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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500-476] 삼진제약 - 게보린 뒤 반세기째 함께 온 두 집안, 값은 컷에 9.7점 못 미친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71~480위 구간입니다. 476위 삼진제약(00550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7.5점 — 저평가 컷(67.2점)에 9.7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도 함께 떠 있어, 뒤에서 따로 해부합니다.
게보린 뒤에는 반세기째 함께 온 두 집안이 있다
삼진제약을 아는 사람은 대부분 해열진통제 '게보린'만 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본질은 제품이 아니라 지배구조에 있다. 1968년 조의환·최승주 두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이후, 두 집안이 지분과 경영을 나눠 가진 채 반세기 넘게 함께 회사를 이끌어 왔다. 사업은 OTC(게보린 시리즈)와 전문의약품(뇌전증 제네릭 1위 에필라탐, 항혈전제 플래리스 등)이 축이고, 매출의 12%대를 연구개발에 쓰며 2026년 6월 5년 만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재입성했다. 최근 2년의 화두는 신약이 아니라 승계다. 2025년 3월 오너 2세인 조규석(장남)·최지현(장녀)이 각자대표로 취임해 경영관리·생산은 조 대표가, 영업마케팅·연구개발은 최 대표가 나눠 맡는 체제가 됐고, 2026년 8월 두 창업주가 잔여 지분 증여를 마무리하면서 지분 승계까지 사실상 완료됐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2,740 | 232 | 219 |
| 2023 | 2,921 | 205 | 189 |
| 2024 | 3,083 | 316 | 392 |
| 2025 | 3,091 | 268 | 242 |
매출은 2024년 창사 이래 처음 3,000억원을 넘긴 뒤 2025년 3,091억원으로 사실상 정체(+0.3%)됐다. 눈에 띄는 건 이익의 흔들림이다. 2024년 순이익 392억원은 영업이익(316억원)보다 오히려 크다 — 당해 법인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보이며, 매년 반복될 이익 수준이 아니다. 그 착시가 빠진 2025년 순이익은 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영업이익도 268억원으로 -15%다. 시가총액 2,455억원(주가 18,430원)에 PER 11.2배·PBR 0.85배·ROE 7.5%(플랫폼 산식, TTM) — 제약바이오 피어 72개 중앙값 PER 13.67배보다는 낮지만, 이익이 꺾이는 국면의 저PER·저PBR이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2026년 상반기도 매출 1,477억원(+1.5%)에 영업이익 107.4억원(-16.0%)으로 마진 후퇴가 이어졌다.
왜 스크리너 476위인가
원점수는 48.1로 전체 순위에서는 하위권이다. 이를 전 종목 순위 기반으로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에 옮기면 57.0점 — 이 단계에서 이미 저평가 컷(67.2점)에 10.2점 못 미친다. 여기에 순환매 -5.0(제약바이오 업종 6개월 수익률 -31.6%, 밴드 하위)과 저변동성 +5.5가 더해져 최종 57.5점이 됐다. 두 가감이 거의 상쇄돼 최종점수는 정규화 값(57.0점)과 큰 차이가 없다 — 가점이 순위를 밀어올린 자리가 아니라, 애초에 정규화 단계부터 컷에 못 미친 자리라는 뜻이다. 가치함정 상태는 yellow(점수 2)로 표시돼 있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아리바이오 알츠하이머 신약, 국내 독점권을 쥔 쪽은 삼진제약이다. 2022년 아리바이오와 약 300억원 규모 상호 지분투자로 '기술경영 동맹'을 맺었고, 2023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국내 임상 3상 공동 진행과 국내 독점 생산·판매권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2026년 3월 말 기준 삼진제약의 아리바이오 지분율은 5.90%. 2026년 5월 아리바이오가 중국 푸싱제약과 최대 7조원 규모 글로벌 판권 계약을, UAE 아르세라와도 중동·중남미·CIS 판권 계약을 맺으면서 합산 10조원대 기술이전이 성사됐고, 7월에는 푸싱제약이 아리바이오에 425억원을 직접 투자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삼진제약은 2대 주주). 다만 이 가치가 실제로 현실화되려면 국내 임상 3상 결과(2026년 말 발표 예상)를 통과해야 한다 — 조건부 재료다.
② 치매 프랜차이즈 확장. 2026년 5월 도네페질·메만틴 복합제 '뉴토인 듀오정'을 출시했고, 8월에는 '치매극복선도기업' 인증을 추진 중이다. AR1001(신약)과 뉴토인 계열(복합제 개량신약)을 함께 놓으면 치매 치료제를 신약·제네릭 양쪽에서 준비하는 구도다. 신경계 질환에서는 2026년 2월 3세대 뇌전증 치료제 '브리세탐 정'도 출시해, 기존 제네릭 1위 '에필라탐 정'을 잇는 후속 라인업으로 삼고 있다.
③ 백신·컨슈머헬스케어 다각화. 2025년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드·플루셀박스를 코프로모션으로 붙였고(출시 첫 분기 36억원), 2026년 8월에는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 총괄 임원을 영입해 건기식 브랜드 '위시헬씨'를 화장품·건기식 쪽으로 확장 중이다. 처방약 매출 정체를 자체 브랜드로 메우려는 시도로 보이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리스크 — 그리고 yellow 깃발의 해부
겉보기 밸류에이션(PER 11.2배·PBR 0.85배)은 싸 보이지만, 그 아래 이익의 질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yellow 깃발의 실체로 보인다. 첫째, 2025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38%로 꺾였고 2024년의 순이익 급증은 법인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요인이었다 — 착시가 빠지면 이익 개선 추세가 확인되지 않는다. 둘째,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률 후퇴가 이어졌다. 셋째, 2024년 확보했던 100억원대 진통제 '노스판 패취'의 국내 독점 판권을 2026년 6월 계약 종료로 상실했고, 7월부터 원공급사 한국먼디파마가 직접 판매를 재개했다 — 확정된 매출원 하나가 2026년 실적에서 빠진다는 뜻이다. 넷째, 브리세탐 등 7개 품목이 2026년 9월부터 최대 11.5% 약가 자진인하에 들어가 제네릭 가격 압박도 계속된다.
지배구조 리스크는 오히려 완화 쪽이다. 2022년 10월 하나제약이 지분 13.09%를 확보해 오너 일가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서며 경영권 분쟁 우려가 불거졌지만, 2026년 6월 하나제약이 보유 지분을 233억원에 전량 매각하면서 외부발 위협은 사실상 해소됐다. 다만 창업주 2세 두 집안의 지분율은 각자 4%대로 여전히 낮은 편이고, 2025년 11월 자사주 58만주(146억원)를 소각한 이후 시장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두 집안 간 지분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은 조규석·최지현 두 대표가 부문을 나눠 맡는 협력 구도가 안정적이지만, 이는 두 집안의 지분 격차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종합
삼진제약은 반세기 동안 두 창업주 집안이 사업을 나눠 함께 이끌어 온 특이한 지배구조의 제약사다. 2025~2026년 승계와 하나제약 지분 이탈로 지배구조 불확실성은 낮아졌지만, 이는 안정성의 근거이지 저평가의 근거는 아니다. 밸류에이션은 정규화 단계에서부터 컷에 못 미쳤고, 이번 실적 사이클은 2024년의 일회성 이익 착시가 빠지면서 순이익이 꺾이는 국면과 겹쳐 있다. 노스판패취 이탈과 약가인하가 반영되는 2026년 하반기~2027년 실적, 그리고 아리바이오 AR1001의 임상 3상 결과가 이 회사의 다음 판정을 좌우할 변수다. 확인할 것: ① 2026년 말 예정된 AR1001 임상 3상 결과, ② 노스판패취 이탈에 따른 2026년 하반기 매출 공백 규모, ③ 조규석·최지현 두 집안의 지분율 격차 추이.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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