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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500-480] 칩스앤미디어 - 칩 대신 도면을 파는 회사, 로열티는 아직 증명 전이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71~480번 구간입니다. 480위 칩스앤미디어(09436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7.4점 — 저평가 컷(67.2점)에 9.8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고, 뒤에서 그 근거를 따로 뜯어봅니다.
칩을 만들지 않고, 칩의 설계도를 파는 회사
칩스앤미디어는 2003년 설립된 반도체 설계자산(IP) 라이선스 전문기업이다. 팹리스처럼 칩을 직접 설계해 파운드리에 맡기는 것도, 장비사처럼 생산 설비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 칩 내부에서 영상을 압축·복원·처리하는 비디오 코덱 IP(도면)를 개발해 삼성전자·인텔급 글로벌 톱10을 포함한 150여 고객사에 빌려주고, 초기 라이선스 계약금과 함께 칩 출하량에 연동된 로열티를 받는다. 공장이 없으니 무차입 경영에 영업이익률이 20%대를 오르내린다. 이 구간(471~480위)에 반도체 관련 종목이 여럿 섞여 있지만(장비·팹리스 등), 칩스앤미디어는 그중에서도 "제조 없는 IP 로열티"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텔레칩스와의 인연도 짚을 만하다. 텔레칩스는 2009년 칩스앤미디어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있다가, 2022년 4월 경영권 지분 26.5%(255만여 주)를 583억원(주당 22,820원)에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에 넘겼다. 남은 잔여 지분(2026년 1분기 기준 7.25%)은 텔레칩스가 매 분기 시가로 평가하는데, 칩스앤미디어 주가가 1년 새 31% 넘게 빠지면서 텔레칩스 쪽에 올해 2분기에만 약 79억원의 평가손실이 잡혔다 — 칩스앤미디어 본업과는 무관한, 텔레칩스 재무제표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한투파이며, 2026년 3월 매각·SI 유치설이 불거지자 주주총회에서 "가능성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241 | 73 | 100 |
| 2023 | 276 | 78 | -267 |
| 2024 | 271 | 53 | 100 |
| 2025 | 285 | 70 | 59 |
2023년 순이익 -267억원은 영업이익(78억원)과 정반대로 어긋나는데, 원인은 2022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공정가치 평가손실이다. 2023년 말 보통주로 전환을 완료하면서 이 리스크는 그해로 끝났고, 2024년 순이익 100억원은 라이선스 계약 건수가 19건에서 29건(+52.6%)으로 늘고 금융수익이 붙은 결과다. 2025년은 매출 285억(+5.2%)·영업이익 70억(+32%)으로 개선됐지만,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매출 309억·영업이익 79억·순이익 108억)에는 못 미쳤다. 시가총액 2,272억원, 주가 10,640원 기준 PER 28.8배·PBR 2.69배·ROE 9.4%(플랫폼 산식, TTM) — 반도체 피어 105개 중앙값 PER 26.95배와 큰 차이는 없지만 소폭 웃돈다.
왜 스크리너 480위인가
원점수 45.9(전 종목 대비 하위권 순위)를 정규화하면 56.4점 — 이 시점에서 이미 저평가 컷(67.2점)에 10.8점 못 미친다. 여기에 순환매 가점 +0.0(반도체 업종 6개월 수익률 -16.0%, 밴드 중간이라 가점도 감점도 없음)과 저변동성 가점 +1.0이 얹혀 최종 57.4점이다. 즉 산술은 정규화 56.4 + 1.0 = 57.4다. 앞선 구간에서 자주 나온 "가점이 순위를 만든" 유형과 달리, 이 종목은 가점 자체가 미미하고 애초에 정규화 단계부터 컷 아래였던 조용한 케이스다 — 저평가로 보이지 않는 데는 특별한 이유(업종 부진이나 인위적 가점)가 없고, 그냥 순위가 중간대라는 뜻이다. 여기에 가치함정 yellow(점수 3)까지 얹혀 있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AI 반도체·로보틱스로의 고객 다변화. 2026년 2분기 매출 70.9억원(전분기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7%)으로 1분기 부진을 딛고 정상 궤도에 복귀했고, 영업이익은 11.3억원(전분기 대비 +523%)으로 반등했다. 매출 구성은 라이선스 48%·로열티 36%로, 로열티 비중이 전년 상반기보다 늘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 로열티는 고객 제품 판매량에 연동되는 반복 수익이기 때문이다. 고객군도 기존 자동차·가전 중심에서 북미 하이퍼스케일러, 중화권 로보틱스, 중화권 AI 반도체 제조사로 넓어졌다고 알려졌다. 다만 개별 계약 규모나 확정 수주액은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② K-온디바이스 국책 R&D. 정부가 2026~2030년 약 8천억원을 투입하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고, 이 구조에서 국산 IP 업체가 팹리스에 라이선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칩스앤미디어의 구체적 참여 규모나 수주는 확인되지 않는다.
③ NPU — 아직 숫자로 오지 않은 신사업. 2023년 9월 착수한 NPU(신경망처리장치) IP는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라이선스 계약 고객이 단 1곳뿐이고, 2026년 1월 출시한 AI-ISP 제품도 신규 고객 확보에 실패했다. NPU 관련 매출은 연 5억원 안팎으로 2025년 전체 매출(285억원)의 2%가 안 된다. 반도체 IP는 계약부터 양산까지 2~3년이 걸리는 업이라 지금 고객을 확보해도 로열티는 3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 — "신사업" 딱지가 아직 실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상태다.
④ 신제품·글로벌 채택. 기존 JPEG 아키텍처에 전문 영상 처리 기능을 더한 차세대 IP 'WAVE-JP'를 2026년 8월 출시했고, 2025년 출시한 'WAVE-J'는 글로벌 반도체·시스템 기업들의 채택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빅테크와도 차세대 멀티미디어 코덱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졌으나, 계약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⑤ 중국 합작법인. 2024년 중국 이노실리콘과 손잡고 소주에 합작법인(동심매과학기술)을 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⑥ M&A 실탄. 2026년 4월 김상현 대표가 "700억원의 실탄을 장전했고 연내 M&A를 하겠다"고 밝혔다. EBITDA의 25%는 임직원 인센티브, 25%는 주주 배당에 쓴다는 자본배분 원칙도 함께 제시했다. 대상 기업이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스크 — 가치함정 깃발의 근거
yellow 깃발이 붙은 배경에는 몇 가지가 겹친다. 우선 위에서 본 NPU 신사업의 정체 — 화려한 신사업 서사가 매출로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둘째는 지배구조 오버행이다. 최대주주 한투파는 벤처캐피탈 특성상 언젠가 지분을 회수(엑시트)해야 하는 자본이고, 2026년 3월에도 매각설이 한 차례 불거졌다 — 주총에서 전면 부인했지만 구조적 불확실성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다. 텔레칩스가 들고 있는 잔여 지분 7.25%도 잠재적 매도 물량이다. 셋째는 2025년 12월 발행한 1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표면·만기이자율 0%, 만기 2030년 12월)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돼 유통주식이 약 2.3% 희석될 수 있고, 풋옵션 조건상 2026년부터 조기상환이 청구될 수 있다 — 실제로 IPO를 준비하던 스트라드비젼이 이 EB 리스크를 이유로 칩스앤미디어를 자사 피어그룹에서 제외한 사례가 있다. 마지막으로 주가 자체가 최근 1개월 +26.7%로 급반등했지만 6개월 -41.7%, YTD -41.1%, 52주 밴드 상 22% 위치(저점권)에 있다는 점 — 개별 펀더멘털보다 반도체 테마 수급에 휘둘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종합
칩스앤미디어의 사업 모델(무차입·고마진 IP 로열티)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스크리너 점수 57.4점이 말해주는 건 "지금 가격이 싸다"가 아니라 "순위가 원래 컷 아래인 중간대"라는 사실이다. 여기에 NPU 신사업의 정체, EB 희석·조기상환 가능성, 최대주주 오버행이 겹쳐 yellow 깃발이 붙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 ① NPU 고객이 연내 추가되는지 ② 700억원 M&A가 실제로 언제·어디에 집행되는지 ③ 한투파 지분 매각설이 다시 불거지는지, 2026년부터 청구 가능한 EB 조기상환이 실행되는지.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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