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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700-621] DB증권 - 이름을 두 번 바꾼 여의도 중소형사, 체급은 아직 자기자본 1조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621~630번 구간입니다. 621번 DB증권(01661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3.4점 — 저평가 컷(67.2점)에 13.8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이 떠 있어, 아래 별도 섹션에서 그 근거를 숫자로 뜯어봅니다.
동부증권에서 두 번 이름을 바꾼, 아직 자기자본 1조원짜리 증권사
DB증권은 옛 동부증권이 2017년 'DB금융투자'로, 2025년 4월 다시 'DB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여의도 중소형 증권사다. 이 연재에는 이미 증권사가 다섯 있다 — LS증권·유안타증권·대신증권·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615위). DB증권은 그중 체급이 가장 작다. 2026년 상반기 처음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넘겼는데, 같은 표에 이름을 올린 대신증권(약 4.6조원)·NH투자증권(9.8조원)·한국투자증권(13.2조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에서 13분의 1 수준이다. 지배구조도 결이 다르다. DB그룹 오너 김준기 창업회장이 DB손해보험 지분 25.96%를 쥔 사실상지배주주이고, 그 DB손해보험이 DB증권 지분 27.34%(2026년 상반기 기준, 확대 중)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 오너 일가 → DB손해보험 → DB증권으로 이어지는 보험 계열의 자회사인 셈이다. 사업은 WM(리테일 자산관리)·IB(기업금융, 특히 부동산PF와 중소형 딜)·트레이딩 세 축으로, 대표 곽봉석 사장은 IB·PF사업부장 출신이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2,538 | - | -1 |
| 2023 | 3,123 | - | 62 |
| 2024 | 3,549 | - | 501 |
| 2025 | 4,451 | - | 814 |
영업이익 칸은 데이터팩에 값이 없어 '-'로 둔다(증권사는 순영업수익 구조라 제조업식 영업이익을 따로 공시하지 않는다). 순이익 흐름이 더 뚜렷하다 — 2022년 사실상 적자(-1억)였던 회사가 2023년 62억, 2024년 501억, 2025년 814억으로 3년 만에 체급을 바꿨다. 2026년 상반기에도 연결 순이익 708억원(전년 동기 대비 +49.4%, 영업이익 777억원 +36.8%)을 내며 이 흐름을 이어갔다. 시가총액 4,189억원, 주가 9,870원 기준 PER 4.7배·PBR 0.38배·ROE 8.2%(플랫폼 산식, TTM)로 금융 피어(70개사) PER 중앙값 9.19배의 절반 수준이다.
왜 스크리너 621위인가
원점수는 35.0으로 전 종목 중 하위권 순위였다. 이 산식은 가치함정 위험을 원점수 단계에서 먼저 깎는데(가치함정 점수 1점당 -3점), 이 종목의 가치함정 점수가 6점(red)이라 원점수에서 18점이 빠진 뒤의 결과가 35.0이다 — PER·PBR만 보면 더 높은 자리여야 할 종목을 재무 기반 리스크 지표가 끌어내린 셈이다. 이를 순위 기반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면 정규화 52.5점이 되는데, 이 시점에서 이미 컷(67.2점, 같은 눈금)에 14.7점 못 미친다. 여기에 순환매 +0.0(소속 산업 '금융'의 6개월 수익률이 -19.0%로 밴드 중간)과 저변동성 +0.9가 더해져 최종 53.4점이다. 가점 합계는 0.9점뿐 — 이 순위는 가점이 아니라 원점수 단계의 감점이 만들었다.
성장 동력 — 중소형사가 파고드는 세 갈래
① 토큰증권(STO)·RWA 선점. 곽봉석 대표는 2026년 들어 STO·RWA(실물자산 토큰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월 부산 롯데호텔에서 '부산 탄소감축 사업 STO 비즈니스설명회'를 열어 해양 탄소감축 수익권을 토큰증권으로 상품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고, K콘텐츠 토큰화도 준비하고 있다. DB증권은 기술 개발 자체보다 기초자산 발굴·금융구조화·인수주선이라는 증권사 본업의 연장선에서 이 시장에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내 토큰증권 제도 시행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어, 실제 매출 기여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② 중소형 발행사 특화 IB. DB증권은 초대형사가 손대지 않는 중소형 딜에서 자리를 잡는다. 스카이랩스·아이알큐더스 같은 코스닥 상장 대표주관, JB금융지주·iM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공동 대표주관, 지방 중소기업 승계·M&A 자문 시장 개척이 그 예다. 8월에는 15년 만에 사모가 아닌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며 만기 장기화에 나섰는데,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기준 'A+, 안정적'이다. 같은 시기 회사채를 준비한 대신증권(AA-)·하나증권(AA0)·NH투자증권(AA+)보다 한두 단계 낮아, 조달금리 면에서 대형사 대비 불리한 위치가 숫자로 확인된다.
③ WM 확대와 주주환원. 강남금융센터를 강남대로변으로 확장 이전해 고액자산가(PIB) 서비스 거점을 넓혔고, 이 결과 상반기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WM 부문에서 나왔다. 2026년 3월 정기주총에서는 곽봉석 대표를 재선임하며 향후 2년 경영 연속성을 확보했고, 동시에 주당 550원(총 배당액 약 222억원, 창사 이래 최대)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기준일 종가 대비 시가배당률은 약 5.6%다.
리스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부통제 사고다. DB증권 직원 한 명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약 9년간 회사 이름과 법인 계정으로 상품권을 사고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 깡'을 벌였고, 누적 규모는 355억원이었다. 곽봉석 대표 취임 이후인 2023~2024년에도 같은 방식이 2년 넘게 이어졌다는 점이 재선임 심사에서도 거론됐다. 두 번째는 부동산PF 익스포저다 — 곽 대표 재선임 관련 기사 제목에 "PF 폭탄을 안은 채"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IB·PF 중심 성장은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대손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구조다. 세 번째는 체급 자체다. 조달금리가 대형사보다 높고 대형 딜을 단독 소화할 체급이 아니다 — 8월 코스닥 상장을 대표주관한 해치텍이 공모가 대비 -30% 빠지며, 흥행 부진으로 DB증권이 미청약 물량을 자기 계산으로 떠안기도 했다.
가치함정 경고(red) 해부
2025년 연결 현금흐름표를 보면 red 판정(점수 6)은 네 요소의 합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1조249억원으로 순이익(814억원) 대비 -1,359% 괴리(+2점), 잉여현금흐름(FCF)이 -1조342억원으로 순이익 대비 -1,270%(+2점), 최근 1년 주가로 다시 계산한 연환산 변동성이 87%대로 위험 임계치(50%)의 1.7배(+1점), 6개월 주가수익률 -27.1%로 하락 지속 구간(+1점)이다. 순차입/EBITDA·이자보상배율은 증권사 특성상 영업이익·EBITDA 항목 자체가 없어 계산되지 않았다.
OCF·FCF가 크게 마이너스인 이유는 앞선 회차(615위 NH투자증권)에서 다룬 것과 같은 메커니즘이다 — 트레이딩 자산 매입과 채권 발행·상환이 반복되며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 항목이 마이너스로 잡힌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25년 장기채무 26.9조원을 발행하고 26.0조원을 상환했고, 조달한 돈(재무활동현금흐름 +1조7,627억원)으로 투자자산을 사들였다. 이 부분만 보면 대형사와 다르지 않은, 이익 훼손 없는 마이너스다. DB증권의 red를 대형사와 다르게 만드는 건 나머지 두 요소다 — 87%대 변동성은 2월 고점 15,630원에서 7월 저점 7,920원까지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가 다시 반등한 실제 주가 등락이 만든 실측치이고, 여기에 상품권깡 사고·재선임 논란 같은 지배구조 리스크, 대형사 대비 낮은 신용등급이 겹친다. 트레이딩북 회계 특성 하나가 아니라 체급이 작은 회사 특유의 가격 변동성과 지배구조 리스크가 함께 쌓인 결과다.
종합
DB증권은 이익 규모만 보면 3년 만에 적자권에서 순이익 800억원대로 올라선 성장주지만, 스크리너는 그 성장을 가치함정 red 깃발과 함께 하위권에 놓았다. 근거는 뚜렷하다 — 회계상 현금흐름 괴리(트레이딩 확대라는 설명이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극단적 주가 변동성, 그리고 9년 묵은 내부통제 사고와 아직 안은 채 재선임된 PF 리스크다. 여기에 자기자본 1조원이라는 체급 자체가 대형사 대비 조달비용·딜 규모 양면에서 불리하게 작동한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 3분기 이후 채권평가손실·거래대금 둔화가 DB증권에도 대형사와 비슷한 폭으로 반영되는지, 상품권깡 사고 이후 내부통제 강화가 실제로 재발을 막고 있는지, 그리고 부동산PF 익스포저가 익스포저 규모와 함께 공개되는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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