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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500-468] 제일약품 - 도입약 유통사에서 신약 지주사로, 아직 본체는 적자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61~470번 구간입니다. 468위 제일약품(27198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7.8점 — 저평가 컷(67.2점)에 9.4점 모자란 '적정' 판정 입니다. 여기에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 이 떠 있어, 점수보다 깃발을 먼저 읽어야 하는 글입니다. 도입약 유통사에서 신약 지주사로 — 아직 절반쯤 건넌 다리 제일약품은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 제약사의 전문의약품(ETC)을 국내에 대신 팔아주는 상품 유통으로 업계 10위권 외형을 키운 회사다. 문제는 그 구조가 만성 저마진이었다는 점 — 도입 상품은 원가율이 높아 매출은 커도 이익은 안 남는다. 이 회사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유통사가 아니라 신약 지주사로 바뀌는 중이기 때문이다. 2020년 설립한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제일약품 지분 약 44.6~45.0%, 최대주주)가 2024년 4월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위식도역류질환 P-CAB 계열)를 허가받아 동아에스티와 공동판매 중이고, 온코닉은 202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케이캡(HK이노엔)이 연 P-CAB 시장에 후발로 들어와 2026년 상반기 매출 645억원(전년 대비 1.5배)까지 키우며 시장 2위 자리를 대웅제약 펙수클루로부터 가져온 것이 지금 제일약품 서사의 중심이다. 반대편에는 옛 구조가 있다 — 2025년 화이자와의 코프로모션 계약이 끝나며 상품매출이 급감했고, 제품 매출은 +19.8%로 늘었지만 상품 매출은 -28.4%로 빠졌다. 연도 매출(억원) 영업이익(억원) 순이익(억원) 2022 7,222 -133 -131 2023 7,264 89 50 2024 7,045 -185 -300 2025 5,672 210 234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19.5% 줄어든 건 실적 악화가 아니라 코프로모션 종료로 상품 매출 창구 하나가 통째로 닫힌 결과다. 그런데도 영업이익·순이익...

[스크리너 톱500-482] 동서 - 카누를 팔지 않고 카누의 이익을 받는 회사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81~490번 구간입니다. 482위 동서(02696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7.3점 — 저평가 컷(67.2점)에 9.9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카누를 팔지 않고, 카누의 이익을 받는 회사

동서는 커피믹스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그 회사는 동서식품이고, 동서는 동서식품 지분 50%를 쥔 지주회사 성격의 상장사다(나머지 50%는 미국 몬델리즈의 싱가포르 법인 보유). 동서 자체는 원두 등 원재료 구매·수출입, 포장재 제조, 일부 식품 판매를 직접 하지만, 동서식품·동서유지(각각 지분 50%)는 종속기업이 아닌 공동기업으로 분류돼 매출·영업이익이 동서의 연결 재무제표에 합산되지 않는다. 대신 지분에 해당하는 순이익만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된다. 커피믹스 시장이 인스턴트 원두커피·캡슐커피로 넘어가는 구조 전환기에, 동서 주주가 실제로 받는 몫은 매출이 아니라 이 지분법이익과 그 위에 얹힌 배당이다.

연도매출(억원)영업이익(억원)순이익(억원)
20225,5653921,679
20234,8974381,449
20244,8894451,573
20255,3294531,449

순이익이 영업이익의 3~4배에 달하는 것은 일회성이 아니라 이 회사의 구조다. 2025년 세전이익 중 지분법이익 비중은 56.9%(2023년 52.9%→2024년 54.7%로 계속 상승)로, 자체 사업보다 동서식품·동서유지의 몫이 이익의 더 큰 축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이 구조가 더 뚜렷해졌다. 연결 매출 2,710억원(+2.0%)에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14.0%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8.9%에서 7.5%로 내려앉았다(식품사업부문 영업이익 -32.8%, 매출원가율 상승이 원인). 그런데도 당기순이익은 848억원으로 0.5%만 줄어 사실상 방어됐다 — 지분법이익이 589억원으로 오히려 0.8% 늘었기 때문이다. 세전이익 중 지분법이익 비중은 63.8%까지 높아졌다. 시가총액 2조 6,072억원에 PER 18.1배, PBR 1.51배, ROE 8.4%다.

왜 스크리너 482위인가

원점수는 32.5로 전 종목 중 순위 하위권이다. 이 값이 정규분포 변환(평균 50·표준편차 15)을 거치며 평균 근처인 정규화 51.6점이 되고, 여기에 저변동성 가점 +5.7이 더해져 최종 57.3점이다(순환매는 +0.0 — 소속 산업인 식품/음료의 6개월 수익률이 -13.9%로 밴드 중간이라 가감이 없었다). 51.6 + 5.7 = 57.3, 컷 67.2에는 여전히 9.9점 못 미친다. 즉 이 회사가 판정선 근처까지 온 것은 밸류에이션이 싸서가 아니라 주가 변동성이 낮아서다. 실제로 PER 18.1배는 플랫폼이 묶은 식품/음료 피어 48개의 중앙값(9.36배)의 거의 두 배다. "싸서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을 숫자가 그대로 말해준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점수 1)으로 급락으로 인한 착시는 아니다 — 다만 저평가로 읽어서도 안 된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카누 바리스타 — 캡슐커피로의 체질 전환. 2023년 2월 출시한 프리미엄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가 2026년에도 라인업을 계속 늘리고 있다. 아메리카노·라떼 등 음용 타입별 캡슐, 여름 성수기에 맞춘 아이스 전용 캡슐 2종을 8월에 추가했고, 9월 19~20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3회째 '카누 바리스타 챔피언십' 결선을 연다. 스틱형 커피믹스 시장이 줄어드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홈카페 수요를 캡슐·머신·홀빈 판매로 흡수하려는 시도다. 다만 캡슐 라인의 매출 기여도나 판매량 같은 구체 수치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② 브랜드력 유지. 2011년부터 15년째 카누 모델을 맡고 있는 배우 공유 사례가 보여주듯, 동서식품은 광고 모델 교체 없이 브랜드 정체성을 장기간 유지하는 전략을 쓴다. 커피믹스 카테고리 자체의 정체성을 "커피전문점 원두커피와 겨루는 제품"으로 재정의한 것도 스틱형 시장 축소에 맞선 포지셔닝이다.

③ 기업가치 제고·배당 확대. 2026년 3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ROE 5% 이상, 배당성향 40% 이상 유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2025년 3월 정관을 바꿔 중간배당 규정을 신설한 뒤 매년 7월 주당 250원 중간배당을 반복하고 있고(2026년도 7월 21일, 총 247억원 결정), 2025년분 기말배당은 주당 890원이었다. 여기에 동서 고문(오너 일가)이 2025년 10월 장내에서 10만 주를 직접 매수한 이력도 있다.

④ 군살 정리. 7월 21일 이사회에서 종속기업 동서음료(수입음료 판매, 지분 66%)의 해산·청산을 결의했다.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해 자원을 핵심 사업과 지분법 자회사에 집중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리스크

가장 근본적인 리스크는 이익 구조 자체다. 동서 주주가 받는 순이익의 절반 이상이 자체 사업이 아니라 동서식품·동서유지의 지분법이익·배당에서 나온다. 2026년 상반기처럼 자체 사업(영업이익 -14.0%)이 흔들려도 지분법이익이 버텨주면 순이익은 방어되지만, 반대로 동서식품의 실적이 꺾이면 동서의 이익도 함께 꺾인다 — 통제할 수 없는 관계기업 실적에 순이익의 향방을 맡기는 구조다. 커피믹스(스틱형) 시장의 구조적 축소, 인스턴트 원두커피·캡슐로의 소비 전환은 진행형 리스크이고 원두 원재료가 상승이 매출원가율을 끌어올리는 점도 상반기에 확인됐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PER 18.1배가 피어 중앙값의 두 배에 가까워, 향후 지분법이익이 둔화되면 이 프리미엄을 지지할 근거가 옅어질 수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오너 중심 지배구조도 안정적인 배당의 배경이지만, 소액주주 관점의 밸류업 실행 속도는 계속 지켜볼 부분이다.

종합

동서는 저평가 판정을 받아서가 아니라 낮은 주가 변동성 덕에 판정선 근처까지 온 종목이다. 원점수(32.5)는 하위권이었고, 정규화(51.6)와 저변동성 가점(5.7)을 다 더해도 컷에 9.9점 못 미친다. PER 18.1배는 피어 대비 오히려 비싼 값이라 "싸다"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 이 종목을 평가할 때 중심에 둬야 할 것은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지분법이익(동서식품·동서유지)의 지속가능성과 배당성향 40% 목표의 이행 여부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 하반기 자체 사업 영업이익이 상반기의 -14.0% 흐름에서 반전하는지, 카누 바리스타 등 캡슐커피 라인의 매출 기여가 공시로 구체화되는지, 동서음료 청산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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