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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너 톱100 추가-5] 레드캡투어 - 여행사 간판의 렌터카 회사
밸류체인 플랫폼의 저평가 스크리너를 순서대로 뜯어보는 연재입니다. 이번 편은 재집계에서 톱100에 새로 들어온 종목을 따로 묶은 8편 중 5번째로, 2026-08-28 기준 97위입니다. 스크리너 점수 75.2점 — 저평가 컷(67.2점)을 8.0점 웃도는 저평가 판정입니다.
간판은 여행사, 몸통은 렌터카
레드캡투어(038390)는 1977년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조카 구자헌 회장이 세운 여행사 '범한여행'이 전신이다. 지금도 최대주주는 구본호 판토스홀딩스 회장(지분 약 38%)과 모친 조원희 레드캡투어 회장(약 35%)으로, 이른바 '범LG가' 오너 일가가 70%를 웃도는 지분을 쥐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만드는 것은 여행이 아니다. 2026년 2분기 연결 매출 982억원 중 렌터카 사업이 872억원(89%), 영업이익 157억원 중 렌터카가 132억원(84%)을 차지한다. 회사는 2014년 이후 법인·공공기관(B2B·B2G) 대상 장기렌탈(3~4년) 차량 사업에 무게를 실어왔고, 그 결과 지금은 여행이 곁가지고 렌터카가 본체다. 그럼에도 플랫폼을 포함한 시장의 산업분류는 '여행/레저'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이 분류의 어긋남이 밸류에이션 비교의 함정이 된다.
| 연도 | 매출(억원)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
| 2022 | 2,621 | 363 | 212 |
| 2023 | 3,382 | 388 | 166 |
| 2024 | 3,589 | 436 | 202 |
| 2025 | 3,656 | 468 | 237 |
매출·영업이익은 2022~2025년 꾸준히 우상향했지만 2023년 순이익(166억)만 전년(212억) 대비 꺾였다 — 영업이익은 오히려 388억으로 늘었는데도다. 원인은 일회성 손실이 아니라 금리다. 렌터카 사업은 차량을 사서 대여하는 구조라 부채 의존도가 높고(2023년 말 차입금 4,253억원, 부채비율 263.7%), 2023년 고금리 국면에서 이자비용이 불어나며 순이익만 눌렸다. 이후 2024년 차입금이 3,723억원(부채비율 223.3%)으로 줄고 금리 부담이 완화되며 순이익도 202억→237억으로 회복했다. 즉 PER 7.0배는 "이자비용에 눌렸다가 정상화된" 순이익 위에 서 있는 값이라, 산업 평균보다 낮아 보이는 배수를 그대로 저평가로 읽기 전에 이 배경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가총액 1,675억원, PBR 0.83배, ROE 11.9%다.
왜 스크리너 97위인가
원점수(순위 기준) 76.4가 정규화 눈금(평균 50·표준편차 15)에서 70.6점으로 바뀐다 — 저평가 컷 67.2점도 이 눈금이다. 여기에 순환매 가점은 +0.0(소속 산업 6개월 수익률 -27.3%로 상·하위가 아닌 중간 밴드), 저변동성 가점 +4.6이 더해져 최종 75.2점이 됐다. 즉 순위 상승은 산업 사이클 덕이 아니라 변동성이 낮다는 점에서 나온 가점이다. 가치함정 상태는 green(가장 낮은 경계 단계)이다.
다만 피어 비교는 걸러 읽어야 한다. 플랫폼이 묶는 피어그룹은 '여행/레저' 10개사(PER 중앙값 12.41배)로, 하나투어·모두투어 같은 순수 여행사가 대부분이다. 레드캡투어의 실질 경쟁자는 롯데렌탈·SK렌터카 같은 렌터카사인데, 이 회사들은 산업분류상 다른 그룹에 잡혀 이 비교에 들어오지 않는다. PER 7.0배가 "여행업 평균보다 싸다"는 말은 맞지만, "렌터카업 평균보다 싸다"는 말과는 다른 이야기다.
성장 동력 — 렌터카의 질적 전환과 여행업 회복
① 친환경차·통합 모빌리티 전환. 2026년 2분기 말 운영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이 19.1%(전년 동기 16.3%)로 높아졌고, 1분기 말 기준 전기차·하이브리드를 합친 친환경차 비중은 48%에 달한다. 정부·공공기관의 친환경차 도입 확대와 고유가가 겹치며 수요를 끌었다. 단순 차량 공급을 넘어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RMS(Redcap Mobility Service)'와 전기차 배터리 관리 서비스를 통해 렌탈을 "관리형 서비스"로 확장하는 중이다.
② 디지털 전환. AI 챗봇 도입과 출장업무관리시스템(BTMS)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법인·공공기관 고객이 늘수록 예약·정산 자동화의 효율이 커지는 구조라, 렌터카·상용여행 양쪽 사업의 원가율을 같이 낮추는 방향이다.
③ 여행업 회복과 B2B/B2G 확대. 2026년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333억원(+7.8%)으로 상장 여행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매출 자체는 4.6% 줄었지만 수익성 위주로 재편된 결과다. 법인·공공기관 고객 비중 확대가 렌터카·상용여행 모두에서 공통된 전략으로 확인된다. 다만 신규 해외 노선이나 대규모 M&A 등 구체적 확장 계획은 리서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④ ESG. 2026년 국내 여행업계 최초로 SBTi(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의 '호텔·레스토랑·레저·관광' 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승인을 받았다. 매출로 직결되는 항목은 아니지만, 공공기관 입찰 등 B2G 영업에서는 비가격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리스크
렌터카업의 근본 구조는 차량 감가상각비와 부채비용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매달 정해진 렌탈료에서 나오지만, 계약이 끝난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되파는 손익도 실적을 흔드는 변수다. 최근 업계 전반적으로 렌탈 매출 비중이 늘고 중고차 매각 의존도는 낮아지는 추세로 보도됐는데, 레드캡투어의 정확한 렌탈 대 중고차 매각 매출 구성비는 리서치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부채비율이 200%대로 낮지 않은 만큼, 2023년처럼 금리가 다시 오르면 순이익이 영업이익 증가와 따로 움직이는 국면이 재연될 수 있다.
두 번째는 고객 집중이다. LG그룹 관련 출장·렌터카·단체여행 매출 비중이 약 30%로 알려져 있어, 소수 대기업 계열 수요에 실적이 걸려 있다. 세 번째는 지배구조다. 오너 일가(구본호·조원희)가 70% 넘는 지분으로 배당가능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으로 가져가는 구조를 두고 일부 매체는 "오너 일가 곳간 채우기"라는 비판적 보도를 냈다. 배당 자체가 불법이거나 회사 재무를 해치는 것은 아니지만, 고배당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소액주주보다 지배주주라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캐피탈사(현대캐피탈 등)의 렌탈업 취급한도 규제완화를 둘러싼 업계 공방이 진행 중이다. 레드캡투어 대표는 전국렌터카연합회 서울조합 이사진으로 참여해 완화에 반대하는 쪽인데, 규제가 완화되면 대형 캐피탈사와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종합
레드캡투어는 이름과 실체가 다른 회사다. 여행사로 분류되지만 이익의 대부분은 법인·공공기관용 장기렌터카에서 나오고, PER 7.0배·PBR 0.83배라는 저평가 신호는 여행업 평균과 비교한 결과이지 실질 경쟁자인 렌터카 업계와 비교한 값이 아니다. 17년 연속 결산배당·6년 연속 분기배당과 배당수익률 6.9%(업계 최고 수준)는 확실한 강점이지만, 그 배당의 최대 수혜자가 70% 지분을 쥔 오너 일가라는 점, 그리고 렌터카업 특유의 금리 민감성은 함께 봐야 한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 2026년 하반기 금리 환경이 순이익 흐름에 미칠 영향, 캐피탈사 규제완화 논의의 결론, 그리고 실제 렌탈 대 중고차 매각 매출 구성비다.
이 글은 밸류체인 플랫폼의 스크리너 판정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판정 근거와 실시간 수치는 플랫폼 기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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