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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500-475] 세방전지 - 납축전지는 이익을 내고, 미국 ESS 자회사는 보증 한도를 다 썼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71~480번 구간입니다. 475위 세방전지(00449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7.5점 — 저평가 컷(67.2점)에 9.7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원점수는 57.1로 순위상 중위권이었고 정규화해도 60.1점으로 컷에 못 미치는데, 소속 산업(2차전지)의 6개월 수익률 부진이 순환매 감점(-5.0)으로 얹혀 오히려 더 밀려난 자리입니다.
74년 된 납축전지 1위, 그 옆에 미국 ESS 실험이 붙어 있다
세방전지는 1952년 해군기술연구소를 뿌리로 1966년 진해전지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1978년 세방그룹에 편입된 뒤 주력 계열사가 됐다. '로케트 배터리' 브랜드로 국내 납축전지 시장점유율 39.6%(2024년 기준)를 쥔 1위 사업자이자 세계 5대 연축전지 메이커 중 하나로, 130여 개국에 수출하며 7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BMW·폭스바겐 등에 OE 공급)와 산업용 축전지 두 축이 본업이다. 최대주주는 지분 38.33%를 쥔 세방㈜(이 연재 334위)이고, 세방전지는 그 세방㈜이 들고 있는 핵심 자산이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14,731 | 779 | 428 |
| 2023 | 16,848 | 1,268 | 1,169 |
| 2024 | 20,595 | 1,786 | 1,694 |
| 2025 | 21,421 | 1,542 | 1,411 |
2022~2024년 매출이 40% 가까이 늘며 영업이익도 두 배로 커졌지만, 2025년엔 매출 증가율이 4%로 꺾이면서 영업이익(-13.7%)과 순이익(-16.7%)이 함께 뒷걸음쳤다. 회사 측이 2025년 8월 밝힌 배경은 미국 관세 리스크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와 통상임금 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다. 여기에 연결 실적에는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SLB)의 손실이 얹힌다 — 실제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줄었지만, 같은 분기 별도(본사만) 실적은 매출의 86%가 납축전지에서 나오며 훨씬 안정적이었다. 시가총액 9,189억원(주가 66,300원)에 PER 7.1배·PBR 0.57배·ROE 8.0%다. 다만 피어그룹은 2차전지(리튬배터리) 업종으로 묶여 있어 중앙값 PER 33.55배와 비교하면 극단적으로 싸 보이지만, 사업 실체가 다른 업종을 잣대로 삼은 비교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왜 스크리너 475위인가
원점수 57.1은 전체 종목 중 중위권이었고, 이를 정규화(평균 50·표준편차 15)해도 60.1점으로 이미 저평가 컷(67.2점) 아래다. 여기에 소속 산업(2차전지) 6개월 수익률이 -31.5%로 순환매 밴드 하위에 걸려 -5.0점이 깎였고, 등락폭이 크지 않았던 구간이 있었던 덕에 저변동성 가점 +2.4가 붙어 최종 57.5점으로 마감했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 — 급락 뒤 반등을 저평가로 착각하는 함정은 아니다. 다만 세방전지는 납축전지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사인데 리튬배터리 업종의 순환매 흐름에 감점을 받는 구조라, 산업 분류와 실제 사업이 어긋나는 지점에서 점수가 깎였다는 점은 짚어둘 만하다. 실제로 1개월 주가는 +39.0%로 최근 급등했지만 6개월로 보면 -3.8%다 — 8월 들어서야 반등한 자리라는 뜻이다.
성장 동력 — 미국 ESS와 밸류업
① 세방리튬배터리(SLB)의 북미 ESS 진출. 2015년 설립된 SLB는 원래 전기차(EV)용 배터리팩 조립을 하던 자회사인데, 2026년 6월 LG에너지솔루션과 1.8조원 규모 북미 ESS 공급 협력을 맺으며 방향을 틀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현지 법인(SEBANG LITHIUM BATTERY AMERICA LLC)을 세웠고, 세방전지는 여기에 1,000억원(총 투자 1,500억원 중 나머지 500억은 SLB 자체 조달), 이후 추가로 1,069억원을 출자했다. 하나증권은 2026년 6월 이 사업의 확정 수주 물량 기준 매출 목표를 8,000억원으로 제시하며 3분기 파일럿 생산·4분기 첫 출하를 예상했다. 아직 양산 전 단계라 매출 기여는 확인되지 않는다.
② 밸류업 프로그램. 2026년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 2028년까지 매출성장률 7% 달성, 배당성향 25% 유지, ROE 10% 유지가 목표다. 이에 맞춰 자기주식 62만7,972주 소각과 100억원 규모 추가 취득 계획도 밝혔고, 하나증권은 현재 주가 기준 기대 배당수익률을 4%대 후반으로 추정했다.
③ 미국 현지 판매거점 검토. 관세 리스크로 줄어든 수출 물량을 만회하기 위해 2025년 8월 미국 현지 거점(AS·유통) 검토 사실이 알려졌지만, 구체적 투자 규모나 시점은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리스크
가장 큰 변수는 SLB다. SLB는 2026년 1분기 매출 750억원에 순손실 89억원을 냈고(전년 동기 대비 손실폭 3배 확대), 자본잠식률이 같은 기간 14%대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세방전지가 SLB의 대출·물품대금을 위해 제공한 지급보증 한도 1,910억원은 이미 전액 소진됐다 — SLB의 자금난이 모기업으로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딜사이트 보도(2026년 6월)에 따르면 이 수익성 악화는 모기업의 일감 축소와 SLB 자체 비용 부담 증가가 겹친 결과로, LG엔솔 협력이 이를 되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둘째, 리튬 전환 리스크다 — 전기차·ESS가 리튬배터리로 재편되는 흐름에서 본업인 납축전지의 장기 수요 축소 가능성은 구조적으로 열려 있다. 다만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량에도 필수 부품이라 교체 수요 자체가 급격히 사라질 성격은 아니다. 셋째, 2020~2021년 미국 리조트 개발사업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158억원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에서 2026년 7월 대법원이 세방전지의 상고를 최종 기각했다 —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는 뜻으로, 과거 자금운용 판단의 대가다. 넷째, 2026년 6월 코스피200에서 제외됐다.
종합
세방전지는 본업(납축전지)이 꾸준히 현금을 만드는 회사이면서, 그 현금을 걸고 미국 ESS라는 새 판에 베팅한 회사다. 정규화 점수(60.1)가 애초 컷에 못 미치는 상태에서 리튬배터리 업종 부진의 순환매 감점까지 얹혀 57.5점으로 마감한 만큼, 이 자리를 저평가로 읽을 근거는 약하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① SLB의 자본잠식이 LG엔솔 협력 매출로 실제 완화되는지 ② 2026년 3분기 파일럿 생산·4분기 첫 출하가 공시대로 이뤄지는지 ③ 1,910억원 보증 한도 소진 상태가 세방전지 본체 재무에 실질적 부담으로 전이되는지.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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