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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500-442] 한국자산신탁 - 여의도가 웃는 사이, 신탁계정대는 못 웃는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41~450번 구간입니다. 442위 한국자산신탁(12389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8.9점 — 저평가 컷(67.2점)에 8.3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습니다.
여의도·목동 재건축을 손에 쥔 신탁사, 그런데 장부 뒤편이 시끄럽다
한국자산신탁은 2001년 설립된 부동산신탁 전문 금융회사로, 토지신탁(책임준공형·차입형)·담보/분양관리/처분신탁·도시정비사업 시행대행을 주업으로 한다. 최대주주는 국내 최대 디벨로퍼 MDM(엠디엠)그룹 — 엠디엠 28.76%, 엠디엠플러스 10.13% 등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 54.34%. 한국토지신탁과 함께 업계 '전통의 2강'으로 꼽히는 민간 신탁사 선두주자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2,330 | 1,469 | 1,082 |
| 2023 | 2,591 | 1,167 | 1,296 |
| 2024 | 2,264 | 518 | 374 |
| 2025 | 2,043 | 342 | 494 |
매출은 2022년 2,330억에서 2025년 2,043억으로 꾸준히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69억에서 342억으로 4분의 1 이하로 주저앉았다 — 뒤에서 다룰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 이익을 계속 갉아먹은 결과다. 눈여겨볼 대목은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웃도는 해가 반복된다는 점이다(2023년 순이익 1,296억 > 영업이익 1,167억, 2025년 순이익 494억 > 영업이익 342억). 영업외 손익이 이익을 밀어올린 것으로 보이나 구체 항목은 리서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TTM 기준 PER 6.7배·PBR 0.29배·ROE 4.4%, 시가총액 3,194억원, 주가 2,610원. PBR은 낮지만 ROE가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무는 점이, 뒤에서 보듯 이 종목의 원점수가 순위 하위권에 머문 배경으로 짐작된다.
왜 스크리너 442위인가
원점수는 43.2로 전 종목 대비 순위가 하위권이다. 이를 전 종목 순위 기반으로 정규화(평균 50·표준편차 15)하면 55.5점 — 판정 컷 67.2도 이 눈금 위의 값이다. 여기에 저변동성 가점 +3.4가 얹혀 최종 58.9점, 산술은 55.5+3.4=58.9다. 이 종목에는 순환매 가감이 아예 적용되지 않았다. 소속 산업분류(부동산)의 표본이 4종목뿐이라 산업 6개월 수익률 중앙값을 신뢰할 수 없고, 배치 로직은 최소 5종목 규칙에 따라 순환매 항 자체를 건너뛴다 — 다른 종목이 받는 ±5점을 이 종목은 받지도, 잃지도 않았다. 정규화 점수(55.5)가 이미 판정선(67.2)에 크게 못 미치는 유형이라, 저변동성 가점만으로는 격차를 메우지 못했다. "숫자가 싸서 여기 있다"기보다 "변동성이 낮아서 여기까지 왔다"는 편이 정확하다.
성장 동력 — 도시정비사업으로 무게중심 이동
① 도시정비 수주 급증. 2026년 상반기 신규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고, 정비사업 비중이 전체 신규 수주의 51%까지 올라왔다. 여의도 시범아파트(공사비 약 2조원, 최고 59층·2,491가구)는 8월 25일 1차 시공사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고, 재공고 후에도 단독 응찰이 이어지면 수의계약 전환 수순이다. 광명 하안주공5단지(공사비 약 1조986억원)도 세 차례 입찰에서 한화 건설부문만 참여해 유찰이 반복됐고, 11월 전체회의를 앞두고 수의계약 전환이 유력하다. 대형사들이 경쟁을 피해 선별 수주하는 흐름 자체가 업계 전반의 현상이지만,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 입장에서는 수주 규모가 확정되는 방향이라 실적 기여가 예상된다.
② 시니어 레지던스. MDM그룹 계열 개발 프로젝트 '소요한남'을 한국자산신탁이 시행·개발하고, 파르나스호텔앤리조트가 5성급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맡는 구조로 청약이 진행 중이다. 다만 분양 성과나 매출 인식 시점 등 구체 수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③ 리츠(REITs) AMC. 2001년 한국토지신탁을 시작으로 코람코자산신탁·KB부동산신탁·교보자산신탁에 이어 리츠 AMC를 세운 업계 초기 진입자 중 하나다. 신탁 본업 외 리츠 운용 수익이 다각화 축으로 거론되지만, 최근 실적에서 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④ 배당 매력. 한화투자증권은 8월 28일 목표주가를 기존 3,200원에서 3,700원(+15.6%)으로 상향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주당배당금(DPS) 170원 가정 시 시가배당률 6.6%, 2027년 DPS 200원 전망 시 7.8%까지 높아질 것으로 봤다. 예상 ROE도 5.1%에서 5.8%로 상향했다 — 다만 이는 증권사 추정치로, 실제 배당 확정은 이사회·주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치함정 해부 — 신탁계정대와 책임준공형 우발채무
부동산신탁업계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가 이 회사에도 그대로 걸려 있다.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넘기거나 부도가 나면 신탁사가 대신 준공 의무를 지고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품이다. 호황기 수익원이었던 이 상품이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에서 우발채무로 되돌아왔고, 그 결과가 신탁계정대(신탁사가 사업장에 선투입한 자체 자금) 급증이다.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2022년 말 2,240억원에서 2026년 3월 말 7,394억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났다가, 2026년 상반기 말 7,05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1% 줄며 순회수 기조로 전환됐다(상반기 997억원 신규 투입, 1,967억원 회수). 회수 조짐이 보이는 건 긍정적이나, 회수가 지연될수록 쌓이는 대손충당금은 오히려 늘었다 — 같은 기간 1,612억원에서 2,019억원으로 25.2% 증가했다. 신용평가사도 이를 반영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각각 2026년 상반기 중 한국자산신탁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요컨대 "회수는 시작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현재 상태이고, 이 불확실성이 저PER·저PBR을 만든 근본 원인이다.
리스크
위 신탁계정대 리스크 외에도 짚을 것이 있다. 2026년 2월 금융당국은 한국자산신탁의 리스크 관리·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 지배구조·컴플라이언스 측면의 경고 이력이다. 소송 리스크도 진행형이다: GS건설과의 시공권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22억원 배상 판결을 받았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는 양수금 청구 소송이 5억원 규모에서 566억원까지 확대됐다는 보도가 있다(소송 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아울러 플랫폼 산업분류상 '부동산' 섹터의 표본이 4종목에 불과하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 순환매 항이 배치에서 아예 빠질 정도로 상장 부동산신탁·개발 관련주 자체가 드문 업종이라는 뜻이고, 이는 업종 전반의 구조적 위축과 무관하지 않다.
종합
한국자산신탁은 정비사업 수주 확대와 배당 매력이 최근 주가 강세(1개월 +18.6%)를 설명하는 종목이지만, 스크리너 판정은 여전히 '적정'이다. 정규화 점수 자체가 컷에 크게 못 미치고, 저변동성 가점만으로는 그 격차를 메우지 못했다. 저PER·저PBR이 뜻하는 저평가와, 신탁계정대·책임준공형 우발채무가 뜻하는 자산건전성 불확실성이 한 종목 안에 공존한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 여의도 시범아파트·하안주공5단지의 수의계약 최종 확정 시점과 규모, 하반기 신탁계정대 추가 충당금 적립 여부, 그리고 한화투자증권이 전망한 2027년 DPS 200원의 실현 여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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