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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600-538] 티케이케미칼 - PER 2.6배의 분자는 원사가 아니라 대한해운 지분이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31~540번 구간입니다. 538위 티케이케미칼(10448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5.9점 — 저평가 컷(67.2점)에 11.3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고, 그 이유는 뒤에서 따로 뜯어봅니다.
폴리에스터 원사 회사인데, 정작 원사 사업은 접었다
티케이케미칼은 옛 동국무역으로, 2008년 SM그룹(우오현 회장)이 인수해 화학섬유 계열사로 키운 회사다. 대구·구미·칠곡에 생산기반을 두고 폴리에스터 원사와 스판덱스를 만들어 왔는데, 정작 이 두 축이 최근 3년 사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2023년 3월 폴리에스터 원사 사업부(매출의 18.6%, 1,284억원)의 영업을 정지했고, 2024년 3월에는 스판덱스 원사 사업부까지 영업을 중지했다. 둘 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스프레드가 무너진 게 이유였다. 구미·칠곡 공장 노동자 정리해고는 2023~2024년 노사 갈등으로 이어졌고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지금 남은 사업은 폐페트병 재활용 재생섬유 'K-rPET 에코론'과 기능성 원사 '쿨론'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이다. 몸집을 줄이며 살아남은 회사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6,210 | 229 | 2,752 |
| 2023 | 3,792 | -43 | -89 |
| 2024 | 3,396 | -16 | -1,117 |
| 2025 | 3,458 | 24 | 1,165 |
2022~2024년 매출이 6,210억→3,396억으로 반토막 난 배경이 바로 위 사업정리다. 눈에 띄는 건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괴리다. 2022년은 영업이익 229억에 순이익 2,752억, 2024년은 영업손실 16억에 순손실 1,117억, 2025년은 영업이익 24억에 순이익 1,165억 — 본업 성적표와 순이익이 매년 크게 어긋난다. 뒤에서 다시 다루지만 이 괴리 대부분은 본업이 아니라 관계기업 지분법손익에서 온다. 시가총액 1,597억원, 주가 1,757원 기준 PER 2.6배·PBR 0.13배·ROE 5.1%다. 화학 피어 50개 중앙값 PER(11.36배)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싸 보이지만, 이 PER의 분모가 본업 이익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왜 스크리너 538위인가
원점수 42.3(전 종목 순위 기준 하위권)이 정규분포 변환을 거쳐 정규화 55.1점이 되고, 여기에 순환매 +0.0(소속 산업 화학의 6개월 수익률 -14.9%로 밴드 중간)과 저변동성 +0.8이 더해져 최종 55.9점이다. 이 구간(531~540번)에 감점형은 없다 — 원점수부터 하위권이었고 정규화 이후에도 컷을 크게 밑돈다. 가점의 힘으로 순위를 끌어올린 자리가 아니라 순위 자체가 낮다는 뜻이다. 최근 1개월 주가는 25.3% 뛰었는데, 2026년 8월 초 상반기 실적 발표와 석유화학 업종 반등 기대가 겹친 결과로 6개월(-2.1%) 흐름과는 온도차가 있다.
고부가가치 전환 — 몸집을 줄인 뒤의 승부수
① 재생섬유·기능성 원사로 무게중심 이동. 2026년 상반기 매출 2,344억원(전년 동기 대비 +30.8%), 영업이익 27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업계는 국내 수거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K-rPET '에코론'과 기능성 원사 '쿨론' 등 차별화 제품 비중 확대를 주요인으로 꼽는다. 범용 폴리에스터·스판덱스를 접고 남은 자리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구조로, 2020년부터 블랙야크와 협업해 온 에코론이 대표 사례다.
② 업황 반등 국면. 2026년 8월 중국발 공급과잉 완화 기대로 화학섬유·원사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고 티케이케미칼도 동참했다. 다만 중국의 증설 속도와 글로벌 수요 회복 강도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단서가 따라붙는다 — 구조적 반전인지 단기 수급인지는 열린 질문이다.
③ 관계기업 실적 연동 구조. 회사는 2026년 상반기 순이익이 4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2% 줄었다고 공시하며, 그 이유로 관계기업에서 발생한 지분법이익이 940억원에서 크게 줄어든 점을 직접 들었다. 이 회사 순이익의 크기는 본업 물량이 아니라 관계기업(대한해운으로 추정, 해운업황에 연동)의 실적이 결정한다는 뜻이다.
가치함정 해부 — PER 2.6배의 분자는 누구 것인가
이 회사의 저PER·저PBR은 표면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세 겹의 사정이 숨어 있다. 첫째, 순이익 대부분이 본업이 아니라 관계기업 지분법손익이다. 2022년 순이익 2,752억원(영업이익 229억원에 불과)은 당시 해운업 호황과 맞물린 것으로 추정되고, 2024년 순손실 1,117억원(영업손실 16억원)도 해운 관련 손실로 추정되나 세부 내역은 공시상 확인되지 않는다. 이 진폭을 감안하면 PER 2.6배는 매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숫자다.
둘째, 그룹 내 자금 순환이다. 2024년 11월 이 회사는 보유 중이던 계열사 에스엠상선 지분 3,628만여 주(788억원)를 같은 그룹의 대한해운에 처분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동시에, 처분 대상이었던 에스엠상선으로부터 500억원(연 6.30%)을 다시 차입했다. 자산을 팔아 빚을 갚으면서 판 곳에서 다시 빌리는, 그룹 내부에서 현금이 도는 구조다.
셋째, 마곡 R&D센터 리스크다. SM그룹은 이 회사를 대표법인으로 한 컨소시엄을 통해 2013년 서울시로부터 마곡산업단지 부지를 시세 절반 이하인 약 132억원에 특혜 분양받고 취득세 75% 감면도 받았는데, 조건이던 R&D 시설 운영 대신 사실상 그룹 사옥으로 써온 정황이 드러나 시정명령을 받았다. 2026년 7월 재차 위반이 확인돼 강제매각 절차가 개시됐고, 유예기한인 9월을 넘기면 이행강제금 20%가 부과된다. 티케이케미칼도 컨소시엄 일원으로 처분 대상에 포함돼 있다.
리스크
구조적 리스크는 두 갈래다. 하나는 업황 — 중국발 화섬 공급과잉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 공통 진단이고, 이 회사는 이미 범용 사업 두 개를 접은 전례가 있다. 다른 하나는 지배구조 — SM그룹 계열사 간 지분·자금 거래가 잦고, 2026년 6월에는 오너 2세 승계 관련 자산 이전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상에 올랐다(처분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실적은 확인되지 않고, SM그룹 상장 계열사 다수가 장기 무배당·저PBR 방치로 소액주주 항의를 받아온 전례도 함께 봐야 한다.
종합
티케이케미칼은 "싸다"는 숫자와 "본업이 위축됐다"는 사실이 공존하는 종목이다. 폴리에스터 원사·스판덱스 두 축을 접고 고부가가치 재생섬유로 몸집을 줄여 2026년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순이익 진폭은 여전히 본업이 아니라 관계기업 실적과 그룹 내 자금·자산 거래가 좌우한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9월 마곡 R&D센터 강제매각의 결과, 고부가가치 전환의 매출 성장 지속 여부, 관계기업 지분법손익 의존 구조의 향방이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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