 산업의 6개월 수익률이 -15.6%로 밴드 중간)과 저변동성 가점 +4.6이 더해져 최종 55.8점이다. 컷(67.2점)에는 11.4점 모자란다. 이 구간(541~550번)에는 원점수가 컷을 넘겼다가 감점으로 밀려난 종목이 없다. 대한화섬도 원점수 자체가 하위권이었고 정규화 이후에도 격차가 크다 — 저변동성 가점 4.6점이 순위를 다소 끌어올렸을 뿐, 밸류에이션이 이 자리를 만든 게 아니다.

사업의 실체 — 가동률과 순이익의 정체

본업 쪽 움직임은 소박하다. 대한화섬은 국내 화섬 업체 중 유일하게 복합사·직방사 설비를 동시에 가동하는 곳으로, 연산 CAPA 4,800톤 중 3,000톤 수준(가동률 약 62%)만 돌리며 아이템 다변화로 생존을 모색 중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2026년 8월 한국섬유신문 보도). 매출 확대보다 손실 축소에 가까운 구조로, 2023~2025년 3년 연속 영업적자(-22억→-15억→-73억원)가 이를 보여준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265억원, 영업손실은 6.4억원으로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같은 분기 순이익은 110억원이다. 영업은 6.4억원 손실인데 순이익은 110억원 흑자 — 100억원 넘는 격차를 재무제표에서 추적하면 순이자수익 39억원과 기타 비영업손익 55억원이 큰 축이다. 개별 지분법손익·평가손익까지 구분한 공시는 확인되지 않지만, 관계기업(티시스·롯데홈쇼핑·흥국생명 등으로 추정) 지분에서 나오는 지분법이익이나 배당·이자 수익이 본업 손실을 상쇄하는 구조로 보인다. 최근 4개 분기(2025년 2분기~2026년 1분기) 합산으로도 영업손익은 -77억원 적자인데 순이익은 128억원 흑자다 — 지금 PER 12.1배의 분모는 사실상 전액이 비영업 이익이라는 뜻이다.

가치함정 해부 — 저PBR의 대가

싼 PBR에는 세 가지 대가가 따라붙는다. 첫째, 주주환원이다. 태광산업·대한화섬·흥국화재 3개 상장사의 최근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1.3%에 불과하다(2026년 7월 트러스톤자산운용 발표). 금융자산만 6,361억원을 쌓아 놓고도 배당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둘째, 유통주식이다. 총발행주식 132.8만주 중 자사주가 24.7만주(18.6%)이고, 실제 유통 주식은 108.1만주뿐이다 — 국내 상장사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적은 발행주식 수로, 주가가 11만원대에 형성돼 있는 이유이자 거래가 얇은 이유이기도 하다. 셋째, 제도적 낙인이다. 한국거래소는 2026년 11월부터 저PBR 상장사를 공개하는데, 대한화섬은 PBR 0.18~0.22배 구간 종목으로 이미 거론되고 있다(2026년 7월 보도). 자산은 쌓여 있지만 주가로도 배당으로도 흘러나오지 않는 구조 — red 깃발이 가리키는 것이 정확히 이것이다.

리스크

업황 리스크는 익숙하다 — 폴리에스터·화섬 시장은 중국발 공급과잉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대한화섬은 이미 저가동률로 버티는 중이다. 지배구조 리스크는 더 복잡하다. 롯데홈쇼핑 지분(10.21%)은 20년째 롯데쇼핑과의 경영권 분쟁에 묶여 최근 대표이사 해임 소송까지 번졌다 — 배당·매각으로 현금화되기보다 법정 다툼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 티시스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일가 사익편취 핵심 계열사'로 지목한 곳인데, 대한화섬이 그 2대 주주(31.6%)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배당 확대·액면분할 압박은 태광산업을 직접 겨냥하지만, 배당성향 통계에는 대한화섬이 나란히 이름을 올린다 — 그룹 차원의 주주환원 정책 변화 없이는 대한화섬 혼자 달라질 이유도 없다.

종합

대한화섬은 '싸다'는 신호(PBR 0.22배, 총자산 대비 금융자산 75%)와 '이미 비싸다'는 신호(PER 12.1배, 피어 중앙값보다 40% 높다)가 공존하는 사례다. 그 사이를 메우는 것은 본업 성장이 아니라 계열사 지분에서 나오는 비영업 이익과 극단적으로 얇은 유통주식이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11월 KRX 저PBR 공개 이후 배당정책에 실질적 변화가 있는지, 2분기 이후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지는지, 트러스톤의 압박이 태광산업을 넘어 계열사 전반으로 번지는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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