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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300-292] 삼성바이오로직스 - 원점수는 넘겼는데, 업종이 잡아끌었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291~300번 구간입니다. 292번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64.3점 — 저평가 컷(67.2점)에 2.9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이 연재 226번부터 300번까지 다룬 종목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대형주가 바로 이 자리에 있다.
항체를 넘어 펩타이드로, CDMO 하나만 파는 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다. 2011년 설립 이후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인천 송도에 1~5공장으로 늘려왔고, 2025년 3월 GSK 자회사 휴먼게놈사이언스 인수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6만 리터 규모 생산거점까지 확보했다. 창립 이후 누적 CDMO 수주액은 217억달러(약 32조9,43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를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과 가르는 결정적 사건은 2025년 11월 1일 단행한 인적분할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보유·관리하던 투자 부문을 떼어내 '삼성에피스홀딩스'로 신설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신은 위탁생산에만 집중하는 순수 CDMO 회사로 재편했다. 고객사 입장에서 "내 항체를 위탁생산하는 회사가 동시에 경쟁 바이오시밀러도 만든다"는 이해상충 우려를 없앤 구조 개편이었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30,013 | 9,836 | 7,981 |
| 2023 | 36,946 | 11,137 | 8,577 |
| 2024 | 34,971 | 13,214 | 10,833 |
| 2025 | 45,570 | 20,692 | 17,844 |
2024년 매출이 한 차례 주춤한 뒤 2025년 45,570억원(+30.3%)·순이익 17,844억원(+64.7%)으로 뛰었는데, 이 숫자는 아직 분할 전 10개월치 에피스 실적이 섞여 있어 그대로 해석하기 어렵다. 분할 이후 재작성한 비교실적 기준으로 보면 CDMO 단독 매출은 2026년 상반기 2조5,78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38억원) 대비 +28.0%,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으로 +28.6% — 분할 효과를 걷어낸 진짜 CDMO 성장률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률 45.3%는 위탁생산업 치고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687,884억원(주가 148만6,000원) 기준 PER 36.6배·PBR 9.23배·ROE 25.2%로, 제약/바이오 피어 PER 중앙값(13.4배)의 거의 세 배다. 이 자리는 '싸서' 온 게 아니라 우량해서 온 자리라는 뜻이고, 이 점이 이번 회차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사실이다.
왜 스크리너 292위인가
원점수는 68.7점으로 순위상 나쁘지 않았지만, 정규화하면 65.7점으로 이번 구간 판정선(67.2점)에 이미 못 미친다. 여기에 순환매 감점 -5.0이 붙었다 — 소속 산업(제약/바이오)의 6개월 수익률이 -31.6%로 밴드 하위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신의 6개월 수익률도 -16.4%(YTD -12.3%)로 업종보다는 덜 빠졌지만 하락 자체는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저변동성 가점 +3.6이 일부를 되돌렸으나, 최종점수는 64.3점 — 판정선에 2.9점 못 미치는 적정에 머문다. 정규화 단계에서 이미 판정선에 못 미쳤고, 업종 감점까지 겹친 사례다. 다만 앞서 짚었듯 원점수 68.7 자체가 "값이 싸다"는 뜻은 아니다. PER 36.6배·PBR 9.2배는 절대적으로 비싼 축에 속한다. 스크리너의 원점수는 성장성·수익성(ROE 25%)·저변동성 같은 질적 요소를 함께 반영하는 복합 지표이고, 이 회사는 그 복합 지표에서 상위권에 들 만큼 우량하지만, 업종 전체가 반도체 쏠림 장세에 밀려 팔린 탓에 감점을 맞았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 — 실적이 갈 곳 없이 눌린 신호는 없다.
성장 동력 — 캐파를 채우는 세 갈래
① 5공장·록빌 공장, 3분기부터 매출로. 1~4공장은 이미 완전가동 상태다. 2025년 완공한 18만 리터 규모 5공장과 미국 록빌 공장이 2026년 3분기부터 매출을 내기 시작한다. 회사가 쌓아둔 누적 수주 217억달러를 실제 매출로 옮기는 다음 단계이자, 늘려놓은 캐파를 채우는 것이 하반기의 실질적 과제다. 6공장(18만 리터급)은 착공을 결정한 상태로, 대형 신규 수주 협상이 진행 중임을 방증한다는 것이 증권가 해석이다.
② 3조원 유상증자 — 펩타이드로 영역 확장. 기준일 하루 전인 8월 28일, 회사는 보통주 227만주(예정 발행가 132만2,000원)를 발행하는 3조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조달 자금의 약 90%(2조7,062억원)는 스위스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나머지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유럽·미국·인도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어 인수가 완료되면 항체의약품 중심이던 사업을 GLP-1 비만치료제 등 수요가 급증하는 펩타이드 영역으로 넓히고, 생산거점도 3개 대륙으로 늘어난다. 이 소식에 주가는 발표 당일 6.78% 급락했다 —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발행 주식 수의 약 5%) 우려가 원인이다. 회사는 제2바이오캠퍼스에 2032년까지 7조5,000억원, 제3바이오캠퍼스에 2034년까지 7조원을 추가 투입해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138만5,000리터까지 늘린다는 중장기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세계 1위 스위스 론자를 정조준한 확장이다.
③ 신약 파이프라인 협업. 자체 신약 개발사는 아니지만, 바이오벤처와의 위탁개발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에임드바이오의 파이프라인 AMB303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공동 개발한 약물 기술을 결합한 사례로 보도됐다 — 다만 이런 협업이 매출에 기여하는 구체적 규모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는다.
리스크
창사 이래 첫 파업, 아직 미해결. 2026년 4월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5월 전면파업, 이후 준법투쟁까지 넉 달 가까이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누적 생산 손실을 약 1,500억원으로 추산한다. 인천지방노동청의 사후조정안을 노조가 받아들이며 국면 전환의 계기는 마련됐지만, 8월 27일 27차 교섭까지도 성과급을 둘러싼 이견으로 타결되지 못했다.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노동부 중재가 추진 중이지만 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CDMO는 고객사와 정한 생산 일정을 지키는 것이 사업의 신뢰 그 자체인 업종이라, 파업 장기화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수주 관계에 대한 신뢰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무배당 기조 속 지분 희석.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고, 2026년 초 생산시설 확충을 이유로 향후 3년간 무배당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발표 직후 3조원 유상증자로 지분 희석까지 겹치자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보도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 지분을 '일반투자'로 전환해 주주권 행사 여지를 넓혔고, 배당정책은 국민연금이 중점관리사안으로 두는 항목이라 향후 자본배분을 둘러싼 대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증자가 3년 뒤 나온다는 배당 정책의 시점을 다시 늦출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업종 밸류에이션 조정. 이번 회차의 감점 원인 자체가 리스크이기도 하다. 제약/바이오 업종 6개월 수익률 -31.6%는 반도체·AI 쏠림 장세에서 자금이 이 업종을 벗어난 결과로 보이며, 개별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눌리는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 PER 36.6배·PBR 9.2배의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은 성장이 계획대로 이어질 때만 정당화된다 — 5공장·록빌 공장의 매출 기여, 폴리펩타이드 인수 이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할인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종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구간에서 드문 유형이다. 원점수(68.7)는 순위상 나쁘지 않았지만 정규화하면 65.7점으로 판정선에 이미 못 미쳤고, 여기에 업종 전체의 순환매 감점(-5.0)까지 겹쳐 적정 판정을 받았지만, 그 원점수를 만든 것은 낮은 가격이 아니라 세계 최대 CDMO 캐파와 45%대 영업이익률이다. 2025년 인적분할로 순수 CDMO 체제를 갖췄고, 5공장·록빌 공장이 하반기부터 매출을 내기 시작하며, 3조원 유상증자로 펩타이드 영역까지 사업을 넓히는 확장 국면에 있다. 다만 넉 달째 이어지는 파업, 무배당 기조 속 지분 희석에 대한 주주 불만, 그리고 업종 전체를 누르는 순환매는 이 대형주에도 예외 없이 걸려 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추석 전 노사 교섭 타결 여부와 그에 따른 하반기 생산 정상화 시점. 둘째, 5공장·록빌 공장의 3분기 실제 매출 기여가 예고된 규모로 나타나는지. 셋째,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가 마무리된 뒤 펩타이드 CDMO 실적이 항체 부문과 별도로 공시되며 확장 논지를 뒷받침하는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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