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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500-494] 유한양행 - 렉라자 마일스톤이 가린 유통업 마진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91~500번 구간입니다. 494번 유한양행(00010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6.9점 — 저평가 컷(67.2점)에 10.3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고, 렉라자(레이저티닙)로 유명한 국내 대표 제약사이니만큼 이 글은 그 깃발의 정체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약을 팔고, 생활용품을 팔고, 신약 로열티를 받는 회사
유한양행은 1926년 유일한 박사가 설립해 2026년 창립 10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제약사다. 사업은 세 갈래다.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판매를 대행하는 처방약 유통에 자체 개발 제품(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로수바미브')을 얹은 약품사업, 생활용품·건강기능식품의 생활건강사업, 원료의약품(API) 수출과 렉라자 로열티가 들어오는 해외사업. 시장에는 '렉라자 회사'로 통하지만 매출 절대다수는 여전히 약품 유통과 생활용품에서 나온다 — 이 구도가 뒤에서 다룰 가치함정 깃발의 출발점이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17,758 | 360 | 951 |
| 2023 | 18,590 | 570 | 1,362 |
| 2024 | 20,678 | 549 | 707 |
| 2025 | 21,866 | 1,044 | 1,941 |
매출은 4년째 꾸준히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0%→3.1%→2.7%로 정체하다 2025년 4.8%로 튀었다. 순이익은 2024년 707억원에서 2025년 1,941억원으로 174% 뛰어 매출 증가율(5.7%)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가파르다 — 이 격차의 정체는 뒤에서 다룬다. 시가총액 6조2,500억원, 주가 84,900원 기준 TTM PER 29.4배·PBR 2.71배·ROE 9.2%다. 주가는 최근 한 달 20.8% 반등했지만 6개월 -23.0%, 연초 대비 -24.5%로 여전히 눌려 있다.
왜 스크리너 494위인가
원점수 50.5(중위권)가 정규화를 거치면 58.0점이 되는데, 저평가 컷(67.2점)보다 이미 9.2점 낮다. 소속 산업(제약/바이오)의 6개월 수익률이 하위 밴드(-31.6%)라 순환매 -5.0, 저변동성 +3.9가 붙어 순가감은 -1.1점 — 최종 56.9점이다. 가감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뜻이고, 판정선 아래 있는 근본 이유는 애초에 정규화 점수 자체가 컷을 넘길 만큼 높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가점으로 끌어올려진 자리도, 감점으로 밀려난 자리도 아니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렉라자·API·CDMO 쌍끌이. 2026년 2분기 매출 6,395억원·영업이익 669억원으로 모두 분기 최대다. 로수바미브 상반기 468억원(+22.3%), 라이선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3억원 늘었다. API 자회사 유한화학은 5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약 2,102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고, 안산·화성 두 공장에 400억원을 추가 출자해 CDMO 설비를 늘리는 중이다.
② 포스트 렉라자 파이프라인. 5월 R&D데이에서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 2026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 MASH 치료제 YH25724 등 5개 후보를 내세웠다. SOS1 억제제 YH44529는 하반기 임상 1상 진입 예정이다. 임상 성패나 상업화 시점, 렉라자급 기술수출 재현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는다.
③ 주주환원 확대. 2025~2027년 평균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목표로 걸고 2025년 실제 43%를 달성했다(결산배당 448.7억원). 6월경 보통주·우선주 포함 4,253억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 발행주식수가 7.5% 줄었다. 8월 19~21일 국내 기관 대상 NDR로 실적·주가 괴리에 대한 소통도 강화했다.
가치함정 해부 — 숫자 세 개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첫째, 이익의 성격이다. 2025년 순이익 급증(707억→1,941억원)의 배경에는 렉라자 마일스톤 6,000만달러(약 830억원)와 로열티 약 100억원이 있다. 마일스톤은 임상·허가 단계를 하나씩 넘을 때 한 번 들어오는 항목으로, 매년 반복되지 않는다. 2025년 영업이익 1,044억원 중 이 비중이 커, 표면적 PER 29.4배는 매년 재현될 이익이 아니라 그 해 유독 크게 들어온 이익 위에 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34.5%)는 라이선스(로열티) 수익 343억원 증가가 이끌었다는 점에서 마일스톤 의존도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로열티도 미국 판매량에 연동돼 변동성이 크긴 마찬가지다.
둘째, 본업 마진이다. 영업이익률은 2022~2024년 2.0%→3.1%→2.7%로 국내 대형 제약사 중에서도 낮았다. 매출 다수가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판매를 대행하는 유통 성격 처방약과 마진이 얇은 생활용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마일스톤·로열티가 없었다면 2025년 영업이익률도 4.8%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회사'라는 이름과 달리,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업부의 성격은 신약보다 유통업에 가깝다.
셋째, PER의 피어 비교다. 금융 매체가 흔히 인용하는 '동일업종 평균 PER'(약 43배)과 비교하면 유한양행(29.4배)이 싸 보인다. 그런데 이 평균은 이익이 거의 없는 고성장 바이오텍들이 끌어올린 값이다. 플랫폼이 쓰는 제약/바이오 피어 72개 그룹의 중앙값은 13.44배 — 유한양행의 PER은 이 중앙값의 2.2배다. 실제로 SK증권은 8월 초 밸류에이션 방식을 동종업체 평균 PER 기준으로 바꾸며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낮췄다. "업종 평균보다 싸다"와 "피어 중앙값보다 두 배 넘게 비싸다"가 동시에 성립하는 게 이 가치함정의 핵심이다 — 비교 기준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뒤집힌다.
리스크
8월 24일 자회사 유한화학 안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50대 근로자가 배관 오버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해 노동부에 보고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남은 변수다. 렉라자의 미국 시장 침투율이 기대치를 밑돈다는 진단이 8월 중 반복 보도됐고, 신약가치 추정이 약 2.8조원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총주주수익률(TSR)은 -37.5%로 국내 5대 제약사 중 가장 낮다 — 실적은 사상 최대인데 주가는 뒷걸음질치는 역설이다. 처방약(로수바미브 등)은 약가인하 정책(PVA)에 주기적으로 노출돼 9월에도 관련 품목이 8% 안팎 추가 인하된다.
종합
유한양행은 '렉라자 회사'로 통하지만, 그 효과를 걷어내면 얇은 유통 마진의 얼굴이 드러난다. 본업의 낮은 마진, 마일스톤이 밀어올린 트레일링 이익, 피어 중앙값 대비 여전히 비싼 PER — 이 세 가지가 겹쳐 판정선 아래 '적정'에 머문다. 확인할 것: ① 하반기~2027년 렉라자 로열티가 마일스톤 없이도 순이익 증가세를 유지하는지, ② 포스트 렉라자 후보(특히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결과, ③ 안산공장 중대재해의 처벌 수위와 재발 방지 조치.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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