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너 톱300-287] 지투파워 - 원점수는 넘었는데, 급등한 주가가 발목을 잡았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281~290위 구간입니다. 287위 지투파워(38805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64.7점 — 저평가 컷(67.2점)에 2.5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가치함정 깃발은 green(양호)입니다.
'화학'이 아니라 전력기자재다 — 관급 수배전반의 강자
플랫폼은 지투파워를 화학 산업, 정밀화학 단계로 분류하지만 이는 오분류에 가깝다. 실제 지투파워는 2010년 설립돼 2022년 코스닥에 상장한 스마트그리드 전문기업으로, 본업은 전력을 받아 나누는 수배전반 제조다. IoT·AI를 접목한 '디지털 수배전반'과 전력설비의 과열·방전 등 이상 징후를 실시간 감지하는 상태감시진단(CMD) 기술을 앞세워 관급(공공 발주) 수배전반 시장 1위로 꼽힌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ESS(에너지저장장치)가 두 번째·세 번째 축으로 붙어 있다. 원전용 배전반은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과 원전 최고 안전등급인 Q-Class 인증을 갖춰, 2025년 한국수력원자력의 신한울 3·4호기에 430억원 규모 고압배전반을 수주했고 한빛 3·4호기(예비가격 700억원) 입찰에도 참여했다. 창업주 김영일 회장에서 아들 김동현 대표로 이어지는 2세 경영 체제다. 화학이라는 산업 분류로 이 종목을 걸러내면 정작 원전·전력망·ESS라는 실제 투자 테마를 놓치게 된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374 | 2 | 7 |
| 2023 | 494 | -9 | 7 |
| 2024 | 554 | 37 | 42 |
| 2025 | 774 | 88 | 56 |
2022~2023년은 매출이 374억→494억으로 늘어도 영업이익은 2억→-9억으로 사실상 이익을 못 냈던 구간이다. 그런데 이 두 해 모두 순이익은 7억으로 영업이익보다 오히려 컸다 — 영업 밖에서 난 이익이 본업 손실을 메운 셈인데, 정확한 항목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흐름은 2024년부터 뒤집힌다. 매출 554억·영업이익 37억으로 흑자가 자리를 잡았고, 2025년은 매출 774억(+39.6%)·영업이익 88억(+139.9%)으로 성장이 가팔라졌다. 다만 2025년 순이익(56억)은 영업이익(88억)보다 낮다 — 앞선 두 해와는 반대 방향의 괴리다. 법인세나 이자비용, 혹은 2025년 유상증자로 관계기업이 된 신재생 자회사 윌링스의 지분법 손익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반전이 지속되는지는 하반기 실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성장은 2026년 들어 더 가팔라졌다. 상반기 연결 매출 296억원(+22.3%), 영업이익 27억원(전년 동기 대비 888.9%, 10배 이상), 영업이익률 9.1%다. 태양광 부문 매출이 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며 성장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1,871억원 기준 플랫폼 산식 PER은 24.2배, PBR 4.44배, ROE 18.4%(TTM)로, 최근 급등한 주가가 이미 배수에 반영돼 있다. 플랫폼이 묶은 화학 피어 그룹의 PER 중앙값은 10.9배인데, 실제 전력기자재 동종업체인 제룡산업(10.0배)·세명전기(8.6배)·피에스텍(6.5배)과 비교해도 지투파워의 PER은 두 배 안팎 높다. 어느 잣대를 대도 지금 주가는 싸지 않다는 뜻이고, 이 종목이 저평가가 아니라 적정 판정에 머무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 스크리너 287위인가
raw 원점수는 71.1로 전 종목 순위에서 상위권이다. 그런데 정규화하면 67.1점으로 낮아져, 저평가 컷(67.2점)에 이미 0.1점 못 미치는 자리가 된다. 순환매 가점(rot_adj)은 +0.0 — 소속 산업(화학) 6개월 수익률이 -14.9%로 밴드 중간이라 보탬이 없었다. 여기에 저변동성 가점(lowvol_adj) -2.4가 더해져 최종 64.7점, '적정' 판정으로 마감됐다. 최근 1개월 주가가 +76.4% 폭등했는데 3개월은 0.2%, 6개월은 -11.7%로 방향이 정반대다 — 8월 한 달 새 만들어진 급등이 변동성 페널티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122위 세명전기·188위 피에스텍·217위 제룡산업이 급락 후 반등이라는 롤러코스터로 감점을 받았다면, 지투파워는 방향이 반대다. 조달청 리스크 해소와 액침냉각 ESS 신제품 발표, 원전 테마 재부각이 겹치며 급등 자체가 감점 재료가 됐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1점)으로 낮다.
신사업·성장 동력
① 원전 배전반 — 신한울 이후의 파이프라인. 신한울 3·4호기 430억원 수주를 발판으로 2026년 7월 한빛 3·4호기(영광) 고압배전반 입찰(예비가격 700억원)에 참여했고, 2027년 1월 입찰공고가 예정된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원전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이들은 아직 확정 수주가 아니라 입찰·검토 단계이고, 국내 신규 원전과 노후 설비 교체 수요가 이 파이프라인의 배경이다.
② 액침냉각 ESS(I-ESS) — AI 데이터센터 정조준. 2026년 8월 26일 화성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배터리 셀 전체를 냉각유에 담가 옆 셀로 옮겨붙는 열폭주 전파를 차단하는 액침냉각 ESS를 공개했다. 개별 셀의 발화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화재의 시스템 전체 확산은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개발에 100억원을 투입했고 공랭식 대비 소비전력을 60% 줄였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김동현 대표는 이날 2030년까지 매출 3,000억원·영업이익률 11%·시가총액 5,000억원을 달성하고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양산 매출이 실제로 언제부터 얼마나 잡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③ 태양광 — 이미 숫자로 확인되는 축. 2026년 상반기 태양광 부문 매출이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늘며 상반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세 사업(배전반·태양광·ESS) 중 가장 먼저 성장이 숫자로 잡히고 있는 축이다.
④ 주주환원 확대. 2026년 3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제조·구매 원가 혁신과 선별적 수주 전략이 핵심이었는데, 8월 21일에는 자회사 수취 배당금(세후 기준)의 30%를 현금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겠다는 내용으로 갱신됐다. 잉여현금흐름의 20% 이상을 배당·자사주 매입에 활용한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됐다. 실제로 6월과 7월 두 차례 6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을 체결·해지했고, 8월 31일 기준일로 중간배당(보통주 70원, 시가배당률 0.9%)도 결정했다. 아직 배당수익률 자체는 1%대로 크지 않지만 배당·자사주 항목이 늘어나는 방향은 확인된다.
리스크
가장 눈에 띄는 리스크는 관급 발주 의존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진 조달청 제재다. 2024년 10월 조달청이 직접생산의무 위반을 이유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내리자 회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받았고, 2025년 11월 본안에서 승소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2026년 1월 조달청이 405.85억원(당시 최근 매출액 대비 73.23%) 규모의 새 부정당업자 제재를 재차 통지해 1개월 15일(1월 23일~3월 9일)간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됐다. 이후 2026년 8월 21일 공시에서 조달청이 이 처분을 직권취소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 회사 귀책보다는 조달청과의 법적 다툼이 반복된 결과로, 이번에는 회사 쪽에 유리하게 마무리된 모습이지만 관급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상 유사한 제재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급등한 주가도 리스크 요인이다. 8월 13~14일 이틀 연속 단기과열종목 지정예고를 받을 만큼 변동성이 커졌고, PER 24.2배는 화학 피어(10.9배)는 물론 실제 전력기자재 동종업체들(6.5~10.0배)보다도 높다. 신사업(원전 해외 수주·ESS 양산)의 상당 부분이 아직 파이프라인 단계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종합
지투파워는 관급 수배전반 1위 사업자가 원전·ESS·태양광이라는 세 개의 성장 축을 동시에 키우는 국면에 있다. raw 원점수(71.1)는 전 종목 순위로 상위권이지만, 정규화하면 67.1점으로 저평가 컷에 이미 살짝 못 미친다. 여기에 8월 한 달 새의 급등이 저변동성 감점(-2.4)으로 되돌아오며 최종 점수는 적정 판정(64.7점)에 머물렀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 한빛 3·4호기·체코 두코바니 입찰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지, 액침냉각 ESS의 양산 매출이 언제부터 실적에 잡히는지, 그리고 2025년에 뒤집힌 순이익-영업이익 괴리의 원인과 조달청 제재 리스크의 재발 여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종목을 화학 산업 스크리너로 찾으려 하면 애초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하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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