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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600-513] 원익머트리얼즈 - PER 8.2배가 싸다가 아니라 의심인 이유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511~520번 구간입니다. 513위 원익머트리얼즈(10483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6.5점 — 저평가 컷(67.2점)에 10.7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그리고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이 떠 있습니다 — PER·PBR만 보면 이 연재에서도 눈에 띄게 싼 축인데, 그 싸짐 자체를 의심해야 하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웨이퍼가 늘어날 때마다 함께 팔리는 가스
원익머트리얼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증착용 NH3·N2O, 세정·에칭용 가스, 포토공정용 CO2 등)와 일반 산업용 가스를 만드는 회사다. 최대 고객은 삼성전자이고 SK하이닉스·TSMC·DB하이텍·삼성디스플레이가 뒤를 잇는다 — 반도체 팹의 웨이퍼 투입량이 늘면 소모성 가스 수요가 같이 느는 구조라, 실적이 고객사 가동률에 거의 그대로 연동된다. 지배구조상으로는 원익IPS·원익QnC와 함께 원익홀딩스 산하 반도체 계열 축의 하나이고, 원익그룹은 2024년 공정자산 5조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됐다. 청주 본사·세종 공장에 더해 충주에는 암모니아·수소 생산기지도 두고 있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5,813 | 888 | 577 |
| 2023 | 3,917 | 247 | 138 |
| 2024 | 3,107 | 519 | 318 |
| 2025 | 3,225 | 565 | 487 |
2022년 반도체 다운사이클 진입과 함께 매출이 반토막 났고(5,813억→3,917억), 2023~2024년 바닥을 다진 뒤 2025년부터 반등이 시작됐다. 2026년 들어서는 그 반등이 분기 단위로 확인된다. 1분기 매출 881.8억원(+13.1%)·영업이익 157.0억원(+6.4%), 2분기 매출 923.0억원(+23.1%)·영업이익 145.8억원(+28.9%)·순이익 131.9억원(+32.7%) — 상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이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분기 17.8%에서 2분기 15.8%로 낮아졌는데,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와 일부 원료 조달비용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가총액 4,161억원에 PER 8.2배·PBR 0.79배·ROE 9.7%(TTM). 피어(반도체) PER 중앙값이 28.16배이니 산술적으로는 3분의 1도 안 되는 값이다 — 이 낮은 배수 자체가 뒤에서 다룰 깃발의 출발점이다.
왜 스크리너 513위인가
원점수 49.7은 전 종목 중 중하위권 순위였다는 뜻이고, 이를 평균 50·표준편차 15로 정규화하면 57.7점이 된다. 여기에 순환매 가점은 +0.0(소속 산업 반도체의 6개월 수익률이 -16.0%로 밴드 중간이라 가점도 감점도 없었다) 이고, 저변동성은 -1.2 감점이다 — '저변동성' 항목의 감점은 반대로 읽으면 변동성이 낮지 않다(오히려 크다)는 뜻이다. 최종 56.5점은 57.7-1.2의 산술이지 원점수와 뺄셈할 값이 아니다. 이 구간의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순환매·저변동성의 조정폭 자체는 작고, 애초에 정규화 단계에서부터 컷에 9.5점 못 미친 상태로 출발한 유형이다. 여기에 가치함정 점수 4점, red가 얹혀 최종 판정이 굳어졌다.
가치함정 red 깃발의 해부 — PER 8.2배가 '싸다'가 아니라 '의심'인 이유
스크리너가 이 회사에 red를 붙인 근거는 크게 세 갈래로 확인된다. 첫째, 단기 수익성 경고다. 2026년 8월 21일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6만원으로 낮추며 "외형 성장은 기대 이상이었으나 수익성은 비용 상승의 영향이 불가피했다"고 썼다.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729억원에서 673억원으로 7.7% 하향됐고, 회복 시점은 2026년 하반기가 아니라 2027년으로 미뤄졌다. 둘째, 지배구조 리스크다. 2026년 3월 주주총회에서 VIP자산운용은 오동근 CF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며 "2024년 9월 계열사 케어랩스로부터 불필요한 부동산을 매수해 보유 현금을 낭비한 것에 CFO로서 책임이 있다"는 이유를 공시에 명시했다 — 계열사 간 자산 이전에 기관투자자가 개인 임원 책임을 정면으로 물은,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다. 셋째, 내부통제 이슈다. 2025년 11월 회사는 전직 임원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2026년 7월 검찰 송치가 공시됐다. 관련 금액은 6억7,300만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0.14%에 불과해 재무적 충격은 작지만, 발생부터 송치까지 세 차례 공시가 반복됐다는 사실 자체가 통제 체계에 대한 물음표다. 여기에 원익그룹은 오너 2세 지분회사 '호라이즌'이 매도자 금융을 활용해 지주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승계를 진행 중이라, 소액주주 관점의 자본배분 투명성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주가는 이 조합을 그대로 반영했다 — 6개월 -28.9%, 3개월 -22.7%로 계속 밀리다 최근 1개월 +21.8%로 급반등했는데, 이 반등은 8월 초 코스닥 반도체·소부장 업종 전반의 강세(HBM 투자 확산 랠리)에 편승한 성격이 짙고, 정작 개별 목표가는 같은 주 하향 조정됐다. 52주 밴드 위치가 30%로 여전히 저점권에 가깝다는 점도 이 반등이 완전한 신뢰 회복은 아님을 보여준다.
그래도 있는 성장 축
① 반도체 캐파 확대의 직접 수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D램 증설로 웨이퍼 투입량이 늘면 소모성 특수가스 수요가 구조적으로 커진다. 하나증권은 이를 "고객사 증설 효과가 매출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평가했다. ② 스페셜티 가스 국산화. 레어가스 비중을 줄이는 대신 디보란(B2H6)·황화카보닐(COS) 같은 신규 고부가 품목 매출이 늘고 있다고 업계지는 전하지만, 구체 매출 비중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③ 그린수소 사업. 충주사업장의 암모니아-수소 생산기지를 축으로, 2026년 8월 충북도·충주시·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수소배관망 국산화 실증 개발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총사업비 51억원(전액 국비)으로 2026~2028년 3년간 충주사업장에서 특장차 수소파워팩 센터까지 약 2km 구간에 국산 배관을 깔아 실증하는 사업으로, 10월 착공 예정이다. 다만 이 사업은 회사 매출에 직접 잡히는 신규 수익원이라기보다 국책 실증 참여 성격이 강해, 규모나 시점의 이익 기여는 확인되지 않는다. ④ 주주환원은 아직 약하다. 2026년 2분기 결산 중간배당은 주당 65원(시가배당률 0.55%)이고, 배당성향은 4%(3개년 평균 2%)로 낮은 편이다.
리스크
구조적으로는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특정 고객사의 투자 속도가 실적을 좌우한다. 비용 측면에서는 물류비·원료비 상승이 2분기처럼 마진을 다시 누를 수 있고, 회사가 제시한 회복 시점(2027년)까지는 이익률 정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 구간에서 다룬 세 가지 지배구조·내부통제 이슈(계열사 자산거래, 전직 임원 배임, 오너 승계 구조)가 단기간에 해소될 사안은 아니라는 점이 가장 무겁다.
종합
원익머트리얼즈는 PER 8.2배·PBR 0.79배라는 숫자만 떼어 보면 반도체 소재주 중에서도 저렴한 축이지만, 그 저렴함이 실적 둔화 우려와 지배구조 불신이 함께 만든 할인일 수 있다는 게 red 깃발의 요지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첫째, 2026년 3분기 영업이익률이 15.8%에서 반등하는지(물류비 부담 완화 여부). 둘째, 전직 임원 배임 건의 수사·재판 진행 상황과 확정 금액. 셋째, 케어랩스 부동산 거래를 포함한 계열사 간 자본배분 관행이 이후 주총·공시에서 개선되는지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밸류에이션의 싸움보다 신뢰의 문제가 이 종목의 본질이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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