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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600-557] 오뚜기 - 카레는 만들어도 마진은 못 만든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톱600 중 551~560번 구간입니다. 557위 오뚜기(00731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5.3점 — 저평가 컷(67.2점)에 11.9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대표 소비재주라 저평가로 오독하기 쉬운데, 산식을 뜯어보면 정반대다.
카레는 만들어도 마진은 못 만든다
오뚜기는 라면 한 품목에 기댄 회사가 아니다. 진라면·열라면·스낵면으로 국내 라면 시장 2위를 지키는 동시에, 카레(옛뚜기 카레 계열 90%대 점유)·마요네즈·케첩·3분요리(즉석식품)·식용유·장류까지 식탁 전 카테고리에 브랜드를 걸어 놓은 종합식품 회사다. 1969년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이 세운 회사를 2010년 아들 함영준 회장이 물려받았고, 지금은 함 회장과 황성만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문제는 이 다각화가 이익률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2026년 1분기 매출원가율은 83.2%로, 같은 업종의 삼양식품(57.6%)·농심(69.6%)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품목은 많은데 원가 구조가 무겁다는 뜻이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31,833 | 1,857 | 2,745 |
| 2023 | 34,545 | 2,549 | 1,603 |
| 2024 | 35,391 | 2,220 | 1,367 |
| 2025 | 36,745 | 1,773 | 692 |
매출은 4년째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을 정점으로 두 해 연속 줄었고(2,549억→2,220억→1,773억), 순이익은 같은 기간 2,745억에서 692억까지 74% 넘게 빠졌다. 2025년만 보면 영업이익이 20.2% 줄어드는 동안 순이익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영업이익 감소분을 넘어서는 낙폭은 금융·기타손익 악화가 겹친 결과로 보이며 구체적인 항목별 내역은 리서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시총 13,587억원에 PER 18.9배·PBR 0.66배·ROE 3.5%(TTM)다. PBR이 1배를 밑도는 건 저평가 신호가 아니라 ROE 3.5%가 낮아서 나오는 당연한 결과이고, PER 18.9배는 식품/음료 피어 중앙값(9.36배, 48개사)의 두 배가 넘는다. 이익체력이 눌린 회사에 시장이 오히려 높은 배수를 주고 있는 셈이다.
왜 스크리너 557위인가
원점수는 28.9로 이 산업 전체에서도 하위권이었다. 전 종목을 같은 날 세워 평균 50·표준편차 15로 옮기는 정규화 단계를 거치면 50.0점이 되는데, 이 값 자체가 이번 배치(501~600위)에서 최저권이다. 여기에 순환매 가점은 0점 — 식품/음료 업종의 6개월 수익률이 상·중·하위 밴드 중 중간에 걸려 가점도 감점도 없었다 — 이고, 저변동성 가점 +5.3이 얹혀 최종 55.3점이 됐다. 산술은 정규화 50.0 + 5.3 = 55.3이지, 원점수 28.9와 최종점수를 빼거나 더하는 방식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요약하면 이 자리를 만든 건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주가 변동성이 낮다는 사실 하나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으로, 감점 요인은 잡히지 않았다.
성장 동력 —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
① 해외 비중 확대.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 1조8,990억원(+4.2%) 중 해외 매출은 2,205억원으로 12.3% 늘며 비중이 11.6%까지 올라왔다. 2분기만 보면 해외 매출 증가율이 15.1%로 더 빨랐다. 다만 절대 비중은 여전히 10%대 초반으로, 농심(33.5%)·삼양식품(82%)과는 격차가 크다. 회사는 2030년 해외 매출 1조1,000억원을 목표로 걸었고, 이를 뒷받침할 투자가 이어지는 중이다 — 2026년 6월 울산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 준공(9,980팔레트 규모), 2026년 7월 경북도·구미시와 2,000억원 규모 수출용 라면공장 신설 투자협약(2026~2029년, 신규고용 120명), 9월 일본 판매법인 '오뚜기재팬' 가동(중국·뉴질랜드·미국·베트남에 이은 5번째 해외 거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부지를 매입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생산공장 계획도 있다.
② 헬시플레저 라인업. 당 함량을 낮춘 '라이트앤조이' 시리즈(잼·브리또·두유 등)를 잇달아 출시하며 저당·저나트륨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라이트앤조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는 회사 발표가 있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리서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 신제품 출시 빈도는 높지만 아직 실적을 견인할 규모인지는 별개 질문이다.
③ 3세 승계와 지배구조 정비. 함영준 회장의 장남 함윤식 부장은 국내 본사에서, 장녀 함연지(전 배우)는 2025년 9월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미국법인에서 각각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임원·등기이사 지위에는 오르지 않아 승계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눈에 띄는 건 오뚜기가 오리온·삼양식품처럼 배당 확대나 지분 증여를 서두르는 대신, 2026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 수 상한을 9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정관 개정을 먼저 택했다는 점이다 — 배당보다 지배구조 정비가 우선순위라는 뜻으로 읽힌다. 오너 일가 지분율은 86.7%로 CJ제일제당(80%)보다도 높은 수준이라, 외부 주주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려운 폐쇄적 구조라는 점도 함께 볼 대목이다.
리스크
가장 구조적인 리스크는 고원가·내수 의존 조합이다. 원부자재 상당 부분을 외화로 수입하면서 판매가 인상은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에 눌려 원가 상승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고환율 국면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농심은 유리해지지만, 내수 비중 88%대인 오뚜기는 오히려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실제로 2026년 9월 컵라면 29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6.7% 인상하는 등 잦은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수익성 방어책이자 동시에 소비자 반발·점유율 방어 부담을 함께 지는 양날의 칼이다. 2025년 영업이익률 4.8%, 매출원가율 80%대 초반이 단기간에 개선될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R&D 비용 비중도 최근 감소 추세여서, 신제품 경쟁력을 마진 개선으로 연결할 여력이 넉넉해 보이지는 않는다.
종합
오뚜기는 "싸서 여기 있는 게 아니다"는 말조차 정확하지 않다 — PER 18.9배는 피어 중앙값의 두 배가 넘어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오히려 비싼 축에 속한다. 55.3점이라는 자리는 저변동성 가점이 만든 것이지 저평가 판정이 아니며, 정규화 50.0점은 이 배치에서도 최하위권이다. 종합식품이라는 사업의 안정성과, 매출원가율 83%대·순이익 74% 감소(2022~2025년)라는 이익체력 저하가 한 회사 안에 공존한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구미 수출공장(2029년 완공)이 실제로 원가율을 낮추는지, 미국 공장(2027년 목표) 진행 상황과 투자 규모, 그리고 함윤식·함연지 3세의 승계 시점과 방향이 지배구조 리스크를 어떻게 정리할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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