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추천 가젯

[스크리너 톱500-496] 한국알콜산업 - 소주 원료 과점에서 반도체 소재로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91~500번 구간입니다. 496위 한국알콜산업(01789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6.9점 — 저평가 컷(67.2점)에 10.3점 모자란 '적정' 판정 입니다. 소주 원료를 만들던 회사가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회사가 됐다 한국알콜산업은 1984년 설립된 화학기업으로, 주정(발효 에탄올)과 합성에탄올, 초산에틸·초산부틸 등 용제류를 생산한다. 원래 사업의 근간은 주정이다. 국내 주정 제조는 국세청 허가를 받은 소수 업체만 할 수 있고, 유통은 제조사들이 공동 출자한 대한주정판매(주)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규제 산업이다 — 소주 원가의 30~35%를 차지하는 이 원료가 사실상 단일 도매창구를 거친다. 한국알콜산업은 대한주정판매의 주요 주주 중 하나로, 배정 물량은 지분율에 연동된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과점 원료업이다. 회사가 스크리너에서 눈에 띄는 이유는 따로 있다. 에탄올 정제 기술을 반도체·2차전지 소재로 확장하면서다. 전자급 무수주정과 초고순도 초산부틸은 반도체 세정·현상 공정에 쓰이는데, 한국알콜산업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결 자회사 퓨릿(폐유기용제 회수·정제)과 지분 14.13%를 보유한 팸테크놀로지(반도체 습식 케미컬)를 통해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생태계와도 얽혀 있다.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 지주회사 KC&A → 한국알콜산업 → 이엔에프테크놀로지로 이어지는 구조다. 연도 매출(억원) 영업이익(억원) 순이익(억원) 2022 5,127 252 303 2023 4,383 219 101 2024 4,210 274 245 2025 4,239 322 306 2022년 이후 매출은 5,127억에서 4,239억으로 축소됐지만 영업이익은 252억에서 322억으로 오히려 늘었다 — 범용 용제 매출이 줄어드는 대신 고순도 제품 비중이 커지며 마진이 개선된 흐름으로 읽힌다. 2023년 순이익(101억)이 영업이익...

[스크리너 톱600-521] 제일파마홀딩스 - 온코닉 지분값이 시가총액보다 큰 지주사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21~530번 구간입니다. 521위 제일파마홀딩스(00262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6.2점 — 저평가 컷(67.2점)에 11.0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이 떠 있어, 아래에 별도 해부 섹션을 뒀습니다.

지분표가 실체인 회사 — 온코닉 지분값 하나가 시가총액보다 크다

제일파마홀딩스는 2017년 제일약품에서 인적분할돼 세워진 순수지주회사다. 도입약 유통과 신약(자큐보)을 파는 사업은 자회사 제일약품(271980, 이 연재 468번에서 따로 다뤘다)에 있고, 이 회사(002620)는 그 제일약품 지분 49.24%를 쥔 지배구조 최상단 회사다. 자체 매출은 크지 않고, 표에 잡히는 숫자는 제일약품·제일헬스사이언스 등 계열사를 연결한 결과다. 요컨대 이 회사를 사는 것은 사업이 아니라 지분표를 사는 것에 가깝다.

연도매출(억원)영업이익(억원)순이익(억원)
20227,930-75-746
20238,040209-162
20247,798-112-512
20256,576390146

2022~2024년 3년 연속 순손실(합계 -1,420억원)을 낸 뒤 2025년 처음 흑자전환(순이익 146억원)했다. 다만 같은 해 매출은 6,576억원으로 전년보다 15.7%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390억원으로 늘었다 — 매출과 이익이 반대로 움직인 구체적 배경(사업 재편인지 원가구조 변화인지)은 리서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시가총액 1,188억원에 PER 8.8배·PBR 0.37배·ROE 4.2%(플랫폼 산식, TTM). 제약/바이오 피어 중앙값 PER 13.67배보다 낮지만, ROE 4.2%라는 낮은 수익성 위에 선 낮은 멀티플이라 액면 그대로 '싸다'고 읽기는 이르다.

왜 스크리너 521위인가

원점수는 49.7로 전 종목 중 하위권 순위였다. 이를 정규화(평균 50·표준편차 15)하면 57.7점 — 이미 저평가 컷 67.2점에 9.5점 못 미친 자리다. 여기에 소속 산업(제약/바이오) 6개월 수익률이 하위 밴드라 순환매 -5.0점이 깎이고, 저변동성 +3.5점이 더해져 최종 56.2점이 됐다. 가감점을 합치면 순감점 -1.5점 — 즉 이 종목은 가점으로 순위를 방어한 것도, 감점에 억울하게 밀린 것도 아니다. 정규화 단계부터 이미 컷에 못 미쳤고, 가점 요소는 애초에 크지 않았다. "싸서 여기 있다"는 서사가 성립하지 않는 자리라는 뜻이다.

지주사이기에 벌어지는 일 — NAV 갭과 승계

① 자회사 지분값이 시가총액을 넘는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제일약품(시총 1,485억원, 기준일) 지분 49.24%를 갖고 있어 지분가치는 약 731억원이다. 그런데 제일약품은 다시 코스닥 상장사 온코닉테라퓨틱스(시총 6,707억원) 지분 44.95%를 들고 있다. 두 지분율을 곱하면 제일파마홀딩스가 온코닉 한 종목에 대해 갖는 간접 지분가치만 약 1,484억원 — 제일파마홀딩스 전체 시가총액 1,188억원보다 크다. 온코닉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가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 74억원(전년比 +174%)을 내며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동안에도, 그 재평가가 지주사 주가로는 온전히 넘어오지 않는 전형적 지주 할인 구조다.

② 3세에서 4세로 이어지는 승계. 창업주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인 한상철 대표(제일파마홀딩스·제일약품 대표이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사장 겸직)가 2026년 6월과 7월 두 차례 부친 지분을 시간외매매로 사들였다. 6월 7만주(주당 7,280원, 5.1억원), 7월 8만주(주당 6,380원, 5.1억원), 총 약 10.2억원을 들여 지분율을 9.70%→10.64%로 끌어올렸다 — 2020년 이후 6년 만의 변화다. 제일약품에 근무하는 동생 한상우 전무의 지분율은 2.85%로 고정돼 있어, 형제 간 역할이 갈리며 승계 구도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년 4월에는 오너 4세인 한지윤(2011년생)·한동윤(2013년생)이 특별관계자로 처음 등재됐고, 이들은 이미 제일약품 주식도 보유 중이다 — 승계 정리가 3세를 넘어 벌써 4세까지 미리 이어지고 있다.

③ 승계 재원과 정책 변수. 2025년 10월 기준 한승수 회장의 지주사 지분가치는 약 767억원, 상속세는 약 460억원으로 보도됐다. 이후 아들에게 지분 일부를 넘기며 회장 지분율은 57.80%→57.36%로 낮아졌고, 기준일(8/28) 시총으로 계산하면 회장 지분가치는 약 682억원 — 주가 하락으로 지분가치 자체는 줄었지만 승계 재원 마련은 여전히 숙제다. 게다가 2026년 8월 확인된 정부 방침은 상속·증여 재산의 상장주식 평가를 최대 6년6개월 평균 주가로 강화하는 쪽이다. 제일파마홀딩스처럼 PBR이 낮게(0.39배 안팎) 거래돼 온 지주사는 이 개편으로 평가액이 오히려 최소 30% 이상 올라갈 수 있어, 저평가 상태를 승계에 유리하게 쓰던 셈법 자체가 흔들리는 국면이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 해부

가치함정 점수 4점(red)의 핵심은 이익과 현금의 괴리다. 플랫폼 DB 기준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9억원으로, 같은 해 순이익 146억원의 3%에도 못 미친다(-97%). 잉여현금흐름(FCF)은 -89억원으로 마이너스다. 이익은 났다고 장부에 적혀 있는데 실제 현금은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오히려 나갔다는 뜻이다. 리스크 엔진이 이 두 항목을 모두 적신호로 잡아 가치함정 점수를 정확히 red 기준(4점)까지 채운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순이익은 자회사(제일약품·온코닉) 실적을 지분법 등 회계 방식으로 반영한 장부상 숫자일 가능성이 있고, 그 이익이 실제 배당으로 지주사에 현금 유입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2022~2024년 3년 연속 적자 이력까지 겹쳐 있어, 2025년 흑자전환이 현금 창출로 이어지는 흐름인지부터 다음 분기 재무로 확인이 필요하다.

리스크

지주 할인 구조상 자회사 밸류에이션이 좋아져도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다. 순이익과 현금흐름의 괴리(위 red 해부)는 배당 재원의 지속가능성에도 의문을 남긴다.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분 매각·차입·특별배당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구체적 계획은 확인되지 않는다. 소속 업종(제약/바이오)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이 하위 밴드(-31.6%)라는 점도 순환매 감점으로 이미 드러나 있듯 업황 자체가 우호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이 회사의 밸류는 결국 온코닉의 자큐보 실적에 크게 걸려 있는 간접 구조라, 자큐보의 임상·허가·약가 관련 이벤트가 곧 지주사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종합

제일파마홀딩스는 정규화 단계부터 저평가 컷에 못 미친 하위권 지주사이고, 가치함정 red까지 겹쳐 '싸다'는 근거가 약하다. 다만 온코닉 지분가치 하나만으로도 이미 시가총액을 넘어선다는 사실은 두 가지로 읽을 수 있다 — 저평가된 딥밸류 기회로 볼 수도, 지주 할인이 구조적으로 풀리지 않는다는 경고로 볼 수도 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① 온코닉·자큐보의 실적 개선이 실제 배당으로 지주사에 흘러드는지, ② 승계 재원을 어떤 방식(지분매각·차입·특별배당)으로 마련하는지, ③ 2025년 흑자전환이 다음 분기에도 현금 창출로 이어지는지.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