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너 톱500-414] DL이앤씨 - 저PER은 정점 대비 반토막 실적 위에 있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11~420번 구간입니다. 414번 DL이앤씨(37550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9.7점 — 저평가 컷(67.2점)에 7.5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어, 아래 별도 섹션에서 해부한다.
대림산업의 건설 몸통, 원가율을 다시 조이는 회사
DL이앤씨는 2021년 옛 대림산업이 지주사 DL㈜과 분할되며 떨어져 나온 건설 사업부문이다. e편한세상 브랜드로 도시정비·주택 사업을 축으로 삼고, 토목·플랜트·발전 부문을 함께 가진 국내 10대 건설사 중 하나다. 관급 위주의 지역 건설사나 지반보강 같은 특정 공정 전문사와는 체급이 다른, 시가총액 2.8조원대의 대형 종합건설사다. 최근 이 회사를 관통하는 서사는 두 갈래다. 하나는 2022~2024년 우크라이나 전쟁발 원자재값 급등으로 치솟았던 주택 원가율을 걷어내고 수익성을 되찾는 과정, 다른 하나는 주택 의존을 줄이려 플랜트·발전·데이터센터로 사업축을 넓히는 과정이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74,968 | 4,765 | 4,132 |
| 2023 | 79,911 | 3,210 | 1,879 |
| 2024 | 83,184 | 2,869 | 2,292 |
| 2025 | 74,024 | 3,586 | 3,702 |
매출은 2024년 8.3조원에서 2025년 7.4조원으로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869억에서 3,586억으로 25% 늘었다 — 외형보다 마진을 택한 선별수주의 결과다. 2026년 상반기에는 이 흐름이 더 뚜렷해져 매출 3조5,281억에 영업이익 3,168억(전년 동기 대비 +53%)을 냈고, 주택 부문 매출원가율이 78.1%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시가총액 28,362억원에 PER 5.7배, PBR 0.54배, ROE 9.6%(플랫폼 산식, TTM)로, 피어그룹(건설 40개사) PER 중앙값 8.8배보다 눈에 띄게 싸다. 다만 이 저배수가 이미 큰 폭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점은 뒤에서 다룬다.
왜 스크리너 414위인가
원점수는 59.1로 건설 업종 안에서 중위권이다. 이 순위를 전 종목 정규분포로 옮기면 61.3점 — 이 값이 저평가 컷(67.2점)과 같은 눈금이고, 여기서 이미 5.9점이 모자란다. 소속 산업(건설) 6개월 수익률이 밴드 중간이라 순환매 가점은 +0.0, 대신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져 저변동성 항목에서 -1.6이 깎여 최종 59.7점이 됐다. 즉 이 종목이 컷 아래 있는 주된 이유는 감점이 아니라 정규화 점수 자체가 애초에 컷에 못 미쳤다는 것이고, 최근 몇 달의 급등이 변동성 가점을 갉아먹은 것이 부차적으로 더해진 형태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 해부
표면 수치만 보면 PER 5.7배·PBR 0.54배는 확실히 싸 보인다. 하지만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21년 9,573억원(공시 기준)에서 2025년 3,870억원 안팎까지 수년에 걸쳐 60%가량 주저앉은 뒤, 이제 막 저점에서 반등하는 국면이다. 지금의 낮은 배수는 '싸게 방치된 우량주'가 아니라 '한 번 크게 꺾인 실적 위에 앉아 있는 배수'라는 뜻이다. 게다가 주가는 이미 크게 움직였다 — 1개월 +39.9%, 6개월 +43.4%, YTD +78.1%로 52주 밴드의 51% 지점까지 올라왔다. 원가율 개선과 수주 급증이라는 좋은 소식은 상당 부분 주가에 먼저 반영됐고, 앞으로도 회복이 계속된다는 전제가 깨지면 지금의 저PER·저PBR은 '싼 이유가 있는 저평가'로 되돌아갈 수 있다. 하반기 주택 원가율이 다시 흔들리거나 플랜트·데이터센터 수주가 예상보다 더디면, 배수의 매력은 빠르게 재평가될 자리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원전·발전 플랜트.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지분을 가진 미국 엑스에너지가 상장하며 SMR 사업의 시장 가치가 처음으로 숫자로 확인됐다(다만 또 다른 SMR 관련 자회사 카본코는 2분기 말 장부가가 0원이라 아직 이익 기여로 잡히지 않는다). 6월에는 동제주 복합발전 사업(5,500억원)을, 8월에는 아산 열병합발전소 건설(2,454억원, 최근 매출액 대비 3.32%)을 각각 수주했다. 이란 등 중동 지역 플랜트 기회도 검토 중이나 구체적 수주 성사는 확인되지 않는다.
② 데이터센터. 상암·가산 데이터센터를 준공했고 김포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회사는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수주 비중을 공개하지 않아 실적 기여도는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하반기 2조원 규모 수주 기대감이 증권가에서 나오지만 확정 계약은 아니다.
③ 도시정비 수주. 상반기 연결 신규수주가 5조2,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7% 늘었고 수주잔고는 28조9,000억원까지 확대됐다. 6월 목동6단지 재건축(1조2,868억원)을 단독 응찰로 확보했고, 오금현대(약 1조5,000억원) 등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광명 하안주공처럼 공공임대 배정 이슈가 걸린 사업장에는 회사 스스로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④ 주주환원. 2024~2026년 3개년 정책으로 연결 순이익의 10%를 현금배당, 15%를 자사주 매입에 쓰고 있다. 지난달 555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고, 8월 27일에는 보통주 62만7,546주 소각을 공시했다. 6월 말 순현금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약 1,000억원 늘어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구조를 유지 중이다.
리스크
가장 눈에 걸리는 것은 중대재해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2026년까지 이 회사 현장에서 10건의 사망사고로 11명이 숨졌다(2022년 4건·5명, 2023년 3건·3명, 2024~2026년 각 1명). 실적이 정점에서 꺾이던 시기와 사고가 몰린 시기가 겹친다는 점을 두고 "수익성이 약해지면 안전관리 비용을 줄이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회사는 최근 5년간 안전보건 투자를 136억원 늘렸다고 반박한다. 위험 공정을 협력업체가 맡는 하도급 구조의 구체 내용은 회사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외부 검증이 어렵다. 이 외에 주택 경기 회복이 지역별로 불균일해 원가율 개선이 되돌아갈 위험, 공사비·인건비 재상승 위험도 열려 있는 변수다.
종합
DL이앤씨는 실적과 재무 양쪽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여주고 있는 대형 건설사다. 그러나 정규화 점수(61.3점)부터 저평가 컷(67.2점)에 못 미치는 자리이고, 주가가 이미 반년 새 크게 올라 저배수의 상당 부분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싸다'는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 확인할 것은 하반기에도 주택 원가율 78%대가 유지되는지, 데이터센터·플랜트 수주가 실제 매출로 잡히는 시점, 그리고 중대재해 재발 여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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