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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700-676] 큐알티 - 반도체 수명을 재는 회사, 현금은 3년째 마이너스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 671~680번 구간입니다. 676번 큐알티(405100). 기준일 2026-08-28, 스크리너 점수 52.0점 — 저평가 컷(67.2점)에 15.2점 모자란 '적정' 판정입니다. 저평가가 아니고, 판정선에 걸친 자리도 아닙니다. 여기에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까지 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싼지 비싼지를 따지는 글이 아니라, 사업의 실체와 경고의 근거를 확인하는 글입니다.
반도체를 만들지 않고, 반도체가 언제 죽는지를 재는 회사
플랫폼 산업 라벨은 '반도체'지만, 큐알티는 칩도 장비도 주력으로 팔지 않는다. 반도체와 전자부품이 열·전압·방사선 아래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를 대신 시험해 주는 서비스업이다. 매출은 세 갈래다. 고온동작 수명시험 같은 신뢰성 평가, 불량이 왜 났는지 파고드는 종합분석, 그리고 그 시험에 쓰는 장비를 직접 만들어 파는 장비 사업. 2026년 1분기 기준 신뢰성 99억·종합분석 62억·장비 30억으로, 아직 서비스가 몸통이고 장비가 신사업이다.
뿌리는 1983년 현대전자의 품질 부서다. 1999년 LG반도체와의 합병, 2001년 하이닉스 계열 편입, 2012년 SK 편입을 거쳐 2014년 SK하이닉스가 지분을 김영부 현 회장에게 매각하면서 지분관계가 완전히 끊겼다. 지금은 SK 계열사가 아니고, 최대주주는 김 회장 개인(반기 기준 약 59.6%)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주요 매출처로 남아 있고, 2025년 11월에는 삼성전자의 SSD·DRAM 신형 제품 검증을 수주해 고객 편중을 조금 덜었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596 | 103 | 64 |
| 2023 | 533 | 8 | 26 |
| 2024 | 653 | 48 | 29 |
| 2025 | 689 | 48 | 29 |
매출은 2023년 바닥을 찍고 2년 연속 늘었는데 이익은 2022년의 절반에서 멈춰 있다. 2023~2025년에 설비를 크게 늘리며 감가상각과 인건비 같은 고정비가 먼저 올라간 탓이다. 회사가 말하는 '영업 레버리지'는 그 고정비를 매출이 넘어서는 순간을 뜻하고, 그 순간이 왔다는 주장이 2026년 실적이다. 2026년 상반기 매출 389억(+18.8%)·영업이익 42억(+141.1%)으로 반기 만에 작년 연간 영업이익에 근접했다. 시가총액 1,546억, PER 29.4배·PBR 1.73배·ROE 5.9%(플랫폼 산식, TTM). 반도체 피어 105개의 PER 중앙값이 26.95배이니, 이 종목은 피어보다 오히려 비싼 자리다.
왜 스크리너 676위인가
점수 순서를 그대로 보면 이렇다. 원점수 41.0으로 순위 자체가 하위권이고, 이것이 전 종목 순위 기반 정규화를 거쳐 54.6점이 된다. 판정 컷 67.2도 이 정규화 눈금 위의 값이다. 여기에 순환매 +0.0(반도체 산업 6개월 수익률 -16.0%로 밴드 중간)과 저변동성 -2.6이 붙어 최종 52.0점이다. 즉 감점에 밀려난 종목이 아니다. 밸류에이션 자체가 상위권이 아니었고, 변동성이 큰 탓에 소폭 더 깎였다.
이익 대비 주가가 피어보다 비싸고 ROE가 5.9%에 그치는 조합이면 정량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시장은 2025년 실적이 아니라 2026~2027년 이익 회복을 보고 값을 매기고 있는데, 스크리너는 확정된 재무만 본다. 이 괴리가 676위라는 자리의 정체다.
성장 동력 — 우주·방산과 장비 사업
① 소프트에러, 그리고 우주·방산. 대기 중 중성자나 우주 방사선이 회로를 때리면 0이 1로 뒤집히는 일시 오류(소프트에러)가 난다. 자율주행과 위성처럼 오작동이 곧 사고인 영역에서 이 시험 수요가 커진다. 큐알티는 2020년 국책과제로 시작해 2023년 검출 장비를 국산화했고, 미국 에너지부 산하 랜스(LANSCE)·캐나다 트라이엄프 등 중성자 빔 시설과 공동연구를 해 왔다. 2026년 5월에는 15kg급 이동형 SEE 분석 장비를 공개했다. 시험소로 칩을 보내는 대신 장비를 현장에 가져가는 형태다.
② 장비 판매의 첫 수출. 2026년 3월 자체 개발한 RF 고온동작 수명시험(RF HTOL) 장비를 유럽 방산업체에 처음 수출했다. 서비스 매출은 캐파에 묶이지만 장비는 팔면 끝나고 마진이 높다. 다만 이 사업은 분기 실적을 흔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2026년 2분기 매출 185억·영업이익 12억으로 1분기(204억·30억)보다 뒷걸음쳤는데, KB증권은 원인을 장비 납기가 하반기로 밀린 매출 공백으로 봤다. 같은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1만8,500원으로 낮췄다.
③ AI 반도체 검증 수요. HBM은 층을 쌓을수록, 공정은 미세해질수록 검증 난도가 올라간다. HBM4·CXL 같은 차세대 규격이 회사가 말하는 구조적 수요다. 2026년 4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기업 하이퍼엑셀과 양산 품질 확보 협력 MOU를 맺었다. 다만 이 MOU가 언제 얼마의 매출이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회사가 2028년 가동을 언급한 용인 랩 역시 총투자액과 일정의 공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아, 기대치에 얹지 않는 편이 정직하다.
가치함정 경고 깃발(red)의 실제 근거
깃발은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현금과 자본 배분에 붙어 있다. 셋으로 갈린다.
첫째, 잉여현금흐름이 3년 연속 마이너스다. 영업현금흐름은 2023년 90억·2024년 160억·2025년 138억으로 나쁘지 않은데, 설비투자가 각각 332억·162억·211억이라 FCF가 -242억·-2억·-73억이다. 이익이 늘어도 현금은 설비로 나갔다는 뜻이고, 이것이 고정비를 키워 이익률을 눌러 온 순환이다.
둘째, 벌어들인 것보다 많이 나눠줬다. 배당 지급액이 2023년 이후 매년 56~58억인데 순이익은 26~29억이다. 2025년분도 주당 480원(시가배당률 3.0%)으로 결정됐다. 배당수익률은 매력적이지만 순이익의 두 배를 배당하면서 FCF가 마이너스라면 재원은 차입과 보유현금이다. 총차입금이 2023년 230억에서 2025년 393억으로 늘어난 것도 같은 그림이다. 다만 현금성자산 330억을 감안한 순차입금은 약 63억, 이자보상배율은 6배 수준이라 당장의 상환 위험은 낮다. 위험한 것은 부채 규모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 쪽이다.
셋째,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현금화했다. 2024년 100억 규모로 사들인 자사주를 2025년 9월 60만6,833주(107억)를 교환사채 발행에 얹어 처분했다. 매입까지는 주주환원이지만 소각 없이 되파는 순간 잠재 물량으로 돌아온다. 2025년 5월 최대주주 김영부 회장의 732만주 보호예수가 풀린 것과 겹쳐, 수급상 무거운 요인이 하나 더 얹혀 있다.
리스크
주가 자체가 이 종목의 성격을 말해 준다. 2026년 5월 22,500원에서 7월 말 9,700원대까지 밀렸다가 8월 들어 12,580원으로 되올랐다. 플랫폼 기준 6개월 -29.0%인데 최근 한 달은 +44.8%다. 8월 말에는 소수계좌 거래집중으로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됐고 7월에는 공매도 과열종목에도 올랐다. 실적보다 테마 수급이 값을 흔드는 구간이라는 뜻이다.
구조적으로는 매출의 상당 부분이 소수 대형 고객의 개발 일정에 묶여 있고, 신사업인 장비는 납기 한 건이 분기 손익을 20억 단위로 흔든다. 성장의 근거인 우주·방산과 AI 검증 수요는 방향은 분명하나 아직 연간 실적에서 확인된 크기가 아니다. 2026년 3월 이규복 대표 체제로 바뀌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지만, 그 계획의 이행 성과 역시 아직 숫자로 확인되지 않는다.
종합
큐알티는 국내에서 드문 반도체 신뢰성 시험·분석 전문 사업자이고, 우주·방산과 AI 반도체라는 방향도 뚜렷하다. 다만 스크리너가 매긴 52.0점은 그 방향이 아직 확정된 재무로 바뀌지 않았다는 기록이다. PER은 피어 중앙값보다 높고 ROE는 5.9%이며, 현금은 3년째 설비와 배당으로 순유출이다. 저평가라서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순위 자체가 하위권이라 여기 있다.
확인할 것은 셋이다. 첫째, 하반기 장비 납기가 실제로 매출로 잡히는지(KB증권 하반기 전망은 매출 461억·영업이익 80억이다). 둘째, 영업이익 회복이 잉여현금흐름 흑자까지 가는지 — 설비투자가 다시 200억대로 올라가면 깃발은 그대로다. 셋째, 순이익을 넘는 배당을 언제까지 유지하는지, 그리고 남은 자사주를 소각으로 처리하는지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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