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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700-665] CR홀딩스 - 영업이익 278억이 순손실 274억이 된 경로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661~670번 구간입니다. 665번 CR홀딩스(00048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2.3점 — 저평가 컷(67.2점)에 14.9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저평가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종목에는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이 떠 있어, 아래에 별도 해부 섹션을 두었습니다.
제철소 용광로 안쪽 벽을 만드는 회사, 의 지주사
플랫폼 산업분류는 '화학'으로 잡혀 있지만 실제 주된 매출은 화학이 아니다. CR홀딩스(등기 상호 시알홀딩스)는 내화물(耐火物) 회사다. 내화물은 1,600도 넘는 쇳물을 담는 래들과 고로 안쪽에 대는 고온 세라믹 벽돌·유입재로, 철강 공정의 소모성 부자재다. 국내 시장은 조선내화·포스코퓨처엠·한국내화 3사 과점이고 그 1위가 이 회사 자회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사를 "철강산업 자재와 금속부품 제조, 호텔업"으로 적었다. 화학보다는 요업·철강 후방에 가깝다.
지배구조도 갈아엎은 지 얼마 안 됐다. 1947년 설립된 조선내화가 2023년 7월 인적분할해 지주사 CR홀딩스(존속, 000480)와 사업회사 조선내화(신설, 462520)로 갈라졌고, 2024년 2월 공정위 지주회사 전환 승인을 받았다. 지금 000480을 사면 내화물 공장이 아니라 조선내화 지분 약 59%와 대한소결금속(자동차 소결부품)·조선내화이엔지(환경플랜트)·화순컨트리클럽·시알아이를 묶은 지주사 지분을 사는 것이다. 연결 매출 8,278억 중 조선내화 몫이 대략 6할이고 나머지가 소결부품·환경·레저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7,980 | 226 | 409 |
| 2023 | 8,169 | 394 | 4 |
| 2024 | 8,108 | 174 | -113 |
| 2025 | 8,278 | 278 | -274 |
표를 세로로 읽으면 기묘하다. 매출은 4년째 8,000억 부근에서 꿈쩍도 않고, 영업이익은 2025년에 오히려 +59% 개선된 278억이다. 그런데 순이익은 409억 → 4억 → -113억 → -274억으로 계단을 내려간다. 영업 아래에서 무언가가 이익을 통째로 먹고 있다는 뜻이다. 시가총액 2,143억, 주가 4,570원, PER -11.1배(순손실이라 음수다. 저PER이 아니라 적자라는 뜻이다), PBR 0.38배, ROE -3.4%. 피어(화학 51개) PER 중앙값 11.28배와의 비교는 분자가 음수라 성립하지 않는다. 이 종목에서 밸류에이션 이야기를 하려면 PBR 0.38배 한 줄뿐이다.
왜 스크리너 665위인가
점수 산술부터 정확히 옮긴다. 원점수는 21.9로 전 종목 순위에서 하위권이다. 이 원점수를 전 종목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46.7점이 되고, 여기에 순환매 +0.0(소속 산업 6개월 -14.9%로 밴드 중간)과 저변동성 +5.6이 얹혀 최종 52.3점이다. 판정 컷 67.2도 이 정규화된 눈금 위의 값이므로 46.7 + 5.6 = 52.3, 컷까지 14.9점이 정직한 계산이다. 원점수 21.9와 67.2를 직접 빼는 것은 눈금이 다른 자를 섞는 짓이다.
중요한 건 이 자리가 밸류에이션이 만든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규화 점수부터 이미 판정선에 한참 못 미친다. 그나마 점수를 밀어 올린 유일한 항목이 저변동성 +5.6인데, 이건 회사가 좋아서가 아니라 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아서 붙은 가점이다. 52주 밴드가 17%에 불과하고 1개월 +0.2%, 6개월 -3.3%, 연초 대비 -5.5%로, 2026년 7월과 8월 두 차례 52주 최저가 경신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동안에도 낙폭 자체는 완만했다. 조용히 눌려 있는 종목이지 싸서 걸러진 종목이 아니다.
가치함정 red 해부 — 278억이 -274억이 되는 경로
깃발의 근거는 손익계산서 아래쪽에 그대로 적혀 있다. 2025년 연결 기준으로 금융원가 517억 대 금융수익 181억, 순금융비용 335억이다. 여기에 손상차손 235억이 더해진다. 영업이익 278억으로는 둘 중 하나도 감당이 안 된다. 세전손익 -168억에 법인세 20억을 내고 순손실 -188억, 그중 비지배주주에게 +86억이 귀속되면서 지배주주 순손실은 -274억으로 더 벌어진다. 자회사는 돈을 벌고 그 몫은 소수주주가 가져가는데, 지주사 본체의 금융비용과 손상은 지배주주가 다 떠안는 구조다.
차입 구조를 보면 왜 금융비용이 이 정도인지 보인다. 총차입금 5,332억, 순차입금 4,298억. 이자비용만 203억이라 이자보상배율은 1.37배 — 영업이익의 73%를 이자로 낸다. 순차입금을 2025년 EBITDA 323억으로 나누면 13배가 넘는다. 잉여현금흐름도 2025년 -46억으로 마이너스다. FCF·이자보상배율·차입배수가 동시에 걸린 자리이니, red는 형식적인 깃발이 아니라 숫자로 설명되는 깃발이다.
2026년 흐름도 아직 뒤집히지 않았다. 상반기 연결 매출 4,065억(전년 4,176억), 영업이익 103억(전년 145억)으로 둘 다 뒷걸음쳤고, 2분기 영업이익은 0.6억으로 사실상 손익분기였다. 상반기 지배주주 순손익은 -14.9억(1분기 +64억, 2분기 -79억)이다. 손상차손 235억의 대상 자산이 무엇이었는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래서 무엇을 보는가 — 자산, 배당, 그리고 수소환원제철
① 자산주 성격. 2025년 말 연결 투자부동산 장부가가 4,397억으로 시가총액 2,143억의 두 배다. PBR 0.38배의 근거가 여기 있다. 다만 이 자산은 순차입금 4,298억과 짝을 이루고 있어 그냥 현금이 아니다. 목포 옛 공장 부지는 국가등록문화재로, 목포시 주도로 2027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되는 사업이 2026년 5월 본격화됐다. 회사가 여기서 얼마를 회수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자산 재평가 이벤트로 읽기에는 근거가 얇다.
② 배당. 2025년분 결산배당 주당 210원(시가배당률 4.19%)에 이어 2026년 7월 중간배당 200원(4.04%)을 결정했다. 최근 12개월 지급액 410원은 현재가 4,570원 대비 9%대다. 지배주주 적자 상태에서 이 배당이 유지되는 이유는 자회사 배당수입이 지주사 별도 손익을 받치기 때문인데, 이익이 아니라 자본을 헐어 배당하는 구간이 길어지면 지속성이 질문 대상이 된다. 실제로 지배주주 자본은 2024년 6,080억에서 2025년 5,613억으로 줄었다.
③ 수소환원제철. 조선내화는 포스코 고온 설비 내화재의 주 공급사이고,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공정 전환은 내화물 스펙 자체를 바꾸는 변화다. 공정이 바뀌면 기존 과점 사업자가 규격을 다시 쓰는 자리에 선다. 다만 이 전환이 언제 얼마의 매출로 잡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2026년 상반기 실적에는 아직 흔적이 없다.
④ 자본배분에 붙은 물음표. 2026년 7월 29일 공정위는 CR홀딩스가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비계열 국내회사 주식 5% 초과 보유 금지)을 반복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7,900만원을 부과했다. 위반 상태를 해소하라고 준 유예기간에 오히려 비계열사 주식을 더 샀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과징금 금액은 작지만 성격이 크다. 지주사의 돈이 자회사 사업이 아니라 비계열 상장주식 포트폴리오로 갔고, 그 금융자산의 평가·처분 손익이 위에서 본 금융손익 변동성의 한 축이다.
리스크
첫째는 이미 본 재무구조다. 이자보상배율 1.37배는 영업이익이 조금만 흔들려도 세전 적자로 직행한다는 뜻이고, 2026년 2분기가 그 시연이었다. 둘째는 전방 집중이다. 매출의 핵심이 포스코향 내화물이라 철강 감산과 단가협상이 그대로 실적이 된다. 셋째는 지주사 할인과 지배구조다. 2023년 분할 때 구 조선내화 자사주 800만주가 CR홀딩스에 귀속되며 총수일가 지배력이 강화됐고, 2025년 7월에는 이화일 명예회장이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보유 주식을 매각한 사실이 보도됐다. 자사주 소각 로드맵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종합
CR홀딩스는 "본업은 멀쩡한데 그 아래에서 무너지는" 회사다. 4년째 매출 8,000억을 지키고 영업이익도 2025년에 개선됐지만, 5,332억 차입에서 나오는 금융비용과 235억 손상차손이 그 이익을 남김없이 가져갔다. 스크리너가 665위·52.3점·적정으로 세운 것은 그래서 무리가 없다. PBR 0.38배와 9%대 배당은 눈에 띄지만, 원점수 21.9는 이 회사가 싸서가 아니라 수익성이 하위권이라서 여기 있다고 말한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1) 2026년 3분기에 영업이익이 2분기의 0.6억에서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지. (2) 순차입금 4,298억이 줄어드는지 — 이자보상배율 1.37배가 2배 위로 올라오기 전에는 어떤 밸류에이션 논의도 사상누각이다. (3) 2025년 손상차손 235억이 일회성으로 끝나는지, 아니면 비계열 투자자산에서 반복되는지.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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