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는 이미 세계 강자인데 국내 해상풍력은 왜 이렇게 더딘가

해상풍력 밸류체인을 뜯어보면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은 생각보다 훨씬 선명합니다. 타워에서는 씨에스윈드가 세계 1위권을 넘어 점유율 약 15%를 쥔 회사이고, 하부구조에서는 SK오션플랜트가 재킷 기준 아시아 1위입니다. 여기에 태웅의 대형 단조, 씨에스베어링의 피치·요 베어링처럼 글로벌 공급망 안에서 이미 먹히는 부품 기업들도 있습니다. 한국 해상풍력의 진짜 경쟁력은 아직 국내 바다보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증명된 쪽에 더 강하게 쏠려 있습니다.

문제는 이 힘의 방향이 국내 프로젝트 현실과 꼭 맞물리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해상풍력 붐과 정부의 2030 목표는 판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인허가와 주민수용성, 경제성 논란으로 발주 속도가 더딥니다. 그래서 수출로 먹고사는 타워·하부구조·부품은 비교적 단단한데, 국내 수요에 더 기대는 터빈과 시공은 부침이 큽니다. 같은 해상풍력 밸류체인인데 왜 체감 온도가 이렇게 다를까. 답은 이미 실적의 무대가 어디였는지에 있습니다.

터빈·타워 — 바람을 붙잡는 구조물 (4개사)

터빈·타워 구간은 한국 해상풍력 산업의 가장 흥미로운 대비를 보여줍니다. 씨에스윈드는 미국·베트남·포르투갈 등 글로벌 생산거점을 바탕으로 풍력 타워 세계 1위, 점유율 약 15%의 강자입니다. 동국S&C도 육상·해상 풍력 타워를 만들며 Vestas, Siemens Gamesa, GE에 공급합니다. 타워는 이미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분야지만, 터빈은 아직 국산화의 도전이 더 강한 영역입니다.

그 터빈 쪽의 상징이 두산에너빌리티와 유니슨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8MW급 대형 해상풍력 터빈 국산화에 나섰고 부품 국산화율은 약 70%, 10MW 확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니슨은 2~4MW급 풍력 터빈을 국내에서 제조하는 회사로, 국내 터빈 2개사 중 하나이며 10MW급도 추진 중입니다. 다만 냉정하게 보면 글로벌 표준을 사실상 이끄는 쪽은 여전히 베스타스, 지멘스가메사, GE입니다. 국산 터빈 도전이 의미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아직은 타워처럼 이미 세계 강자라고 부르기엔 거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기업주력
씨에스윈드풍력 타워 세계 1위(~15%) — 미국·베트남·포르투갈 등 글로벌 생산
동국S&C육상·해상 풍력 타워 — Vestas·Siemens Gamesa·GE 공급(동국그룹)
두산에너빌리티대형 해상풍력 터빈(8MW급) 국산화 — 부품 국산화율 ~70%, 10MW 확대
유니슨풍력 터빈(2~4MW급) 국내 제조 — 국내 터빈 2개사 중 하나(10MW급 추진)

하부구조·부품·시공 — 바다에 세우고 잇다 (4개사)

하부구조·부품·시공 구간은 오히려 한국 기업들의 저력이 더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인 재킷과 후육강관에서 존재감이 크고, 재킷 기준 아시아 1위입니다. 구 삼강엠앤티 시절부터 쌓아온 역량이 지금의 포지션을 만들었습니다. 태웅은 메인샤프트와 타워플랜지 같은 풍력 대형 단조에서 세계 점유율 25~30%를 차지하고, 풍력 매출 비중도 약 54%에 이릅니다. 바다에 세우는 구조물과 핵심 부품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공급망의 안쪽에 깊숙이 들어가 있습니다.

씨에스베어링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풍력 피치·요 베어링 전문 기업으로 매출 대부분이 풍력에서 나오고, 씨에스윈드 계열사로서 GE와 Vestas에 공급합니다. 반면 LS마린솔루션은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공·유지보수라는 중요한 자리에 있지만, 이 영역은 국내 프로젝트 지연의 영향을 직접 받기 쉽습니다. 해저케이블 시공은 결국 프로젝트가 실제로 깔려야 움직이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밸류체인 안에서도 누군가는 해외 발주로 버티고, 누군가는 국내 일정 하나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기업주력
SK오션플랜트해상풍력 하부구조물(재킷)·후육강관 — 아시아 1위(구 삼강엠앤티)
태웅풍력 대형 단조(메인샤프트·타워플랜지) — 세계 점유율 25~30%(풍력 매출 ~54%)
씨에스베어링풍력 피치·요 베어링 전문(매출 대부분 풍력) — 씨에스윈드 계열, GE·Vestas 공급
LS마린솔루션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공·유지보수 — LS그룹 계열(프로젝트 지연 리스크)

앞으로 무엇을 볼 것인가

앞으로 판을 키울 동력 자체는 분명합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계속 커지고, 정부의 2030 목표도 산업 기대를 붙잡아 둡니다. 이런 흐름에서는 씨에스윈드, SK오션플랜트, 태웅, 씨에스베어링처럼 이미 수출과 글로벌 고객 기반으로 실력을 입증한 기업들이 먼저 유리합니다. 국내에서 늦어져도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해상풍력 밸류체인의 숨은 강자를 고르라면, 먼저 봐야 할 곳이 바로 이 수출형 플레이어들입니다.

하지만 국내 해상풍력의 본게임은 아직 다 열리지 않았습니다. 인허가 지연과 주민수용성 문제, 경제성 논란이 계속되면 국내 수요에 기대는 터빈과 시공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유니슨의 국산 터빈 도전은 분명 필요하지만, 글로벌 경쟁구도에서는 아직 열세가 분명합니다. LS마린솔루션처럼 프로젝트 진행 여부에 따라 실적 가시성이 달라지는 영역도 리스크가 큽니다. 수출 강자의 체력과 국내 지연의 현실, 이 둘을 동시에 봐야 지금 한국 해상풍력 산업의 진짜 얼굴이 보입니다.

※ 본 글은 공개 자료를 웹 검증해 사명·주력사업·시장지위를 정리한 것이며, 일부 평가는 필자 견해입니다. 투자 판단의 직접 근거가 아닙니다.

작성: 2026. 7. 이알렉산드로

댓글

가장 많이 본 글