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추천 가젯

[스크리너 톱500-450] 하이록코리아 - 시가총액 절반이 현금인 무차입 관이음쇠 회사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41~450번 구간의 마지막 글입니다. 450위 하이록코리아(01303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8.5점 — 저평가 컷(67.2점)에 8.7점 모자란 '적정' 판정 입니다. 석유화학 배관공에서 조선·반도체 협력사로 하이록코리아는 1977년 설립돼 1989년 코스닥에 상장한 정밀 기자재 업체다. 주력 제품은 고온·고압 환경에서 유체·기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초정밀 관이음쇠(피팅)와 밸브 — 배관을 이어붙이고 압력을 견디게 하는, 눈에 띄지 않지만 없으면 플랜트가 안 돌아가는 부품이다. CNC 선반·MCT 머신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구조라 진입장벽이 높고, 국내에서는 성광벤드·태광과 함께 '피팅 3사'로 묶인다. 원래는 석유화학 플랜트 계장용 피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던 회사였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조선·해양·반도체·원자력·철도·방위산업까지 공급처가 넓어졌다. 2025년 조선 매출은 260억원(2022년 142억원 대비 +83%), 해양 매출은 225억원(2022년 98억원 대비 +129%)으로 늘었고, 한때 302억원(2022년)까지 갔다가 161억원(2024년)으로 꺾였던 반도체 매출도 193억원(2025년)으로 회복 중이다. 세 부문 합계는 678억원으로 2025년 전체 매출 2,146억원의 31.6% — 아직은 석유화학·발전 중심 매출이 더 크다. 연도 매출(억원) 영업이익(억원) 순이익(억원) 2022 1,829 407 339 2023 1,888 519 473 2024 1,905 501 475 2025 2,146 589 503 4년 내내 흑자가 이어졌고 영업이익률은 22~27%를 유지했다. 2026년 1분기 매출 541억원(+10.4%)·영업이익 127억원(+23.6%)에 이어 2분기(잠정) 매출 592.5억원(+9.1%)·영업이익 169.9억원(+3.4%)·순이익 148억원, 2분기 영업이익률은 28.7%까...

[스크리너 톱500-468] 제일약품 - 도입약 유통사에서 신약 지주사로, 아직 본체는 적자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61~470번 구간입니다. 468위 제일약품(27198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7.8점 — 저평가 컷(67.2점)에 9.4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여기에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이 떠 있어, 점수보다 깃발을 먼저 읽어야 하는 글입니다.

도입약 유통사에서 신약 지주사로 — 아직 절반쯤 건넌 다리

제일약품은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 제약사의 전문의약품(ETC)을 국내에 대신 팔아주는 상품 유통으로 업계 10위권 외형을 키운 회사다. 문제는 그 구조가 만성 저마진이었다는 점 — 도입 상품은 원가율이 높아 매출은 커도 이익은 안 남는다. 이 회사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유통사가 아니라 신약 지주사로 바뀌는 중이기 때문이다. 2020년 설립한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제일약품 지분 약 44.6~45.0%, 최대주주)가 2024년 4월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위식도역류질환 P-CAB 계열)를 허가받아 동아에스티와 공동판매 중이고, 온코닉은 202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케이캡(HK이노엔)이 연 P-CAB 시장에 후발로 들어와 2026년 상반기 매출 645억원(전년 대비 1.5배)까지 키우며 시장 2위 자리를 대웅제약 펙수클루로부터 가져온 것이 지금 제일약품 서사의 중심이다. 반대편에는 옛 구조가 있다 — 2025년 화이자와의 코프로모션 계약이 끝나며 상품매출이 급감했고, 제품 매출은 +19.8%로 늘었지만 상품 매출은 -28.4%로 빠졌다.

연도매출(억원)영업이익(억원)순이익(억원)
20227,222-133-131
20237,2648950
20247,045-185-300
20255,672210234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19.5% 줄어든 건 실적 악화가 아니라 코프로모션 종료로 상품 매출 창구 하나가 통째로 닫힌 결과다. 그런데도 영업이익·순이익은 나란히 흑자 전환했다 — 저마진 상품 매출이 빠지고 고마진 자큐보 매출이 그 자리를 채우면서 원가율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원가율 2022년 상반기 78.1%→2026년 상반기 59.3%). 시가총액 1,485억원에 PER 7.3배, PBR 0.70배, ROE 9.7%(TTM, 플랫폼 산식). 피어(제약/바이오, 72개사) PER 중앙값 13.67배의 절반 수준이다.

왜 스크리너 468위인가

원점수 53.0(전 종목 순위 기준 중하위권)은 정규화를 거쳐 58.8점이 됐고, 여기서 이미 저평가 컷(67.2점)에 못 미쳤다. 이후 순환매 -5.0(소속 산업 제약/바이오의 6개월 수익률이 -31.6%로 밴드 하위권)과 저변동성 +4.0이 거의 상쇄돼(정규화 58.8 + -1.0 = 57.8) 최종 57.8점이다. 이 종목은 앞 회차의 감점형·가점형 어느 쪽도 아니다 — 정규화 단계에서부터 컷 아래였고, 그 뒤의 가감은 결과를 크게 바꾸지 못했다. 가치함정 점수는 6점, red다. 원가구조 개선과 자큐보 성장이라는 좋은 재료가 있는데도 순위가 낮은 이유는 바로 이 깃발과 업종 순환매 부진에 있다.

red 깃발의 해부 — 연결은 좋아지는데 본체는 아직 적자다

표면적인 연간 숫자만 보면 2025년 흑자 전환은 안심할 재료로 보인다. 그런데 2026년으로 들어오면 균열이 보인다. 2분기(연결) 매출은 1,466억원(+6.5%)으로 늘었는데 영업손실 70억원, 순손실 67억원으로 다시 적자 전환했다. 더 중요한 건 별도(제일약품 단독, 온코닉 실적 제외) 기준이다 — 상반기 별도 영업손실 125억원, 순손실 124억원. 수익을 내는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연결에 잡히는데도 회사 전체가 적자였다는 뜻은, 제일약품 본체(도입약 유통 + 자체 제품)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는 이를 "중장기 성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 설명하지만, 어느 항목에 얼마가 들어갔는지 세부 공시는 확인되지 않는다. 주가도 이 흐름을 따라갔다 — 6개월 -30.6%, YTD -33.3%, 52주 밴드 위치 17%(연중 최저권). 2025년 실적 개선이 만든 저PER·저PBR이 이번엔 "왜 이렇게 쌌는데도 더 빠지나"로 뒤집힌 자리라는 점에서, 이 종목은 전형적인 가치함정 후보다. 다만 업종 전체(제약바이오 PBR 1배 미만 90곳)가 함께 눌린 국면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 회사 고유 리스크와 업종 리스크가 겹쳐 있어 어느 쪽이 본질인지는 3분기 실적으로 갈릴 것이다.

성장 동력 — 온코닉이라는 지분, 그리고 자큐보 다음

① 온코닉테라퓨틱스 지분가치, 모회사 시총을 웃돈다. 제일약품이 보유한 온코닉 지분은 약 44.6~45.0%다. 온코닉의 2026년 8월 시가총액은 약 6,500억~7,200억원대로 거래됐다(코스닥 476060) —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약 2,900억~3,200억원이다. 제일약품 자체 시가총액(1,485억원)의 두 배 안팎이다. 물론 온코닉은 연결 자회사라 실적이 이미 제일약품 재무제표에 반영돼 있고, 두 회사의 시장가치를 단순 합산해 "저평가"라 부르는 건 성급하다 — 상장 자회사 지분가치와 모회사 주가의 괴리(전형적인 지주사 디스카운트)는 국내 증시에서 드물지 않다. 그럼에도 이 격차 자체는 왜 이 종목이 싼지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다. 승계를 준비 중인 오너 3세 한상철 대표(제일파마홀딩스 지분 10%대 진입)가 향후 온코닉 배당 확대나 지분 활용을 승계 재원으로 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다만 구체적 계획은 확인되지 않는다.

② P-CAB 경쟁 구도 — 케이캡·펙수클루와의 3파전. 국내 P-CAB 시장은 HK이노엔 케이캡(선발·1위), 온코닉 자큐보(자스타프라잔), 대웅제약 펙수클루(펙수프라잔) 3사 체제다. 2026년 들어 자큐보가 매출 규모에서 펙수클루를 앞서며 2위로 올라섰고, 중국·인도·동남아에서도 세 회사가 각자 파트너사를 통해 나란히 진출 중이다. 자큐보는 2026년 8월 인도 CDSCO 품목허가를 받아 국산 신약 최초로 해외 정식 허가를 획득했고, 인도네시아 덱사 메디카와도 라이선스·공급 계약을 맺었다. 케이캡 대비 후발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있지만, 국내 처방 확대 속도는 세 제품 중 가장 가파르다.

③ 베오바 등 자체 제품 라인 확대. 9월부터 과민성방광 치료제 '베오바정'(비베그론)이 급여 목록에 들어간다. 국내 미라베그론 계열 제네릭이 장악한 약 1,300억원 시장에 새 계열로 진입하는 것으로, 자큐보 이후 두 번째 자체 제품군 확장 시도다. 다만 처방 실적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걸려 2026년 매출 기여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항암 후보물질 JPI-289는 2026년 8월 온코크로스와의 기술도입 개발 계약이 종료돼 파이프라인에서 정리됐다 — 모든 신약 시도가 자큐보처럼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같이 적어 둔다.

리스크

가장 큰 리스크는 위에서 짚은 본체 적자다. 별도 기준 상반기 영업손실 125억원이 하반기에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성석제 대표가 스스로 밝힌 "수익성 반전" 과제의 시험대다. 둘째, 도입 상품 매출 축소는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 코프로모션 재계약이나 신규 도입 없이는 상품 매출이 구조적으로 계속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진다. 셋째, 온코닉 내부거래 의존 — 자큐보의 원천 특허는 제일약품이 갖고 있고 판매망도 공유하는 구조라, 두 회사의 이해관계 조정(로열티·판매수수료 조건 등)이 소액주주 이슈로 번질 여지가 있다. 넷째, 경영 승계 재원 마련 과정에서 온코닉 지분 매각·배당 확대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열린 변수다. 2026년 3월 주총에서 성석제·한상철 각자대표 체제는 재선임으로 일단락됐지만, 장기적 지배구조 방향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

종합

제일약품은 "저마진 도입약 유통사"에서 "고마진 자체 신약 지주사"로 체질을 바꾸는 중이고, 그 증거(원가율 개선, 2025년 흑자 전환, 자큐보의 P-CAB 2위 등극, 온코닉 지분가치가 모회사 시총을 웃도는 구조)는 분명하다. 그런데 정작 전환의 주체인 본체는 2026년 상반기까지도 별도 기준 적자이고, 주가는 52주 밴드 최저권에 머물러 있다. 스크리너 점수 57.8점과 red 깃발은 이 두 얼굴을 동시에 세고 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3분기 별도 실적 — 본체 적자 폭이 축소되는지. 둘째, 베오바의 초기 처방 곡선 — 자큐보 다음 성장축이 실제로 서는지. 셋째, 온코닉 지분을 둘러싼 승계 재원 계획 — 배당·매각 여부에 따라 모회사 주주 몫이 달라진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싸다"보다 "왜 쌀 만큼 쌌는가"를 먼저 물어야 하는 자리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