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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700-667] 한국경제TV - 방송사로 분류됐지만 매출의 62%는 개인투자자 구독료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661~670번 구간입니다. 667번 한국경제TV(03934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2.2점 — 저평가 컷(67.2점)에 15.0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저평가가 아니고, 컷 근처도 아닙니다. 게다가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회사를 들여다볼 이유는, 판정의 근거가 된 재무(2025년 12월 결산)와 지금 이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 사이의 간격이 이 구간에서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경제방송이라 부르지만, 매출의 62%는 개인투자자가 낸 구독료다
플랫폼은 이 회사를 '미디어/엔터'로 분류한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 직접 적어 둔 사업부문은 셋이다. 방송사업(케이블·IPTV·위성으로 송출하는 경제채널 광고와 시청료), 투자정보사업(증권정보 플랫폼 '와우넷'과 모바일 앱 '주식창'), 기타부대사업(교육·의결권 대행·전시). 2025년 말 기준 비중은 방송 48.8%, 투자정보 47.1%, 기타 4.1%였다.
그런데 2026년 상반기에는 이 비율이 뒤집혔다. 반기보고서의 품목별 매출을 그대로 옮기면 투자정보수입 341.8억원(62.0%), 광고협찬 163.4억원(29.6%), 시청료 29.6억원(5.4%), 기타 16.7억원(3.0%)이다. 즉 지금의 한국경제TV는 방송사라기보다 유료 증권정보 구독 사업자에 가깝고, 실적은 드라마 시청률이 아니라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시장에 들어와 있느냐에 묶여 있다. 엔터 피어와 나란히 놓고 배수를 비교하는 것이 애초에 눈금이 어긋나는 이유다. 최대주주는 (주)한국경제신문 48.13%, 그 뒤로 '주식농부' 박영옥 8.7%, 미래에셋캐피탈 5.2%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886 | 84 | 138 |
| 2023 | 805 | 51 | 107 |
| 2024 | 795 | 11 | 85 |
| 2025 | 759 | -24 | 28 |
4년 연속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은 84억에서 적자로 미끄러졌다. 회사가 공시에서 밝힌 사유는 국내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투자정보사업 부진이다. 눈에 걸리는 것은 2025년에 영업손실 24억인데 순이익은 28억 흑자라는 대목인데,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가 그렇다. 같은 해 금융수익 34.2억원, 지분법이익 20.5억원, 기타수익 5.5억원이 영업 적자를 덮었다. 뒤에서 볼 대여금 이자와 골프장·부동산 지분이 만들어 내는 수익이다. 플랫폼 산식 기준 PER 27.0배, PBR 0.73배, ROE 2.7%, 시가총액 1,081억원(주가 4,915원). PBR만 보면 싸 보이지만 PER은 미디어/엔터 피어 중앙값 10.87배의 2.5배다. 이 종목은 자산이 싼 것이지 이익이 싼 것이 아니다.
왜 스크리너 667위인가
점수 재료를 순서대로 보면 원점수 23.1점이다. 전 종목을 세워 놓았을 때 하위권이라는 뜻이다. 이 원점수를 순위 기반으로 정규화하면 47.3점이 되고(판정 컷 67.2도 이 눈금 위의 값이다), 여기에 소속 산업 6개월 수익률이 밴드 중간이어서 순환매 0.0, 주가 변동성이 낮아 저변동성 +4.9가 얹혀 최종 52.2점이다. 정규화 점수부터 컷에 20점 가까이 못 미치니 "감점에 밀려났다"는 서사는 성립하지 않는다. 밸류에이션이 이 자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순위 자체가 하위권이다.
저변동성 가점이 어디서 왔는지는 지분 구조를 보면 짐작이 된다. 발행주식 2,200만주 중 자기주식이 559.7만주로 25.4%이고 최대주주가 48.13%다. 실제 유통 물량이 4분의 1 남짓이니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가점의 근거가 사업의 안정성이 아니라 물량의 희소성이라는 점은 짚어 둘 만하다. 참고로 소속 산업의 6개월 수익률은 -28.0%인데 이 종목은 -9.3%로, 업종 안에서는 오히려 덜 빠졌다.
판정 이후에 벌어진 일 — 2026년 상반기 실적의 급반전
① 매출이 반년 만에 48% 늘었다. 2026년 반기보고서 기준 연결 영업수익 5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372.9억원 대비 4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5억원에서 36.8억원으로, 순이익은 30.2억원에서 57.9억원으로 뛰었다. 반기 주당순이익 353원이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투자정보사업에서 나왔다. 2025년 한 해 투자정보 매출이 약 357억원이었는데, 2026년 상반기 반년 만에 341.8억원을 찍었다. 2020~2021년 개인투자자 유입기에 매출 1,194억원(2021년)을 냈던 그 구조가 다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흐름은 증시 참여 열기에 붙어 있어 지속성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② 주주환원은 이미 이익보다 크다. 2025년 결산배당 주당 150원, 배당총액 24.6억원으로 배당성향 88.2%다. 여기에 자기주식 50만주(28.3억원)를 2026년 4월 1일 소각했고, 그 직전 해에도 50만주(26.5억원)를 소각했다. 배당과 소각을 합치면 2025년 순이익 27.9억원의 약 1.9배를 주주에게 돌려준 셈이다. 2026년 4월 17일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공시해 배당정책 추진과 수익구조 다변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다만 공시에 담긴 것은 방향뿐이고 목표 배당성향이나 소각 규모 같은 숫자 약속은 확인되지 않는다. 남은 자사주가 25.4%라 소각 여력 자체는 크지만, 연 50만주(2.2%p) 속도로는 소진에 10년이 넘게 걸린다.
③ 새로 붙이는 축은 대체데이터와 옥외광고다. 회사는 대체데이터 플랫폼 (주)한경에이셀 지분 16.46%를 들고 있다. 한경에이셀은 카드 결제 추정치와 수출 데이터로 소비·산업 흐름을 읽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증권사 리서치와 사업보고서를 학습한 AI 투자정보 서비스 'epic AI'의 모바일 버전을 2026년 8월 3일 출시했다. 증권정보 플랫폼과 결이 맞는 확장이지만 지분이 16%대이고 지분법 장부가도 30억원 안팎이라, 당장 손익을 흔들 크기는 아니다. 2026년에는 정관에 옥외광고업을 추가해 광고 매출을 넓히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사업장이나 투자 규모는 공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경영진도 바뀌었다. 2026년 3월 27일 정종태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 해부 — 회사의 돈은 어디에 가 있나
깃발의 근거로 흔히 걸리는 항목부터 지우고 시작하는 편이 정확하다. 이 회사는 부채총계 237억원, 자본총계 1,495억원으로 부채비율 15.9%이고 현금 160억원을 들고 있다. 순차입이나 이자보상배율이 문제인 회사가 아니다.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6.3억원 흑자였다. 남는 근거는 4년 연속 매출 감소, 영업이익 적자 전환, ROE 2.7%라는 수익성의 추세다.
더 눈여겨볼 것은 자산의 행선지다. 반기보고서 우발채무·약정 주석을 보면 회사는 최대주주 한국경제신문이 70%를 쥔 (주)한경엘앤디(포천힐스CC 골프장)에 300억원, 부동산개발 PFV인 엔에프컨소시엄(주)에 262.5억원을 대여하고 있다. 합계 562.5억원으로, 시가총액 1,081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여기에 상암동 디지털큐브 435억원, 포천힐스CC 360억원 등 지분율 30% 기준 8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다고 회사 스스로 밝힌다. 이 구조가 금융수익과 지분법이익을 낳아 영업 적자를 메워 온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순이익이 유지된 것도 사실이다. 동시에 상장사의 현금이 본업의 성장이 아니라 계열 골프장과 부동산 PFV에 묶여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주환원을 성실히 하고 있음에도 PBR이 0.73배에 머무는 이유를 여기서 찾는 것이 자연스럽다. 대여 조건은 2026년 1월 공시된 한경엘앤디 건이 연 4.6%로, 시장 금리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
리스크
첫째는 사이클이다. 매출의 62%인 투자정보사업은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도에 그대로 연동된다. 2023~2025년 매출 감소와 2026년 상반기 급반등이 같은 원인의 양면이다. 증시가 식으면 2025년의 숫자로 되돌아간다. 둘째는 방송 본업이다. 국내 케이블TV 업계는 가입자 이탈과 수익 악화가 구조적으로 진행 중이고, 광고와 시청료를 합한 방송 매출은 상반기 기준 이미 전체의 35%까지 낮아졌다. 셋째는 유동성이다. 최대주주와 자사주를 빼면 실제 유통 물량이 4분의 1 수준이라, 방향이 바뀔 때 양쪽으로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넷째는 앞서 본 자본배분이다. 계열사·PFV 대여금이 회수 국면에 들어갈지, 아니면 계속 연장될지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종합
한국경제TV는 "싸서 여기 있는 종목"이 아니다. 정규화 47.3점에 저변동성 가점 4.9점이 붙어 52.2점이 됐을 뿐, 판정선과의 거리는 15.0점이다. PBR 0.73배는 자본 1,495억원과 자산 800억원대 지분이 만든 숫자이고, PER 27.0배는 피어 중앙값의 2.5배다. 그럼에도 이 종목이 흥미로운 것은, 판정의 근거가 된 2025년 결산이 이 회사 실적 사이클의 바닥이었고 2026년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1.5억원에서 36.8억원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다음 배치에서 재무 기준일이 바뀌면 점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자리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1) 하반기에도 투자정보 매출이 상반기 수준을 지키는지 — 증시 열기가 아니라 유료 회원의 유지율이 관건이다. (2)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목표 배당성향이나 소각 계획 같은 숫자로 구체화되는지. (3) 계열 골프장과 PFV에 나가 있는 562.5억원의 대여금이 회수·정리 쪽으로 방향을 트는지. 셋 중 어느 것도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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