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가젯

[스크리너 톱500-378] 한국지역난방공사 - 요금이 오르지 않으면 숫자는 거짓말한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371~380번 구간입니다. 378위 한국지역난방공사(07132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60.8점 — 저평가 컷(67.2점)에 6.4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함께 떠 있고, 그 이유는 이 회사가 파는 상품의 가격을 이 회사가 정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요금이 오르지 않으면 이익이 안 남는 회사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는 국내 최대 집단에너지(지역냉난방) 사업자다. LNG 열병합발전으로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 성남·분당을 비롯한 수도권 다수 지역에 공급하고, 남는 전력은 SMP(전력도매가격)로 판매한다. 산업통상부 산하 공기업으로 2010년 코스피에 상장됐고, 현 사장 하동근은 성남 지역 시민·환경운동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됐다. 이 회사의 실적을 가르는 축은 두 개다. 열 부문은 LNG 매입가와 정부가 정하는 열요금의 차이, 전기 부문은 발전량과 SMP다. 둘 다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연도매출(억원)영업이익(억원)순이익(억원)
202241,730-4,034-1,839
202339,5373,1671,994
202435,7033,2792,102
202539,9825,2973,389

2022년의 대규모 적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LNG 가격 급등분이 열요금에 제때 반영되지 못한 결과다. 2023년 이후 요금 현실화와 전력 판매 확대로 흑자가 이어졌고 2025년 순이익은 3,389억원까지 늘었다. 시가총액 8,661억원에 PER 2.7배, PBR 0.38배, ROE 14.0%(플랫폼 산식, TTM) — 피어 그룹(발전/전력, 중앙값 15.26배)과 비교하면 숫자만으로는 업종 최하위권 밸류에이션이다. 다만 부채비율은 234%(2026년 1분기 개별 기준)로 무겁고, 2026년 2분기만 떼어 보면 영업이익 331억원에 순이익은 104억원까지 줄어든다 — 높은 부채가 만드는 이자비용의 무게다.

왜 스크리너 378위인가

원점수는 52.0으로 순위가 하위권이었다. 이 원점수가 정규화 눈금(평균 50·표준편차 15)으로 옮겨지면 58.3점이 된다 — 판정 컷 67.2점도 이 눈금 위의 값이다. 여기에 순환매 가점은 0.0점(소속 산업 발전/전력의 6개월 수익률이 -18.3%로 밴드 중간이라 가·감점 대상이 아니다), 저변동성 가점 +2.5점이 더해져 최종 60.8점이 됐다(58.3+2.5=60.8). 컷까지 6.4점 모자란, 정규화 점수 자체가 판정선에 못 미치는 유형이다. 가점의 크기가 크지 않은 만큼 이 회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가점보다는 낮은 PER·PBR 그 자체 — 그런데 그 낮은 배수가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숫자인지가 다음 문제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탈탄소 열원 다각화. 경기 화성지사에서 20MW급 전극보일러 실증을 진행 중이고, 2026년 4월에는 핀란드 정부·기업(스테디에너지)과 열전용 소형모듈원전(SMR)·고효율 히트펌프 기술 교류를 논의했다. 다만 국내 상용화 시점·투자 규모 같은 구체 계획은 확인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폐열을 지역난방 열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은 2027년부터 시작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으나, 세부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② 미활용열 확대. 2026년 8월 한국중부발전과 서울복합발전소 발전용수(고온 배출수)를 지역난방 열원으로 재이용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발전 폐수를 열원으로 돌려쓰는 구조라 연료비 절감과 탄소 감축을 동시에 노린다. 매출을 새로 만드는 사업이라기보다 원가를 깎는 신기술에 가깝다.

③ 전력사업 확대. 2026년 2분기 전기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4% 늘며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전년 동기는 대구·양산·화성 발전소 정비로 낮았던 기저효과도 있다). 열 부문이 요금 규제에 묶여 있는 동안 전력 마진이 실적의 완충판 역할을 하는 구도가 이번 분기에 확인됐다. 다만 7월 전기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급감했다는 공시가 나와, 흐름이 매 분기 안정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④ 배당정책 개선. 2024년 정관 개정으로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뒤 배당기준일을 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예측가능성이 높아졌다. 2024사업연도 결산배당은 주당 6,157원이었고, 시장에서는 2025사업연도 기준 배당수익률을 8~9%대로 추정한다.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로도 분류돼 배당·자사주 기대가 수급에 반영되는 종목이다.

가치함정 해부 — 규제가 걷히지 않으면 배수는 의미가 없다

PER 2.7배·PBR 0.38배는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시장이 헐값에 사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이 이익 중 상당 부분이 아직 현금으로 안 들어왔다"는 뜻에 더 가깝다. 정부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 기조에 따라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열요금을 동결했고, 그 결과 회수하지 못한 연료비(열요금 미정산분)가 2026년 2분기 말 6,054억원까지 쌓였다 — 1분기 대비 477억원 늘어난 규모다. 2022년 발생분은 2026년 6월에야 전액 회수됐고, 2023년 발생분은 2027년 6월까지 나눠 갚는 일정이다. 회계상 이익은 이미 잡혔지만 현금은 몇 년 뒤에야 들어오는 구조라는 뜻이다. 여기에 9월 발전용 가스요금이 9.2% 오를 예정이어서 하반기 미수금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업계 전반에서 거론된다. 실제로 2026년 5월에는 LNG 현물가 상승 우려만으로 주가가 연초 대비 -24.6%까지 밀린 적이 있다 — 이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실적이 아니라 요금 정책 뉴스 한 줄에 크게 흔들린다. 요금 결정권이 회사 밖(정부)에 있고 CEO 인선 자체도 정권에 연동되는 공기업 지배구조라, "언젠가 정상화되면 싸다"는 전제가 언제 성립할지는 회사가 아니라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종합

한난은 낮은 배수와 두 자릿수 배당수익률을 함께 쥔 종목이지만, 그 배수가 낮은 이유 자체가 "요금이 원가를 못 따라가는 구조" 때문이라는 점에서 저평가와 가치함정의 경계에 서 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9월 가스요금 인상이 3·4분기 미수금 증가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2027년 요금 정산 방식이 지금보다 원가를 빠르게 반영하는 쪽으로 바뀌는지, 그리고 밸류업 배당정책이 미수금 회수 지연 속에서도 유지되는지다. 세 질문의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점수보다 요금 뉴스가 이 종목의 방향을 정한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