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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500-404] 현대엘리베이터 - 파생상품 손실 20년을 벗고 유지보수로 돌아선 1위 승강기업체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401~410번 구간입니다. 404위 현대엘리베이터(01780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9.9점 — 저평가 컷(67.2점)에 7.3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승강기는 1등, 그런데 회사를 오래 흔든 건 승강기가 아니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오티스·TK엘리베이터와 함께 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2026년 7월 브랜드평판지수 조사에서도 오티스·TK·미쓰비시·쉰들러·히타치를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사업은 신규 설치와 유지보수(서비스) 두 축인데, 최근 몇 년의 이야기는 신규 설치보다 유지보수 쪽에 있다. 하지만 이 회사를 오래 규정한 건 승강기 사업 자체가 아니라, 2013~2015년 옛 현대상선(현 HMM)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체결한 파생상품 계약이었다. 해운업황 악화로 현대상선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계약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메우려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반복했다. 2대주주였던 쉰들러는 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지분 희석 문제를 제기하며 20년 가까이 소송전을 벌였다. 2026년 3월 정부가 쉰들러의 ISDS(투자자-국가 분쟁) 청구를 완승으로 막아내며 국가 배상 리스크는 정리됐지만, 그 이전 주주대표소송에서는 현정은 회장 개인에게 1700억원대 배상 책임이 인정된 바 있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21,293 | 430 | 784 |
| 2023 | 26,021 | 826 | 3,189 |
| 2024 | 28,853 | 2,257 | 1,832 |
| 2025 | 24,674 | 2,174 | 2,620 |
2024년 매출 정점(2조 8,853억) 이후 2025년 매출이 -14.5%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은 2,174억으로 큰 훼손 없이 방어됐다 — 신축이 줄어도 유지보수 매출이 버텨준 구조다. 순이익은 영업이익과 매년 폭이 다르게 움직인다. 별도기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 약 3,946억원에 달하는데, 현대투자파트너스(CVC) 등을 통한 금융투자 평가손익이 해마다 순이익을 흔든다. 2025년 순이익(2,620억)이 영업이익(2,174억)보다 큰 것도 이 금융부문 평가이익 기여가 있었기 때문으로, PER을 볼 때는 이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 TTM 기준 PER 11.6배·PBR 2.19배·ROE 18.8%, 시가총액 2조 9,554억원. 피어 그룹(기계, 피어 30개) PER 중앙값 12.15배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자체는 튀지 않는다.
왜 스크리너 404위인가
원점수는 49.6으로 전체 순위 중에서는 중위권이었다. 이것이 정규화 단계를 거쳐 57.6점이 되는데, 이 57.6점 자체가 이미 저평가 컷(67.2점)에 못 미친다 — 가점을 더하기 전부터 판정선 아래였던 유형이다. 여기에 소속 산업(기계)의 6개월 수익률이 -20.8%로 밴드 중간이라 순환매 가점은 0.0, 저변동성 가점만 +2.3이 붙어 최종 59.9점이 됐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점수 0)이라 밸류 자체를 의심할 신호는 없다. 요컨대 이 회사는 급락으로 싸져서 순위가 밀린 것도, 순환매를 잘 타서 끌어올려진 것도 아니고, 순위 자체가 애초에 저평가 구간에 못 미쳤던 담백한 '적정' 자리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유지보수 중심 수익구조 전환. 2026년 상반기 실적에서 유지보수 매출 비중이 전년보다 4.6%포인트 확대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률 10%대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분기(연결) 매출 6,928억원(+8.7%)·영업이익 845억원(+52.3%)으로, 1분기의 매출·이익 동반 감소(-8.2%, -16.3%)를 2분기에 뒤집었다. 신축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회사가 방어선을 유지보수·AI 관제로 옮기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② 초고층·모듈러 승강기 기술. 2026년 8월 GS건설과 초고층 승강기 기밀 성능 확보를 위한 공동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세계 최초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고층 건물 승강기 '이노블록' 51대를 수주해 설치 공기를 80%가량 줄였다는 보도가 있다. 다만 이 기술이 매출로 얼마나 확대될지 구체 수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③ 로봇·AI 서비스 확장. 승강기 연동 로봇 서비스 '미리뷰', AI 탑승 부피 감지 시스템(HDC랩스와 협업 시험 중), 정부의 이동로봇 특별법 제정 논의에도 참여기업으로 이름이 올랐다. 승강기를 로봇 이동의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시도이나, 매출 기여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리스크
가장 구조적인 리스크는 신축 물량 감소다. 건설 경기 침체로 신규 착공이 줄면서 승강기 빅3의 격전지가 '신규 설치'에서 '전면 교체'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고, 회사가 보유한 건설사향 기대신용손실 충당금도 5년 새 2.5배로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 공사대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다. 2026년 8월에는 5년 만의 노조 파업으로 충주공장(연 매출 기여 비중 53.2%) 생산이 사흘간 중단됐고, 임단협 타결로 일단락됐지만 재발 가능성은 공시에도 명시돼 있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과거 쉰들러 리스크는 지분율 5% 미만으로 낮아지며 사실상 해소됐고, 백기사였던 H&Q도 2026년 상반기 콜옵션 상환·투자금 전량 회수로 퇴장했다. 대신 현정은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2026년 들어 지분을 0.4%에서 3% 이상으로 늘리며 승계 재원 마련 움직임이 감지된다 — 다만 실질적 승계 핵심은 지주사격인 현대홀딩스컴퍼니라는 시각이 우세해, 이 회사 자체의 지배구조 변화 속도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많다.
종합
현대엘리베이터는 파생상품 손실과 쉰들러 소송이라는 20년 가까운 짐을 이제 거의 다 내려놓은 회사다. 승강기 1위 지위와 유지보수 매출의 안정성이 밸류에이션을 크게 흔들지 않는 '적정' 자리를 만들었고, 신축 둔화를 유지보수·AI·초고층 기술로 메우는 국면이 상반기 숫자로 확인됐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신축 회복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만큼 실제로 따라오는지, 건설사향 손실충당금 증가가 실제 대손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정지이 전무의 지분 매집이 승계 재원 마련을 넘어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질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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