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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700-681] 에스티아이 - 팹의 혈관을 까는 회사, 1분기 영업이익 3.6억원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681~690번 구간입니다. 681번 에스티아이(03944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1.6점 — 저평가 컷(67.2점)에 15.6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더불어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이 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주 랠리가 한창인 2026년 여름에 이 회사만 반토막이 난 이유를, 점수가 아니라 손익계산서에서 찾아봅니다.
반도체 공장의 혈관을 까는 회사
먼저 이름부터 정리한다. 코스닥 039440 에스티아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회사다. 선거철마다 인용되는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STI), 골프 퍼팅연습기를 만드는 STI KOREA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검색으로 이 회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걸리는 함정이다.
주력 제품은 CCSS(중앙약품공급시스템)다. 반도체 팹 안에서 쓰이는 초고순도 화학약품을 저장탱크에서 각 공정 장비까지 오염 없이 자동으로 실어 나르는 배관·제어 인프라다. 칩을 직접 깎거나 쌓는 공정장비가 아니라, 공장의 혈관을 까는 설비다. 그래서 발주 순서가 남다르다. 팹의 토목·건축이 끝나고 클린룸 공사가 시작될 때 반입되므로, 전공정 장비보다 앞서 돈이 들어온다. 신규 라인 증설의 가장 이른 수혜자이자, 증설이 멈추면 가장 먼저 마르는 자리이기도 하다.
2026년 상반기 매출 구성은 CCSS 1,253억원(85.6%), 세정·식각·리플로우를 묶은 Wet System 99억원(6.8%)이다. 플랫폼의 '반도체' 라벨은 실제 매출과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시장에서 이 회사를 부르는 별명인 'HBM 리플로우 장비주'는 매출 비중 7% 미만짜리 꼬리표라는 점은 짚어두는 게 정확하다. 고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회사 설명 기준 두 곳이 매출의 약 80%다. 최대주주는 클린룸·하이테크 설비 시공사인 성도이엔지(2024년 3분기 말 지분 20.22%)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4,224 | 348 | 298 |
| 2023 | 3,195 | 239 | 241 |
| 2024 | 3,340 | 273 | 271 |
| 2025 | 3,281 | 197 | 154 |
4년 내내 매출이 3,200억원대에 묶여 있다. 2022년 고점을 찍은 뒤 회복하지 못했고, 이익은 더 나쁘다. 영업이익률이 8.2%(2022) → 6.0%(2025)로 내려앉았고 2025년 순이익은 154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줄었다. 시가총액 3,125억원 기준 PER 17.9배, PBR 1.09배, ROE 6.1%다. 반도체 피어 PER 중앙값 28.16배(105개사)보다는 낮지만, ROE 6.1%는 자기자본을 굴려 만드는 수익이 예금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한다는 뜻이다. PBR 1.09배는 그 수익성에 정확히 어울리는 가격이다.
왜 스크리너 681번인가
산술을 정확히 쓰자. 이 회사의 원점수는 35.9점으로 전 종목 하위권이다. 이 원점수를 전 종목 순위 기준으로 정규분포(평균 50·표준편차 15)에 옮기면 53.0점이 되고, 여기에 산업 순환매 +0.0(반도체 6개월 수익률 -16.0%, 밴드 중간)과 저변동성 -1.4가 더해져 최종 51.6점이다. 판정 컷 67.2점은 이 정규화된 눈금 위의 값이므로, 부족분은 15.6점이다.
중요한 건 가감점이 만든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 구간에는 원점수가 컷을 넘고도 업종 감점에 밀린 종목이 있었지만, 에스티아이는 정규화 점수 53.0점부터 이미 컷과 14점 넘게 벌어져 있다. 순환매도 0이고 변동성 항목은 오히려 1.4점을 깎았다. 밸류에이션이 이 순위를 만든 게 아니라, 순위 자체가 하위권이다. 그러니 이 글의 중심은 "싸냐"가 아니라 "사업이 어디쯤 와 있느냐"여야 한다.
가치함정 주의 깃발(yellow) 해부 — 순이익 175억원이 어디서 왔나
깃발의 근거를 숫자에서 찾으면 재무구조는 아니다. 2026년 1분기 말 총차입금 25억원,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합계 908억원으로 순현금 약 880억원, 부채비율 23% 수준의 무차입급 대차대조표다. 이자보상배율은 따질 필요조차 없다. 문제는 손익의 질이다.
분기 흐름(연결, 억원)을 보면 2025년 1분기 매출 841·영업이익 52, 2분기 872·54, 3분기 703·23, 4분기 865·68, 그리고 2026년 1분기 매출 738억원에 영업이익 3.6억원이다. 영업이익률 0.5%, 사실상 손익분기다. 그런데 같은 분기 순이익은 51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4배다. 세전이익 57억원 가운데 영업 밖에서 온 몫이 약 54억원이고, 재무제표 항목상 외화 관련 이익이 약 37억원, 투자자산 평가·처분 성격의 일회성 항목이 약 17억원으로 잡힌다.
이 지점이 PER 17.9배의 실체다. 최근 12개월(2025년 2분기~2026년 1분기) 합산으로 매출 3,178억·영업이익 149억·순이익 175억원인데,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26억원 많다. PER의 분모인 순이익 175억원 안에 영업이 만들지 않은 돈이 상당 부분 섞여 있다는 뜻이고, 환율이 반대로 움직이면 그대로 사라질 수 있는 몫이다. 영업이익 149억원만 놓고 순현금을 뺀 기업가치(약 2,245억원)로 다시 재면 배수는 15배로, 저평가라 부를 자리는 아니다. 여기에 최근 세 분기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93억·-127억·-100억)다. 인프라 수주업의 선투입 특성이 있지만, 이익이 줄어드는 국면에 현금이 함께 마르는 조합은 주의 깃발이 붙을 만하다.
성장 동력 — 셋 다 아직 매출이 아니다
① 리플로우: 서사는 가장 좋고, 매출은 가장 작다. HBM은 D램을 여러 층 쌓아 미세 범프로 접합하는데, 이때 열을 가해 붙이는 공정이 리플로우다. 에스티아이는 플럭스(용제)를 쓰지 않는 플럭스리스 진공 리플로우로 SK하이닉스에 레퍼런스를 쌓았다. 2026년 8월 28일에는 대만 ASE의 품질인증(퀄)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ASE는 TSMC 중심 첨단 패키징 생태계의 최대 후공정 업체이고, 장비 공급망 이원화를 추진하는 중이라 진입에 성공하면 글로벌 레퍼런스가 된다. 다만 퀄 통과 여부와 수주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그리고 앞서 본 대로 리플로우가 포함된 Wet System 전체가 상반기 매출의 6.8%다. 이야기의 크기와 매출의 크기를 혼동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② 본업 CCSS: 증설 사이클은 실제로 돌아왔다. 2026년 4월 삼성전자 평택 P4 페이즈4에 395억원 규모 CCSS를 공급하기로 했고, 7월에는 277억원, 8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640억원 규모 장비 공급계약이 이어졌다.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2,143억원이다. 회사는 하반기부터 평택 P5와 용인 클러스터 입찰 준비에 들어가 매출 인식은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용인 첫 클린룸 일정을 두 달 앞당긴 것도 인프라 설비가 먼저 들어가는 이 회사에는 우호적이다. 다만 다올투자증권이 2025년 12월에 제시한 '2026년 영업이익 1,000억원' 전망은, 1분기 3.6억원이라는 실적 앞에서 이미 크게 어긋났다. 수주와 매출 인식 사이의 시차가 이 회사의 가장 큰 변수다.
③ 잉크젯·세라믹·3D프린터: 오래된 후보들. 디스플레이 합착 공정용 잉크젯 OCR 장비는 2019년부터 성장동력으로 거론돼 2023년 출하까지 갔지만, 지금도 별도 매출 비중으로 잡히지 않는다. 2025년 하반기에는 OLED 전공정 진출과 세라믹·OCR 산업용 프린터, 3D 프린터 개발 확대가 알려졌다. 방향은 합리적이나 상용화 일정과 수주 실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7년 넘게 '차세대'로 불려온 항목을 기대치에 얹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
리스크
첫째, 고객 편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매출의 80%다. 두 회사의 캐펙스 집행 시점이 한 분기만 밀려도 이 회사 분기 손익은 2026년 1분기처럼 무너진다. 둘째, 마진의 구조적 압박이다. CCSS는 배관·설치 비중이 큰 도급성 사업이라 인건비·자재비 상승을 그대로 맞고, 씨앤지하이테크·한양이엔지 등과 경쟁한다. 매출이 4년째 제자리인데 영업이익률만 내려온 것이 그 증거다. 셋째, 주주환원이 얇다. 2026년 3월 주총에서 확정한 2025년분 배당은 주당 150원으로, 250원을 주던 2019~2023년보다 줄었다. 2026년 2월에는 자기주식 5만4,750주를 직원에게 처분했고, 소각은 확인되지 않는다. 순현금 880억원을 쥔 회사치고는 소극적이다. 넷째, 주가 변동성이다. 2025년 9월 1만7,000원대에서 2026년 5월 3만9,950원까지 두 배 이상 오른 뒤 8월 말 2만150원으로 되돌렸다. 52주 밴드에서 하단으로부터 11% 자리다. 2026년 5월 이우석 대표가 급락 구간에 장내매수로 대응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그것이 실적을 바꾸지는 않는다.
종합
에스티아이는 반도체 팹 증설 사이클의 가장 앞자리에 서 있는 인프라 기업이고, 무차입에 순현금 880억원을 쥐고 있으며, 수주잔고 2,143억원과 하반기 대형 입찰이라는 재료도 실재한다. 그러나 스크리너가 매긴 51.6점은 그 재료가 아직 손익계산서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한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3.6억원, 최근 12개월 ROE 6.1%, 그리고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환율과 투자자산에서 온 구조 — 이것이 주의 깃발의 실체다. 판정선에서 15.6점 아래라는 거리는 "아깝게 못 미쳤다"가 아니라 "아직 아니다"에 가깝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1) 4분기부터 본격화된다는 P5·용인 관련 CCSS 매출이 실제 분기 영업이익률을 6%대 이상으로 되돌리는가, (2) ASE 퀄 테스트가 통과와 수주로 이어져 Wet System 비중이 유의미하게 올라오는가, (3) 순현금 880억원이 배당·소각으로 주주에게 흐르기 시작하는가. 이 셋 중 어느 것도 확정되기 전까지는, 점수가 아니라 분기 영업이익률 한 줄이 이 회사의 상태를 가장 정확히 알려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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